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아파트 1층 보러가기
안녕하세요. 두 아이, 강아지와 함께 지낼 단독 주택을 알아보다가 현실적인 여러 가지 사정으로 정원을 쓸 수 있는 1층 아파트를 알아보게 되었는데요, 1층이지만 적당히 프라이빗하고 일조량이 좋으며, 산을 끼고 있어 공기가 쾌적한 곳을 찾으려니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죠.
게다가 괜찮은 학군의 초등학교나 둘째의 유치원이 집 가까이 있어야 했고, 일하기에 교통이 편리해야 하다 보니 이런 것까지 통합해 저는 하루가 멀다하고 두통에 시달렸던 기억이 나네요. 그렇게 어렵게 찾게 된 저희 보금자리를 소개해 드릴게요.
구축 1층 아파트로, 거실과 침실을 제외한 나머지 발코니는 이미 확장되어 있었어요.
1. <거실>
before
처음 이 집을 만났을 때, 집 안 어느 방향의 창으로도 초록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저에겐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었어요. 로망리스트 중 하나인 햇빛이 쏟아지는 주방을 구현하고 싶어 처음엔 거실과 주방의 공간을 맞바꾸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어요.
식구들과도, 손님들과도 거실보단 식탁에 둘러앉아 얘기하며 시간을 많이 보내다 보니 그게 더 실용적일 거라고도 생각했고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요소들이 많아 결국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확장 후 남아있던 벽은 철거가 불가능해, 벽의 쉐입을 이용해 벽난로 제작을 부탁드렸어요.
안방 창밖의 발코니는 거실에서 드나드는 구조였는데 이곳을 픽스창으로 막고 안방의 벽을 터, 안방에서만 발코니 출입이 가능하게 했어요. 채광은 가능하되 프라이빗하게 느껴지도록 불투명 창으로 부탁드렸습니다.
시안
리모델링을 한다고 해서 쓰던 가구를 디자인에 맞게 모두 바꿀 순 없으니, 쓰고 있던 큰 가구를 베이스로 해서 인테리어도 결정했어요.
집에 불을 다 켜고 있는 편이 아니라 등은 간접등으로 모두 해결했어요. 그마저도 거의 켜지 않고 해가 지면 TV 옆 라인 등 하나만 켜놓고 생활하는 정도네요. 한쪽 벽면을 가로지르는 스틸 선반은 액자를 올려두거나 자주 쓰는 블루투스 스피커를 올려둘 용도로 부탁드렸어요.
after
그렇게 완성된 거실입니다. TV가 작기도 하고 큰 거실을 분할해서 쓰고 싶어 소파는 벽에서 띄웠어요. 그 덕분에 주방식탁 벤치에 앉아 거실을 바라보면 쭈욱 시야가 트여 정원 밖의 경치를 감상하기가 너무 좋아요.
책을 꽂을 수 있는 공간도 요청했어요.
거실을 TV 시청 공간과, 휴식이나 독서를 위한 공간, 이렇게 두가지로 나누는 개념으로 진행했어요.
난로 위로는 수납공간을 만들어 오브제를 올려두거나 자주 읽는 책을 꽂아두는 용도로 사용해요.
큰 거실을 그저 TV 보는 공간으로만 쓰는 건 너무 아깝더라고요. 벽은 도장 마감하면서 천장 목공도 같이 진행하여 깔끔하게 등박스를 만들고 일부 천장을 내려 시스템 에어컨을 설치했어요.
어닝을 쳐도 채광이 좋아요. 1층 집이지만 채광이 좋다는 건 너무 큰 행운이지요.
정원 출입문은 새시를 연 후, 고풍스러운 철제 방범 도어를 열고 나가는 형식이었는데 거실의 시야 확보를 위해 기존의 난간과 방범 도어를 철거하기로 했어요. 대신에 핸들을 돌려 잠그는 압착 개폐 형식의 새시를 선택하고 강한 스틸로 만들어진 데다 이중 잠금 + 비밀번호 기능까지 더해진 방범 방충망으로 교체했어요.
가을이 와도, 겨울이 와도,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낮에도, 밤에도,
모두가 이 다채로움을 느끼며 사는 중이에요. 원래는 액자를 좋아하지만 창밖을 보는 재미에 푹 빠져 거실엔 아무것도 두지 않지요. 최대한 창밖 풍경을 살리고 싶어 새시도 업그레이드해서 선택한 것이 늘 만족스러운 부분입니다.
원래는 다이닝 존을 가장 애정하던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거실이 저의 최애 공간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