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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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ktusjye/221993819155
전 날 내린 비에 씻긴 하늘이 말갛다.
물기를 머금은 흙은 축축하지만
걷기에 불편하지 않은 날이다.
오름이나 숲길 비탈은 다소 염려스럽고
옆지기와 아들래미를 동행하는 걸음, 길지않은 코스를 택해
구좌읍 평대리 천 년의 숲 '비자림'으로 향한다.
비자림 주차장을 목적지로 설정하고
도착한 장소가 엉뚱하다.
'비자림 청소년 수련원',
코로나19로 휴관 중, 주차장도 텅 비었다.
다시 목적지를 설정하고
비자림을 찾아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성인 3천원 매표를 하고
입구 정주목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긴다.
출입구를 지난다.
비자나무숲은
2005년 '제 6 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천 년의 숲'으로 선정되었다.
세계최대 비자나무 자생군락지라는 명성에 걸맞게
입구 양 옆 가로수 역시 비자나무다.
입구를 조금 지난 곳 길 뒤에
명패를 가진 비자나무가 서있다.
'벼락 맞은 비자나무'.
연리목 비자나무, 약 백 여 년 전 벼락을 맞아
수나무 일부에 불이 붙었지만 암나무로 번지지 않고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다.
육안으로 두 그루임을 확인하기 쉽지않다.
본격적으로 숲으로 들어서기 전,
표지목이 한 번 더 방문객을 반긴다.
백 년 간 비자나무와 함께 하던 곰솔, 해송이 고사하여
정주목으로 비자나무와 함께하고있다.
짙은 갈색 알갱이,
송이가 깔린 탐방로 흙바닥이 곱다.
제주도 지반을 구성하는 송이는
화산활동으로 분출된 용암 쇄설물이다.
천연세라믹으로 불리는 송이는
원적외선 방사율 92%, 항균성 99%, 탈취율 89%로
인체 신진대사 촉진과 산화방지 등 인체에 이로운 천연자원이다.
옛날 마을제사에 쓰던 비자나무 씨앗이
제사가 끝난 후 사방으로 흩뿌려지며 뿌리를 내려
오늘 날 비자림을 이룬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렇게 뿌리를 내려 자란 비자나무는
예로부터 열매는 약재로, 나무는 목재로 사용하면서
잘 보존되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비자나무 열매와 목재가 진상품이라
함부로 벌채할 수 없었고
인근 마을 주민을 지정,
관리하도록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탐방로 바깥 비자나무 영역에
자잘하면서 각진 화산석이 지천이다.
탐방로가 교차하는 사거리다.
원시 환경을 유지하는 곳,
최소한 간섭으로 한 켠을 양보받은 인간들이 오간다.
다시 만나는 갈림길, 오른쪽으로 접어든다.
그 막다른 곳, 원형 울타리 안에 서있는 나무,
두 그루가 하나로 합쳐진 비자나무 연리목이다.
울타리 바깥 원형 탐방로를 돌아 나오는 길,
탐방로 바깥 생태계에 화산석을 쌓아올린
땅딸막한 돌탑 수 십기가 비자나무와 대조를 이룬다.
그 맞은 편 위치한 유난히 굵은 밑둥 나무 한 그루,
'새 천 년 비자나무'다.
1189년, 고려 명종조에 싹을 틔웠다니
인간은 닿을수 없는 유구한 세월, 그 자리를 지켜왔다.
2000년 1월 1일, 새로운 천 년이 열리는 것을 기념하여
8백살이 넘은 나무를 '새 천 년 비자나무'로 명명하였다.
그 세월을 짐작할 수 없는 밑둥,
하지만 인간은 그 시간을 유추하는 지혜를 가졌다.
숙연함은 그 앞에 머무를 때 뿐,
다시 현실을 마주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질리도록 눈에 담은 비자나무,
나중에라도 잘 구별해 낼 수 있을까?
도무지 자신 할 수 없다.
'새 천년 비자나무'에 못지않은,
굵고 비범한 밑둥을 가진 나무들이
간간히 눈에 띈다.
씨앗은 자리잡은 환경을 내 자리로 만든다.
원망할 것도, 시간도 없이
그저 생명수를 찾아 치열하게 뿌리를 내려 터전을 일군다.
