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한 번씩 찾아오는 탱고 조울증.
열락에 휩싸인 건 잠시, 이윽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언제 평안을 찾을 수 있을꼬.
관계가 많으니 피곤하고, 적으니 또 외롭다.
사이가 가까우면 질척거리고 멀면 또 버성기다. ㅠ,ㅜ
발표회가 닥쳐오니 안하던 피리연습이 절로 된다.
입술과 혀로 만들어내는 숨소리의 맑음은 안기, 손가락의 움직임은 걷기.
누가 땅게로스 아니라고 할까봐 또 이렇게 곁다리를 튼다. 이 무슨 오지랖인가 그러나
암튼, 삑사리를 많이 잡았다. 장하다, 역시~ (좋았어, 그 자신감!)
고렙의 누나가 좋은 자세에 대한 팁을 알려줬는데, 이제사 조금 눈떴다고 (극강보스와 싸워 피떡이 된 상태였던) 누나에게 야멸찬 지적질을 해댔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하기란 머리 굵은 중2 녀석에게 초2 코 찔찔, 오줌 찔끔의 흑역사를 되짚어 보라는 것과 맞먹겠지.
내 거친 리딩과 불안한 중심과 그걸 지켜줬던 땅게라, 그건 아마도 전쟁같은 밀롱가. ㅠ,ㅜ
고맙습니다, 내 좋은 사람들.
알바하기에 시간이 애매해서 조카딸 영어선생을 자처했다.
주어진 시간은 한 달 보름 남짓.
겁니 진도를 빼고 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되던 안되던 우겨넣자는 식으로.
아이가 피로해한다. 집중하다가도 이내 행간을 타넘기 쉽상이다.
특히, 내 스피킹의 속도와 발음이 mp3와 엇나갈 땐 옳타쿠나 쾌재의 파안대소.
내 지도방침은 엉클 스빠르타 해병대 사관학교, 아이가 원하는 건 아마도 파자마 파티 영어 캠프.
욕심이 과했는지 모른다. 책 3권을 거의 끝냈는데 효과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그토록 싫어하던 한국식 압축성장의 폐해를 내가 답습하고 있다니... 마음은 여전히 급하다. 난 어쩔 수 없는 꼰대란 말인가. 앞으로 책 두 권이 더 남았다.
발렌타이데이 때 미리 생일선물로 화장품과 편지를 받았다. 편지의 앞면은 우리말, 뒷면은 개발쇠발 영어. 이 놈, 다 컸구나.
술먹고 떡이 된 다음 날이면 한 번 이상은 봤던 영화를 틀어놓는다. 귀 쫑끗 열고 들리는 거 잘 들어. 나 자는 거 아님, 눈감고 리스닝 중인 거임. ㅋㅋ
벙커원 강의 직접가서 들어야 하는데 졸다 못갔다. 사실 워낙 게으르기도 하다.
요새 체력이 바닥이다. 팔굽혀펴기는 예전의 반도 못하고 감기로 골골, 입술 물집에 빙판길 꽈당!
뭐든 오래 하려면, 아니 오래 살려면 체력이 국력!
대신 책이 잘 읽혀 좋다. 체모 때문에 막힌 수챗구멍에 염산 부은 모냥 요새 책이 빨려서 깜놀했다. 달릴 수 있을 때 달리고, 쉬고 싶을 때 쉴 것!
지난 겨울 탱고 음악섭을 들었는데 내 것으로 만드는 데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좀 재밌게 배워볼 요량으로 탱고의 4대 거성을 한국 포크계로 비유해 보려고 했는데 워낙 아는 게 부족해서 다시 영화감독으로, 이것 역시 일천해서 안되겠다 싶었다. 우물에서 숭늉 찾지 말자. 숭늉은 얌얌 밥 맛있게 먹고 누룽지 긁어다 끓일 것!
부주의로 피리가 고장이 났다. 엄한 리딩에 땅게라 발톱 빠진 격.
