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19년 1월 30일
월, 화 캠프 기간 내내 보다가, 오늘 또 녀석들을 만난다. 자주 보니 정든다더니, 연속 3일 보니 더 반갑다. 원장님께서 딸기를 접시에 가득 담아 간식으로 주셨다. 너무 맛있다. 아이들과 글 나눔을 하기 전 유명 영화 평론 유튜버인 '라이너의 쇼킹 리뷰-그린 북 편'을 보기로 했다. 스마트 티비로 열심히 찾다가 뒤를 돌아보니, 아뿔사...딸기가 다 없어졌다. 나쁜 놈들...좀 남겨 주지..
아이들은 집중하여 그린 북 리뷰를 감상했다. 17분이나 되는 유튜브 영상을 보여 준 이유가 있었다. 캠프와 연계하여 아이들에게 뭔가 전해주고 싶은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상을 다 보고 아이들에게 질문했다. "라이너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17분동안 할 수 있는 사람 손!" 좀 꼰대스러운 질문이긴 했다. 역시나 아무도 손을 들지 않는다.
캠프에서 우리가 만난, 개그맨 이정규, 작가 주원규, 가수 민호기는 모두 자신의 언어를 가지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이정규님은 개그와 삶의 이야기로, 주원규님은 빼어난 스토리 텔링으로 자신의 유년기를, 민호기님은 노래로 자신의 삶을 이야기 했다. 유튜버 라이너 역시 자신의 언어로, 자신 만의 통로인 유튜브를 통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이야기 하니 사람들이 보게 되고, 그것이 자신의 직업이 되었다.
나는 아이들에게 너희들도 너희만의 콘텐츠를 채워 나갔으면 좋겠다고 해주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하고, 글을 써야 한다고, 그럼 나 만의 언어를 통해서, 나 만의 방법을 통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멋지게 들려 주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너희들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삶을 멋지게 들려 주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이 될 꺼라고 해주었다.
사실 아이들이 쓴 글을 보고 너무 실망하여 이런 설교의 시간을 가졌다. 모두 비슷한 내용으로, 억지로 대충 3-4줄 쓴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캠프에는 그렇게 열심히 잘 쓰더니, 금방 이렇게 귀찮아 하고, 힘들어 한다. 그것도, 이것도 여전히 이 아이들의 진실된 모습이기도 하다. 그리고 아이들을 재촉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기다려야 하는 것이 우리 어른의 몫이기도 하다. 우리의 시간과 그들의 시간은 다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언젠가 주원규 작가처럼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삶을 들려줄 시간이 오리라 믿는다.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이 여기서도 나오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