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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쿄권 광역전철 "쇼난전차"로 부터 시작되는 근교형 전동차의 역사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일본의 전후 회복과 경제 발전이 시작되는 1950년대 초반이 되면서 수도인 도쿄권의 도시인구가 팽창하고 출퇴근을 위한 철도 이용수요 또한 급증하게 되었다. 이 당시 도카이도본선 도쿄 - 오다와라/아타미/누마즈 구간을 운행하는 보통열차는 우리나라의 무궁화호 처럼 객차+기관차에 급행형 비스무리한 객실을 가진 열차가 운용되었다. 이들을 당시부터 "쇼난열차"라 불렀는데 1949년부터 기동력을 개선하기 위해 80계 급행형 전동차가 투입되면서 "쇼난열차"는 "쇼난전차"가 되어 활약을 이어갔다. 하지만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출퇴근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게 되자 58년 신성능 전동차인 153계도 이 "쇼난전차"에 투입되었다. 하지만 80계도 153계도 모두 급행형이었고 2도어에 장거리 승객을 위한 크로스시트만 배치된 객실구조는 출퇴근 수요에 대응할 수 없었기 때문에 출퇴근 혼잡에 대응하면서도 중장거리 승객을 수용할 수 있는 차량의 연구가 시작되어 1960년 먼저 직교류형 차량인 401계가 제작되었으며 직류용 차량인 111계도 1962년부터 제작되어 "쇼난전차"에 투입되었다.
근교(Suburban)형 차량은 이 111계나 401계가 제작되기 전까지는 1935년에 제작된 모하51형이나 2차대전 후에 제작된 70계 전동차가 그런 용도로 제작되었지만 실제 개념이 잡히게 된 것은 이 111계와 401계부터였다.
- 진한 녹색 + 오렌지색. 이것이 바로 쇼난색이다. 꽤 오래전부터 사용된 도색이지만 도쿄 대도심권에서는 아직도 사용중,
2. 3도어, 세미 크로스시트의 근교형 차량 스타일을 제시
1962년 401/421계를 베이스로 한 111계가 먼저 등장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성능이 대폭 개선된 113계가 1964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되었다. 초기의 111계는 101계와 동일한 전장품을 바탕으로 100kW급의 MT46A등을 사용하고 있었으나 이후 103계와 동일한 MT54등을 사용한 113계로 이어지게 되었다. M-M'유닛구조나 전자직통제동 등 신성능 전동차의 기본적인 구성으로 설계되었으며 역간거리가 긴 구간을 장거리 운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1:1의 MT비 구조에서도 110km/h의 성능을 확보했다.
근교형 차량은 기본적으로 보통열차의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100km~200km이상의 거리를 운행하기 때문에 출퇴근시의 혼잡에 견디면서도 중장거리 승객의 편의성 또한 확보해야 했다. 급행형 처럼 약간 윗쪽부분이 곡면으로 넓어지는 차체구조를 동일하게 받고 "통근형 전동차의 아버지" 101계와 동일한 폭 1300mm의 양미닫이 포켓슬라이딩 도어를 측면에 3개씩 배치했다. 출입문 주변의 좌석은 롱시트로 두고 그 사이 객실 창문 공간에 4열의 크로스시트를 배치했다. 이런 좌석 배치를 "세미 크로스시트" 구조라고 하는데 착석가능 정원이 증가하고 롱시트 보다는 편하기 때문에 중장거리 승객의 여행을 보장하고 한편으론 단거리 입석승객이나 출퇴근시의 혼잡도를 어느정도 컨트롤 할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현재 마지막으로 남은 CDC 디젤동차와 같다고 볼 수 있다.
- 111계의 첫 차량인 쿠하 111-1호차는 현재 나고야의 리니어-철도관에 전시되어 있다.
- 출입문 주변에 롱시트, 중앙부에 크로스 시트를 배치한 형태를 세미 크로스 시트 배열이라 부른다. 일본 철도여행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극악의 직각 크로스 시트.
3. 주요 간선의 보통열차로 정체기를 견뎌내다.
