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구치소 시각장애 수용자 ‘흰 지팡이’ 사용할 수 있게 해야”법무부 장관에게 의견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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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구치소 시각장애 수용자 ‘흰 지팡이’ 사용할 수 있게 해야”법무부 장관에게 의견표명

국가인권위원회. ⓒ에이블뉴스DB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구치소에 수용된 시각장애인이 흰 지팡이 등 장애인보조기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법무부 장관에게 표명했다고 1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중도실명 장애인 A씨는 B구치소에 수용 중 실외운동 시간에 시각장애인용 보행 보조기구인 흰 지팡이를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흉기로 사용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불허한 것은 차별이라며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인권위는 A씨가 B구치소 수용동 근무자를 통해 흰 지팡이 사용을 요청했다는 증거가 확인되지 않아, 진정 내용이 사실이라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 증거가 없는 경우로 보고 해당 진정을 기각했다.

하지만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5조에서 수용자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장애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법무부장관과 B구치소장에게 시각장애인 입소 시 흰 지팡이 등 정당한 편의 제공에 관해 안내하고, 장애인보조기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인권위는 “흰 지팡이는 가벼운 소재로 제작되고, 날카로운 부분이 없어 신체에 치명적 상해를 주는 흉기 등과 같은 종류로 보기 어렵다”면서 “만약 흰 지팡이를 잡고 팁이나 마디의 끝부분으로 내리쳤을 때 상해 위험이 있다면 팁 끝부분을 좀 더 안전한 고무 재질 등으로 보완하거나 시각장애 수용자가 실외운동을 할 때만 흰 지팡이를 제공했거나 회수하는 등의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각장애인이 구금시설에 수용될 경우, 장애가 없는 수용자와 동등하게 수용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흰 지팡이 등 장애인보조기구의 사용을 포함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