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들이, 이것만은 조심!
훈훈한 봄바람은 기분좋은 노곤함이다. 봄 처녀가 아니래도 자꾸 엉덩이가 들썩거린다. 그러나 살갗을 간지럽히는 보드라운 봄볕은 새색시 고운 피부를 거칠고 쭈글쭈글하게 한다. 대기 중의 꽃가루와 황사 먼지도 눈과 호흡기 등을 자극해 눈병, 콧병 등을 일으킨다. 바람부는 봄철, 모처럼의 나들이를 계획했다면 눈, 코, 피부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 피부 :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 이중세안 철저히
봄이 되면 지표면에 도달하는 자외선이 크게 늘어난다. 오랜 시간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는 각질층이 두꺼워져 거칠어지며, 색소가 침착돼 기미나 잡티가 늘어난다. 따사로운 봄볕이 좋다고 함부로 선탠할 일이 아니다. 또 황사 먼지는 여드름이나 피부염, 피부발진 등의 증상을 유발 또는 악화시킨다. 기온이 올라가면 피부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피지 분비량이 늘어나는데, 황사 먼지가 모공을 막아 버리기 때문이다.
자외선 차단체, 모자, 양산, 긴팔, 옷 등으로 자외선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얼굴이나 팔 등 노출 부위에 보습크림을 충분히 바르는 것은 좋지만 너무 두꺼운 화장은 모공을 막아 염증을 유발한다. 귀가해선 피부에 맞는 클렌징 제품으로 화장을 지운 뒤 다시 비누 세수를 해야 한다. 너무 빡빡 문지르는 것은 좋지 않다. 얼굴이 가렵고 열이 나거나 뾰루지 같은 피부 트러블이 생길 때는 식염수로 닦아내고 냉찜질로 피부를 진정시키는 것도 좋다.
세수를 한 다음엔 보습제나 오일, 로션 등을 충분히 발라줘야 한다. 과일과 야채, 견과류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비타민A, C, E 등은 자외선으로부터 피부 손상을 막아준다. 물도 가급적 많이 마시는 게 좋다. 요즘엔 바르는 비타민A나 C 등도 많이 나와 있다. 충분한 휴식과 수면도 피부 노화를 예방한다.
목욕물 온도는 너무 뜨겁지 않은 37~40℃, 목욕시간은 15분 정도가 적당하다. 너무 뜨거운 대중탕에 몸을 오래 담그는 것은 좋지 않다. 때를 밀면 피부 노화가 가속화된다. 목욕을 한 뒤엔 몸에 수분이 남아 있는 3분 이내에 보습 로션을 온몸에 골고루 발라줘야 한다.
• 눈 : 렌즈보단 안경…가려울 땐 인공눈물 넣어야
바람이 많이 불거나 황사가 심한 날은 선글라스나 보안경을 착용하고 외출하는 게 좋다. 콘택트렌즈를 끼는 사람도 바람 부는 날엔 안경을 쓰는 게 좋다. 콘택트렌즈를 끼는 사람도 바람 부는 날엔 안경을 쓰는 게 좋다. 렌즈에 먼지 등이 잘 달라붙는다. 눈이 가렵거나 이물질이 들어가더라도 절대 손으로 눈을 비벼서는 안 된다. 약국에서 인공 눈물을 구입, 접안하는 게 좋다. 귀가한 뒤엔 미지근한 물로 눈 주변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눈이 충혈되거나 부어오르면 깨끗한 찬물에 눈을 대고 깜빡거리거나 얼음찜질을 해주면 효과가 있다. 소금물로 눈을 씻는 것은 절대금물, 스테로이드제 안약을 사용해서도 안 된다.
• 코 : 꽃가루 날릴 때 외출 금물…식염수로 코 안 세척을
봄철만 되면 맑은 콧물이 줄줄 흐르고 재채기를 해대는 것은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이다. 봄철에 솜털처럼 떠다니는 것은 꽃가루가 아니라 꽃씨다. 꽃가루는 비가 오면 줄어들었다가 맑고 바람 부는 날 심해진다. 그런 꽃가루는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피할 수도 없다. 코가 막혀서 숨을 제대로 쉴 수 없고, 잠을 잘 때 코를 많이 고는 것도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들이다. 알레르기성 결막염 증상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최선의 예방법은 꽃가루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다. 대한소아알레르기및호흡기학회는 홈페이지(WWW.pollen.or.kr)에서 ‘꽃가루 예보제’를 시행하고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환자가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날 외출한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헝겊 마스크로는 미세한 꽃가루를 걸러내는 데 한계가 있다. 의료기구상에서 파는 특수 필터 마스크가 효과가 확실하다. 집에 돌아오면 꽃가루를 묻혀 들어오지 않도록 옷을 잘 털어낼 것. 얼굴, 팔, 겨드랑이 등 노출부위도 깨끗이 씻어야 한다. 비강 세척기를 이용해 생리식염수로 코 안을 세척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소금물로 세척하는 것은 금물이다. 비강 안에 뿌리는 국소 스테로이드 제제는 증상이 나타날 때만 사용해선 안 되며, 꾸준히 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 기관지 : 손발 깨끗이 씻고 물 많이 마시기
황사와 꽃가루는 알레르기성 천식과 기관지염을 유발 또는 악화시킨다. 황화 속 중금속과 먼지 등이 기도의 점막을 직접 자극하거나, 꽃가루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호흡곤란과 만성기침, 기관지 불쾌감 등이 주된 증상이다.
결막염이나 비염의 경우와 같다. 꽃가루 등 알레르기 유발물질이나 황사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손발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할 것. 담배 같은 기관지 자극물질 사용을 삼가야 한다. 노인이나 만성질환자처럼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폐렴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바람․황사가 많은 날엔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 천식환자나 만성폐쇄질환(COPD)환자는 외출할 때 기관지 확장제 등 비상약을 준비해야 한다.
2005. 3. 11 조선일보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