2005년 오밤중 아버지가 소변을 보지 못한다는 응급상황의 전화. 압지집은 우리집에서 30분의 거리. 응급차를 불렀고 나는 롱아일랜드 유명한 병원, 합리적인 운영으로 병원 운영의 본보기가 된다고 한국에서 소개도 되었던 병원 응급실로 직행. North Shore 머시기 거시기 병원. 책에서 대하던 병원을 내가 직접 올 줄이야. 젊은 닥터는 소변줄을 삽입해서 방광에 찬 소변을 빼내고, "그 젊은 닥터가 이 세상에서 제일 고마운 사람이다.”는 아버지 소감.
전립선 비대 수술 마지막 코스가 직접 자기 꽈추에 방광까지 카데터를 삽입하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의학실습 비슷한 것인데 그 고무 호스라는 것이 방광까지 아주 잘 들어갑니다. 아주 신기함. 병원 수술한 다음날 아침 그것을 실습하면서 난 압지를 생각했었다. 그때 내가 지금 내라면 응급실 웃기고 있네, 내가 할께 이랬을텐데...그것을 생각했드랬습니다. 아마도 난 내가 생각한것보다 훨씬 효자인가봐. 묘지에서 제가 한 말이 제가 동생들 잘 보살필께요...였습니다.
골프장에는 80가구의 사람들이 살았다. 맨해튼에서 통근기차를 타고 올 수 있는 곳이어서 맨해튼에 집을 둔 사람이 주말에 골프치러 오기 위해서, 혹은 겨울이면 플로리다 여름이면 뉴욕에 살기 위해서 집을 마련해 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빈집들이 많았고 한국인 3가구가 서로 친하게 지냈는데 “우린 여기에 매일 거주하고 있으니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야.” 고 선배들이 말해주었다.
나보담 10년 연상으로서 연대의대를 나오고 70년대에 미국으로 건너온다. 두분 다 부유한 집 아들로서 한분은 자기가 삼대째 연대의대 출신이라고 했고 그런 양반들이 왜 미국으로 건너오는지 난 알쏭달쏭 그래서 묻기도 했는데 대답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 분은 아그를 낳지 않았으니 연대의대의 전통은 끊어지게 된다. 아그를 낳지 않은 그의 전공은 아이러니하게 산부인과였다.
배를 하루 빌어서 낚시가서 줄농어를 너무 많이 잡아서 아버지 집에 들려서 고기를 떨구고 오면서 그분들이 아버지를 만났고 하는 말이 “우와, 이 사장 오래 살겠네.” 그 당시 80대 중반인 아버지가 쌩쌩하시니 하는 말씀이었는데 아버지가 오래 사니 아들도 오래 살겠네라는 간단한 세속적 습관적 사고는 근거가 박약하다. 그 분들은 골프 치다가 개울의 자라를 보고 우와, 용봉탕 끓여 먹으면 몸에 좋을거다 란 식의 비닥터성 낭설을 남발했으며, 매일 일생을 골프 치면서 저리도 똑똑한 사람들이 저렇게 골프를 못치는 것도 신비한 일이다...그러면서 자기 부인들 골프 못친다고 너 바보지? 하는 것을 옆에서 보면서 인간은 모순 덩어리라는 것을 절감하는 것이었다. 두 부인들 모두 경기여고 출신이었다.
유전인자가 발견 안되었으면 과학적으로 유전증거를 말할 수 없으니 경향성이라고 한다. 가족이 위암을 잘 걸려도 유전인자는 발견되지 않으니 위암의 가족력 혹은 가족 경향성이라고 얘기한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경향성에서 부모가 키가 큰 경우 자식이 클 경우는 상당히 높다. 그런데, 쌍둥이 수명이 절대 비슷하지 않은 것에서 부모 수명과 자식 수명은 큰 상관이 없다는 결정적 증거가 된다. 이제 부모가 오래 사니 니도 오래 살것네 같은 말하지 마셈. 그런데도 나는 오래 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도 많이 들어서 그런 갑다.
여동생이 컬럼비아대학에서 미국학생 대상 한국어 강사를 조금했었다. 갸도 별 한국어 실력이 빵빵하다곤 볼 수 없었는데 내게 자주 묻곤했다.
