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방송교향악단 내한 -2014/9/27 예울마루
예울마루는 요새이다.
여수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배산임수의 자리
넉넉하게 일찍 도착한 나
열린공간에서 오랫만에 숨을 크게 쉰다.
모든 것을 품어 줄 것만 같은 바다
바닷가 백사장과 요트 사이로
새들이 난다.
한가로운 주말오후!
산책길에 만나는 사람들은 연주자 아니면 관객이다.
화려한 분수속을 뛰어다니며 장난치는 개구장이들
내 마음도 함께 뛴다.
일상의 피로를 말끔하게 씻어줄 Big 3의 만남
카렐 마크 시숑과 도이치 방송교향악단과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가을밤을 화려하게 수 놓는다.
1.글린카의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으로 산뜻하게 출발한다.
2.너무나 유명한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카르멘처럼 붉은 드레스 차림의 손열음이 단발머리를 나부끼며 등장한다.
의외로 차분한 출발
오케스트라는 피아니스트를 위해서만 존재한다.
그녀와의 대결은 일치감치 포기하고 그림자처럼 따라만 다닌다.
거의 눈을 감고 연주하는 약관의 피아니스트의
출렁거리는 머리결과 흐느끼는 어깨위에서
화려한 젊음이 표현하는 고독은
절제, 느림, 늦가을의 우수처럼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다.
관능과 화려함은 차이코프스키의 키워드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가 품어내는 금관의 화려함보다는 게르만의 절제의 미학이다.
열음이 박차고 튕겨오른다.
현도 금관도 너무나 부드럽다.
마치 피아노 독주회같다.
3악장 알레그로에서도 속을 드러내지않는다.
좀 보여줘! 깨지고 부서져도 괞찬아!
마지막 클라이막스의 함성이 들린다.
여수는 항구다. 그래서 정이 많다.
열음를 그냥 보내는 법은 없다
나를 버리고 간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
기여코 중간 앙콜을 받아내는 관객
차이코프스키콩쿨 수상자답게 손열음은 교향곡6번(비창)3악장 피아노버전을
멋지게 선사한다.
붉은 시폰드레스의 카덴차와 금색구두의 페달
그래! 축제는 화려해야 제맛이야!
음악은 소통이야!
3.브람스 교향곡 2번
로맨틱한 브람스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물처럼 부드럽게 연주한다.
열정을 감추고 안으로 삭인다.
숲속을 혼자 걷다보면
바람결에 불어오는 향긋한 들꽃 향기
가까이 다가가면 소박한 꽃이 더 아름답다.
물처럼 바람처럼
그리고 한없는 부드러움속에서 폭발하는 정점
그것이 가을의 우수이다. 브람스의 로맨틱이다.
그리고 앵콜곡
내가 본 공연의 앵콜곡중 가장 성의 있고 흥겨웠다.
1.비제의 아를르의 여인 제2모음곡 파랑돌-프로방스의 축제처럼 신난다.
2.그리운 금강산-이방인들이 들려주는 우리가곡의 맛은 특별하다.,
3.흥겨운 폴카로 마무리하다.
라틴리듬에 맞추면 저절로 어깨가 들썩이고 손뼉을 치며 춤을 추고싶다.
연주회가 끝나고 진짜 한마당 축제의 시작
연주자들도 아쉬움을 달래려고 악기로 춤을 추며 노래한다.
나는 함께 즐기는 이런 공연이 좋다.
축제는 이제 밤의 바다로 돌아간다.
마음 한켠속에 예울마루가 들어간다.
차이코프스키와 브람스의 가을!
낯선 곳에서 맞난 반가운 얼굴들-최윤정님과 다락 식구들 즐거우셨지요?
첫댓글 손열음 앵콜곡 3악장인가요?
오케스트라 앵콜곡도 여기서 아네요..
정말 성의있는 앵콜곡들이었죠?
광주 시향의 앵콜곡이 없어 참 아쉬웠던 기억들이 있는데....
매번 느끼는 거지만 예울마루 극장의 울림 참 좋아요..^^
마지막 사진은 최윤정님이 보내준 사진입니다.
감사드려요!
비창 3악장 맞아요.
4악장같은 기쁜 3악장입니다.
앵콜곡 정보 감사합니다~
대단한 이옥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