제주도 평대리 비자림은
500 ~ 800년 된 2,800여 그루가 군집을 이룬,
세계적인 규모와 높은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1993년 천연기념물 제 374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상록 침엽수로 잎 모양이 비(非)자를 닮아
비자(榧子)라는 이름이 생겼다 한다.
암, 수나무가 따로 있다.
열매 안에는 땅콩모양 씨앗이 들어있는데
예전에는 기생충을 없애려 복용하였고, 기름을 짜기도 했다.
특히 비자나무로 만든 바둑판은
특유의 향과 연한 황색, 돌을 놓을 때 나는 은은한 소리까지
부르는 것이 값일 정도로 최고급이다.
한때 남해안에서 흔한 나무였지만
바둑판과 판재 등으로 중앙 관료들의 수탈로
백성들이 폐해가 심하고 비자나무가 피폐했다고 한다.
그런 과정을 겪으며
지금은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곶자왈 형태를 띈 암석지대가
온통 초록빛 이끼를 이불처럼 덮고있다.
숲에 있는 돌을 늘어놓아 경계를 지어놓은 곳,
굳이 '출입금지'를 알리는 팻말이 부끄럽다.
음수대 수도꼭지가 Y자 나무둥치 사이로 나와있고
왼쪽 바가지를 거는 고리 역시 나무 둥치로 만들어졌다.
굴곡진 역사를 알고 다시 보는 비자나무는
더 특별하고 대견하다.
비자숲코스를 8자로 돌아 바깥으로 나서면
제주의 또 다른 얼굴,
돌담이 길게 출구를 따라 이어진다.
이끼를 잔뜩 뒤집어쓴 뒤쪽 돌 계단앞,
정낭을 셋 다 걸친 정주목이 출입을 막고있다.
돌담을 훌쩍넘은 나뭇가지가
터널을 이루었다.
6백미터 이어지는 화산석 돌담길,
푸른하늘과 하얀구름, 회색 가지와 파란 잎,
바닥 황토색 송이와 어우러지며 그림이 된다.
황토색 가운데 야자매트를 깔았다.
돌담 끝에 다다를 무렵
오른쪽으로 들어가는,
이정표없는 갈림길이 나온다.
그 안으로 들어가 끝에 다다르면
질긴 생명력으로 공존하는
다른 종 두 그루 나무가 한 몸이 되어
극진한 사랑을 나누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돌담길 지나 돌무더기 바위위에
수도꼭지와 양은 바가지가 놓인 음수대가 보인다.
이 곳 비자림에는 비자나무 외에
나도풍란, 풍란, 콩짜개란, 흑난초, 비자란 등 희귀 난과
260여 종의 나무와 풀, 150여 종의 조류와 곤충이 서식하고있다.
되돌아 매표소로 가는 길이다.
매표소 조금 못 미친 곳 포토존 뒤,
가지 끝 우듬지에 연초록 잎을 틔운 나무 한그루가
창공과 구름 아래 눈길을 끈다.
하트모양 구멍을 가진 바위 뒤에서,
비자림 표지석 앞 하트모양 조경 앞에서
기념사진을 담고
매표소를 나선다.
비자열매를 준비한 숲 해설사가
9시 반 부터 한 시간 간격으로 동행하며 설명하는데
코로나 19로 잠정 중단된 상태라 많이 아쉬웠다.
첫댓글 사진... 설명..예사 정성과 노력이 아니십니다.이렇게 세세하게 기록을 남기며여행하시는 것도 참 의미있어 보입니다.체력좋아 부럽습니다. ㅎ^^
아직도 제주유~?아예 정착했나보넹~~ㅎ
차장님 많이 보고 싶습니다...^^
제주도를 몇번 갔어도 비자림을 지나쳐서느을 아쉬운 마음이였는데차장님 덕분에 구경하네요고맙습니다.
차장님~제주도에 돌 참 만아유......^^
제가 좋아하는 길이네요.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첫댓글 사진... 설명..
예사 정성과 노력이 아니십니다.
이렇게 세세하게 기록을 남기며
여행하시는 것도 참 의미있어 보입니다.
체력좋아 부럽습니다. ㅎ^^
아직도 제주유~?
아예 정착했나보넹~~ㅎ
차장님 많이 보고 싶습니다...^^
제주도를 몇번 갔어도 비자림을 지나쳐서
느을 아쉬운 마음이였는데
차장님 덕분에 구경하네요
고맙습니다.
차장님~
제주도에 돌 참 만아유......^^
제가 좋아하는 길이네요.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