새삼 별 탈 없음이 고마워지는 건 인지상정일까.
다행히 지인들이 피리 고치는 곳을 알려줘서 저렴한 가격에 또 고맙게도 좋은 장인에게서 피리를 고쳤다.
문제가 됐던 <시> 뿐만 아니라 은근히 불안했던 <라>도 잡고 유용한 팁도 덤으로 얻어 배웠다.
오픈한지 얼마 안되어서 그런지 굉장히 친절했다. 부탁인데 제발 첫맘 같기를, 그래서 계속 찾아 올 수 있기를.
30년 가량의 신앙을 접은 건 처음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교회가 변했기 때문이었고, 내 마음 역시 그러했으니.
생각해보니 합주를 할 수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각각의 음색과 (같은 음을 누른다고 해서 비슷한 색이 나오는 건 아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방증하는 저마다의 시간관념으로 의례 불협화음이 되기 쉽상이니 말이다.
내 딴, 첨에는 멘붕과 열폭, 그 담에는 비슷한 레벨에 대한 어금버금 상대평가 뒷담화. (누구는 음색이 거치네, 누구는 박자감각이 구리네), 그러다 누가 지적하면 때론 빠짝 긴장하고, 어떤 때는 속으로 '너나 잘하세요'
전엔 내 소리가 들리지 않아 되지도 않게 빽빽 크게 불었는데 참 부끄러운 짓이었다.
밀롱가도 비슷하다. 평화롭고 조화 있는 론다를 만들며 자유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간혹 너무 좋은 딴따와 파트너에 홀릴 때가 있는데 많은 부분 뭐랄까. 자기과시를 위시한 허영, 뭐 속물같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 비약하자면 우리 삶도 일정 부분 밀롱가와 닮아 있다. 함께 또 오래 살기란 측면에서.
취미라지만 또 큰 의미. 철학을 가져야겠다.
아는 노래인 줄 알고 젠 체했는데 알고 보니 모르는 노래였다.
얼굴이 빨개졌다.
잘하자. 쫌!
나는 가끔, 아니 자주 <모모 하는 것은 땡땡 일이다.>
<뿅뿅했는데...>등의 만연체, 애매모호 우유부단체 등등 조악한 문장을 생각 없이 쓴다.
다짐체, 반성체의 마무리, 끼워맞추기식 비유도 좀 가식적이다.
살리다 마치고 꼭 오른발이 뒤로 나가야 하는 것처럼.
알고 있으니 고치자.
끗~
첫댓글 윤조님의 소소한 일상들은 항상 탱고와 함께하고 있구나...
난 그렇게 생각해 본적은 없었던거 같은데..
일기같은 글을 보며.. 제 일상을 곰곰히 되돌아 보네요.
내 일상은 얼마나 탱고와 맞닿아 있는지...
윤조님 글씨체 참 특이하고 재밌네요^^
이런 '궁시렁체' 쪼아!
ㅎㅎ,작년 처음 입문때 윤조님의 글보며 참 재미나게 생각하며,새겼던 기억이 새록새록~
오오오 ^ ^
나듀 윤조님 '궁시렁체' 쪼아요! ㅋㅋ 뭔말 하는건지 다는 몰라도 그 느낌은 먹히는거 같은! ^^
윤조님 그렇게 지내고 계시는군요~~ 지난번 체력이 너무 안좋아지셨다는 말씀에 걱정했는데 아직도 썩 그러신가봐요. 꼭 하루빨리 원기 되찾으셨으면, 발표회 성공리에 잘 마치셨으면 해요. 조카분 영어시험도 잘 치르시길요 ㅎㅎ 탱고를 빗대어 말씀하신 마무리 저에게도 깊이 공감되네요. 탱고는 라이프다 ^^
삼사주전에 보고 글로 만나네.. 머잖아 새로운 출발.. 팟팅 윤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