처음에 제작된 111계는 이듬해 등장한 113계에 밀려 소량이 생산되었으며 113계가 생산된 이후에는 아예 113계와 동일하게 개조된 뒤 113계에 편입되어 사실상 111계와 113계는 동일한 형식으로 간주되고 있다(형식명도 동력차만 113형이 부여되었으며 부수차는 공통으로 사용) 111계 까지는 저운전대와 커다란 전조등이 특징이었지만 113계 부터는 고운전대 타입으로만 제작되었으며 1963년부터 1982년까지 총 2900량이 넘는 물량이 생산되어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대도시와 대도시간을 운행하는 직류구간의 보통열차로 활약했다. 1970년까지는 냉방장치가 없었지만 이후부터 냉방장치가 탑재되었으며 장기간 생산되었기 때문에 시기에 따라 여러가지 개량도 거쳤으며 파생형도 도입되었다. 1969년에는 도쿄역 소부선 지하승강장 입선을 위해 지하철 기준의 불연재 개선과 ATC를 장착한 1000번대가 제작되었다. 1976년에는 코세이선에 대응하기 위해 내한내설구조가 추가된 700번대가 도입되었으며 1978년부터는 크로스시트의 좌석폭과 피치를 개선한 2000/1500번대(2000번대는 소부선 대응용)가 제작되었다. 70년대까지의 근교형 전동차들은 주로 대도시들을 중심으로 운용되어왔는데 1970년대의 정체기가 지속되면서 이 113계가 장기간 생산될 수 밖에 없었으며 급기야 1980년대 지역밀착형 다이어 전환의 시대가 오면서 운용범위는 도카이도본선과 산요본선 뿐만 아니라 많은 구간에서 근교형 전동차를 필요로 했다. 그래서 국철에서는 초기 생산분 차량을 대수선하는 특별보전공사 개조와 더불어 신형 근교형 전동차인 211계를 투입해가며 민영화까지 근근히 버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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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철시절의 111계. 국철 시절엔 보통열차도 이렇게 10량이 넘는 길다란 편성이 도쿄에서 시즈오카나 나고야, 시즈오카에서 쿠사츠나 오오가키까지 쭈욱 다니는것이 일상이었다. 우리나라로 같음 과거 통일호가 청량리-부전을 다니던 것과 같았고 그것은 매우 비효율적일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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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코쿠 지역에서 마지막까지 운용된 초기형 111계. 사실 외형상으론 큰 차이가 없으며 동력차 부분은 113계로 개조되어 중간차만 111계인 상황이었다.
4. 고급 통근수송의 결정체, 113계 그린샤.
111/113계가 데뷔할 당시부터 1등차(아직 그린샤라는 이름이 붙기 전이었으므로)인 사로111형이 연결되었는데 별도 특급요금이 없는 보통차에 연결되기 때문에 혼잡한 통근속에서 착석이나 편안한 리클라이닝 시트를 보장받을 수 있는 "통근 그린샤"시대를 열었다. 이후 111/113계의 그린샤가 계속 제작되었는데 신조된 사로 110형 1200번대 이외에는 대부분 153계와 같은 급행형 전동차를 개조해 투입하기도 하였으며 국철 말기인 1980년대 말에는 181,183,485계 같은 남는 특급형 차량에서 편입되기도 했다(2단 상승식 창문이냐, 통유리창이냐에 따라 구분이 가능했다)이러고도 계속해서 밀려드는 그린샤의 수요를 메우기 위해 민영화 후 211계에 도입된 것과 같은 2층 그린샤인 사로 124,125형까지 제작해 넣었다.
113계(즉 정기 보통열차)의 그린샤 운용은 처음에는 113계가 투입된 도카이도 본선의 대부분 구간에서 이루어 졌으나 오사카지구는 1980년, 중부지역은 1986년에 폐지되고 현재는 도쿄 지역에서만 남게 되었다. 도쿄 지역에서는 외곽 지역을 연결하는 중거리 특급열차의 비중이 매우 적고 중거리 급행수송 역할을 이 도카이도본선이나 우츠노미야선 같은 주요간선의 보통열차가 담당한데다가 이들 노선의 혼잡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그린샤의 수요또한 매우 높다. 이들 근교열차들이 주력으로 운용되는 도카이도본선, 우츠노미야선을 비롯한 각 부속노선의 열차들에는 113계 시절부터 15량 편성의 2~3량정도 그린샤를 붙였는데 211계를 거쳐 E231계나 E233계가 운용되는 현재도 많은 승객들이 이들 그린샤를 이용하고 있으며 운용구간 또한 소부선(요코스카선), 죠반선, 츄오선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 113계의 초기 그린샤. 전형적인 급행형 모습이다.