:오빠, 맹모삼천지교가 맹자 엄마가 삼천번 이사했단 말이야?
-이삿짐센터냐? 삼천리 자전거냐? 천짜가 이사라는 말이여. 세번 이사 이사람아!
그런 맹자 엄마. 아들이 시장 바닥에서 막나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걍 무시했다.
다른 마을 사람이 와서 또 소식을 전했다. 우리 아들 그럴 넘이 아녀.
세번째 사람이 와서 또 같은 소식. 그러자, 그 쌔끼 시방 어딨어?
자주 들으면 믿게된다는 고사다. 우리가 가진 많은 지식이 이런 모래위의 성이다. 스스로 검증에 게으르지 말지어다. 그래서 전립선비대에는 멕시코 선인장인 팔메토 이런 거 입에서 입으로 옮기지 말지어다. 스스로 검증하라. 내 지식의 소스는 어딘가? 어딘긴 어디야. 옆집 아줌마가 팔메토라고 얘기했지. 옆집 아줌마 어디서 들었나? 뒷집 할배에게 들었지. 뒷집 할배는 인터넷 어디 구석에서 퍼왔지롱. 우리는 그렇게 살지롱. "스스로 검증하지 않는 자, 살 자격없다. 소크라테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소크라테스는 상당히 과격하지롱. 소크라테스가 온화한 선인이라는 것도 웃기는 이야기.
아버지는 그 후에도 쌩쌩함을 유지하시다가, 전혀 병이 없는 상태에서 100세가 되어서 아직도 정신건강 짱짱하고 장기를 두고 하면서 저녁 잘 잡수시고 잠시 꼬박 졸다가 그냥 돌아가신다. 그냥 졸지에 돌아가시고 죽음은 여행을 끝낸 축제 같은 슬픔이 아예 배제된 가벼운 행사가 되었다. 불과 몇 년전.
그렇게 건강했던 아부지의 80대 중반 응급실행. 큰 병원이라는 것은 생애의 유일한 출입. 그 병명은 요도협착이었다. 방광에서 오줌줄이 전립선 중앙을 관통하고 전립선 비대가 일어날 경우에 필연적으로 요도가 좁아지고 어떠한 이유에서 요도가 붓는다든지 하면 오줌줄이 막혀버려서 소변 보지 못하는 것.
“위대한 왕도 엉덩이를 깔고 의자에 앉아있는 것은 같다.” 어떤 건강한 할배도 요도협착에 의해서 오줌줄이 막히면 건강이고 나발이고 없다. 그냥 응급실이다. 기냥 한방에 훅간다. 우린 이렇게 아슬한 삶을 살고 있다. "노년은 난파선. 노년이란 논 가운데 세워논 삐쩍마른 허수아비에 비바람에 누더기된 천쪼가리 몇 개 걸치고 있는 것이다." 내 말이 아녀. 영국의 명시 한구절이여.
60대에 전립선 비대에서 아무런 대책 세우지 않으면 70, 80대에 요도협착으로 응급실행이다. 그때 수술하면 그만큼 노쇠하니 회복도 더딜터. 지금 당장 무엇인가 할지어다. 무엇을? 내가 갈쳐줄꺼야. 전립선 비대는 진행성. 그말은 계속 커진다는 말. 현재 넘들보다 작다고 그것으로 위안 삼지 말지어다. 남들보다 약간 몇년 뒤에 벌어질 비극일 뿐이다.
아부지가 85세에 전립선 비대로 아작이 나고, 나도 대머리 아부지 대머리, 그리고 책에는 전립선비대는 아들도 분명히 발생한다는 것을 또렷히 써두었다. 그 책에는 이런 묘사가 나와있었다. “아빠가 눈아래 심술주머니가 있다면 아들도 있게 된다. 전립선 비대도 마찮가지다.”
“지식이 생존이다.” 장차 닥아올 전립선비대에 대한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무엇인가 할 것이다. 그냥 앉아서 시간의 모래가 만들어갈 전립선의 변화를 그냥 앉아서 당하지 않을 것이다. 그 당시 인터넷이 썰렁했고 여러 의학 서적을 읽고…서점에 없어서 전립선 학회에 연락해서 책을 받아서 읽고…아쉽게도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것을 확인.