- 그린샤의 실내. 그냥 간이 리클라이닝 시트를 박아놓았다. 그래도 앉아서 갈 수 있는 행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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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영화 후 증결된 2층 그린샤 사로 125형. 후일 113계가 퇴역하면서 개조되어 211계에 편입되었다.
- 2층 부분. 211계와 동일하다.
5. 113계의 민영화 이후 행보(1) - 관동지역,중부지역
민영화 이후에 113계는 크게 관동지역, 중부지역, 관서지역, 시코쿠지역에 고루 뿌려져 대도시는 물론 중소도시 통근열차로도 크게 활약했다. 그 중 관동지역에서는 도카이도본선을 비롯해 우츠노미야선, 타카사키선의 쇼난색 계통과 소부쾌속선-요코스카선 및 치바지역(보소반도, 나리타 등)의 스카색(요코스카색) 나뉘어 운용되었다. 이들은 15량 편성에 그린샤만 2~3량이 붙어 운행되는 등 당시 211계와 더불어 도쿄지역 대규모 통근수송의 주역으로 활약하였다. 하지만 민영화 이후 JR동일본이 엄청난 자금력을 바탕으로 신형 차량을 투입하는 통에 그 퇴역도 빨랐다. 소부 쾌속선-요코스카선의 113계는 1992년 E217계의 등장으로 일찌감치 현역에서 물러났으며 일부 차량은 단편성화 개조되어 보소반도나 치바 북부의 한적한 노선으로 밀려났다. 한편 도카이도본선,우츠노미야선,타카사키선에도 E231계가 등장하면서 빠른 속도로 퇴역이 진행되어 2006년 도카이도본선에서 운용되던 113계가 모두 퇴역했으며 치바지역의 남은 113계 또한 209계가 밀려들어 오면서 2011년 9월 JR동일본 관내에 모든 113계가 퇴역하였다. 한편 민영화 후 제작되어 편입된 2층 그린샤(사로 124,125)는 다시 개조를 거친 후 211계등에 편입되어 2014년 즈음까지 운용되었다. 한편 나고야, 시즈오카를 중심으로 한 중부지역에서도 113계가 다수 운용되었으나 313계의 대량 투입으로 2007년 모두 퇴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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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영화 후 도카이도본선에서 운용되던 113계. 저 가운데에 복층 그린샤도 편성된 이 차량의 운행구간은 15량의 길다란 편성임에도불구하고 도쿄-아타미였으며 출퇴근 시간대엔 꽉꽉 채워서 다니는것이 기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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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리타선에서 마지막 고별운행을 하는 113계. 치바지역이 마지막인지라 그 마지막 또한 스카색 도색이었다.
- 보소반도나 소부본선등에서 운용된 113계. 스카색은 아이보리-블루 도색으로 요코스카선에서 운용되었다고 하여 스카색이라 불렀다. 지금은 E217계의 띠 도색으로만 남아 있다.
- 보소반도 지역에서 운용되던 113계. 시트 재질이 다소 개량되었다.
- JR동해 소속의 113계. 역시 이 지역에서도 쇼난색으로 운행되기도 했다.
6. 113계의 민영화 이후 행보(2) - 관서지역
오사카나 교토지역을 중심으로 교토-오사카-고베지역의 급행수송과 이 바깥 지역(나가하마, 마이바라, 츠루가, 히메지, 아보시)의 통근수송 뿐만 아니라 늦게나마 전철화된 산인본선 교토지역, 후쿠치야마선, 와카야마지역 등에서도 113계가 다수 활약하고 있었다. 117계, 221계와 함께 신쾌속 열차로도 운용하기 위해 장시간 고속운행 대응 개조(+5000번대 개조)가 행해졌지만 이후 130km/h의 괴물 근교형인 223계가 등장하면서 빠르게 밀려나 2004년 아보시-오가키간의 초장거리 운용을 끝으로 케이한신 노선에서 퇴역했다. 하지만 교토 동쪽지역(코세이선, 쿠사츠선, 산인본선)과 후쿠치야마선, 와카야마나 오카야마, 히로시마와 같은 외곽지역으로 이적하여 계속 운용되었다. 특히 1998년부터는 JR서일본이 자랑하는 짠돌이 개조인 체질개선N40이나 연명N30에 해당되는 개조를 받아 223계 수준의 거주성으로 끌어올린 차량도 다수 운용되고 있다. 이 외에도 나나오선의 운용을 위해 일부가 415계 700번대로 개조되기도 했고, 후쿠치야마선 운용을 위해 선두부 개조된 3800번대, 키세이선용 2000번대 뿐만 아니라 운용 노선에 맞춰 다양하게 개조가 되어있어 그 목록을 일일히 구별하는것은 한계가 있을 정도이다. 다만 223계를 단편성화 하고 원맨대응을 갖춘 223계 5000번대나 225계, 227계 같은 신형 전동차들이 속속들이 도입되면서 교체되어 지속적으로 퇴역이 진행되고 있으며 2016년 기준으로는 오카야마와 히로시마, 시모노세키 지역의 산요본선 끝자락과 코세이선의 보통열차 정도만 남게 되었다.
- 한와선의 113계. 이 도색은 한와선 전용으로서 "한와색" 이라고 불렀다.
- 체질개선 N40 개조가 된 113계. 구별 포인트는 창문의 창틀부분.
- 이거 223계 아닌가요? 전환식 크로스 시트로 탈바꿈한 113계의 실내.
- 후쿠치야마 지역에서 운용되는 113계 3800번대의 앞부분.
- 하지만 뒷부분은 선두화 개조로 대충 창문 세개 뚫어놓고 충돌에 대비한 강화판을 붙였다. 팬들 사이에서는 "산파치(38)", "마(魔)개조" 등으로 부르며 합성 사진 등 여러가지로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
- 히로시마 지구에서 운용되는 113계. 역시 연명개조가 되어있다.
- 코세이선, 쿠사츠선 등 교토 주변지역에서 운용되는 113계는 모두 이렇게 "초록 떡칠"로...
- 현재 가장 많은 숫자가 활동중인 히로시마지구의 113계는 이렇게 "노랑 떡칠"이 기본이다.
- 113계도 기본이 4량편성으로 운용되다가 이렇게 선두부 개조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건 와카야마 지역에서 운용되고 있다.
7. 113계의 민영화 이후 행보(2) - 시코쿠 지역 등
1987년 요산선의 전철화와 함께 도쿄지역에서 운용되던 초기형 113계와 111계가 넘어가 주력 차량으로 운용되고 있었는데 이들이 노후화 되면서 새로운 차량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하지만 철도사업 부문에서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JR시코쿠가 신형 차량(당시 6000계)을 투입할 여력이 되지 않아 1999년부터 도쿄 지역에서 퇴역하는 113계를 양도받아 운용했으며 초기형 111계는 2001년 퇴역했다. 넘겨받은 113계는 JR서일본이 자랑하는 체질개선N40 개조등을 거쳐 수준높은 거주성을 자랑하며 이용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현재 3개편성 12량이 운행되고 있으며 각기 하늘색, 노랑색, 보라색 등 다양한 도색으로 운용되고 있으며 세토대교를 건너기도 하기 때문에 철도팬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외에도 113계는 2000년 이즈급행전철로 넘어가 보통열차로 활약하기도 했으며 이들은 2008년 도큐전철에서 넘겨받은 8000계로 교체되어 퇴역했다. 115계 타입과 구별하기 위해 빨간색 도색으로 운용되었다.
- 시원스러운 가운뎃 창과 행선표시기가 인상적인 시코쿠의 113계 "1호차"
- 역시 N40 수준의 연명개조가 되어있다.
- 실내는 이렇게 전환식 크로스시트로 되어 장거리 여행에도 불편이 없다.
- 글 : 송승학(부운영자, 787-ARIAKE)
- 사진 : 김성수, CASSIOPEIA님, Wikipedia, Onpuch.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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