나의 전립선은 몸 어디 깊숙한 곳에 똬리를 틀고 앉아서 이리저리 폴랑대면서 닐니리~하면서 싱글의 삶을 즐기고 있는 나를 아주 우습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내가 알고 있고, 내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전립선도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생생한 몸안에 아주 음흉한 음모가 펼쳐지고 있고 과학의 발전에 기대고 있었다. 좀 더 기다린다면 뭔가 약이나 수술이나 발전된 형태가 나타나지 않을까?
첫댓글 전립선이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지인남편이 전립선암으로 수년간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셔서 관심을 가져봅니다
진솔한 삶의 얘기가 있어 좋으네요
제 남편도 몇년전에 전립선암에 걸렸는데 심장때문에 항암은 못하고
방사선 치료로만 끝냈는데 재발이 안되기만을 바라네요.
@비나리 비나리님과 이양이양 삶을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참 좋으네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시면 면역력이 향상되어 재발방지에 도움을 될터인데.. 사교댄스를 권해보심은 어떻할지요?^^*
비나리님 자주 만나니 정드네요
@ys(영) 원래 남편은 자신이 좋아하거나 원해야 하는 사람이라 권한다고
하지도 않겠지만 태생이 춤하고는 거리가 먼 몸치에 리듬감도 꽝이구요
저도 영님이 멋지고 매력적이고 재밌어요 😉
전립선 암이 생각보다 가까이 있네요. 그 점에 대해서도 자세히 쓰겠습니다.
저도 화려한 싱글이 되고 나서 당연...춤배우러 달려갔습니다...2년을 춤판에서 삐댔고...아주 즐거운 추억이었습니다.
싱글여자들이 많았습니다. 회상만으로도 신났던 시절...
"아무리 신나는 젊음의 삶도 초라한 늙음을 보상하지 못한다...
준비하라, 준비하라 늙음을 준비하라...명시의 한 부분입니다."
남자의 반응은 춤판에서 여자보다 0.5초 빨라야 하죠. 머리 터집니다. 결국 익숙하지 못한 채로 하산...춤이야 말로 고도로 운동신경과 머리가 좋은 남자가 할 수 있는 거. 춤춘다고 무시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은 특별한 남자만이 할 수 있는 거.
전립선 이야기라고 해서 단순한 노화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아버님 이야기 형제 이야기 이웃 이야기 님의 모든 삶과 생각이 포함되어 있네요. 저희 어머니도 16살에 참전을 하셨습니다.
2023년에 6번 수술은 한 남편, 11월에 성공적인 마지막 수술후 쾌재를 불렀는데,
일주일후 갑자기 urinary retention 발생, 응급실행을 해서 스피노자님이 뭘말하는지 압니다.
자칫 고루해질수 있는 질병얘기를 이웃얘기, 동생얘기까지 가지뻗치더니,
다시 주제로 돌아오는 천상 타고난 이야기꾼입니다.
영어 잘 하시네요.
retention이란 단어를 제게 쓴 처음이자 마지막 한인이 되실 것 같습니다.
카테터 집에서 본인 혹은 부인이 삽입할 수 있습니다.
직접 하세요.
우와, 엄청난 수술 횟수. 멘탈이 강하시네요. 난 못할 듯.
전립선 홍보대사!!
흥미 진진 합니다 추천~ 꾹~~
강남 신사동에 전문 병원 추천 할까요?
신사동에서 수술했습니다.
수술이야기가 이 글들의 종착지입니다.
의사, 의학, 이 세상에서 제일 고마운 존재.
전립선비대 예방대책이 있다니
어디 어디?..귀가 쏠깃 한줄한줄 정독,혹시 행간에 숨겨논건 아닌가 뒤집어도보고 ~아직 대 방출의 포문은 열릴듯말듯요ㅎ
~
to be continued ~~^^
예방대책 없습니다.
오늘 올린 글에서 수국님에게 답한 것입니다.
수국님이 궁금해 하시기에 결론까지 가려면 시간이 걸리기에
미리 수국님을 위해서 결론부터 올렸습니다. 수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