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 여시들... 콧멍에는 글 진짜 안쓰는데 여운이 길게 남아서 글을 써봐..
옥자는 독서스터디에서 이번엔 옥자를 보고 대화하자고 해서 돼지 나온다는 거 정도만 알고 본 영화야
솔직히 봉준호+돼지+넷플릭스 까지만 해도 예상 가능한 부분이 많아서 스토리 전개 자체는 뻔했어
획기적이거나 참신하다고 느낀 점은 없었음
나는 영화 전공도 아니고 영화 많이 보는 편도 아니야. 1년에 몇 번 갈까 말까..
그러니까 이렇게 느낀 사람도 있구나 하고 읽어줘 ㅎㅎ
1. 보면서 좋았던 점
주인공인 미자가 너무너무 귀엽고, 옥자가 너무너무 귀여워서 그게 제일 좋았엌ㅋㅋ
옥자가 유전자 조작으로 인한 슈퍼돼지로 나오는데 생긴건 하마+돼지야. 내생각엔
하마와 돼지를 강제로 교배해서 탄생한듯... 우는 소리도 약간 '미자야~''하는 것 같은건
내 착각이니..^^.. 큰 덩치로 애교부리는데 넘넘 귀여움 ㅠㅠ
또 이 영화에서 가장 주된 악역이 틸타스윈튼인데, 악역이 여자란 것도 맘에 들었어.
보통 이런 검은 손은 냄져(한국ver.이경영)가 맡기 마련인데 여자도 악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아서 좋았음.
2. 인상 깊었던 점
1) 모순: 여기 나오는 등장인물은 모두 모순된 점을 갖고 있어.
우선 유전자 조작 회사의 CEO인 루시(틸다 스윈튼)는 사이코패스였던 아버지를 혐오하지만
아버지와 놀랄만치 닮은 성격이고, 옥자 구출 계획을 세운 ALF(동물 애호가 연대)의 리더인 제이는
옥자 자체보다는 옥자를 구출하는 행위가 가진 상징성과 단체의 전통에 더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
심지어 누구보다도 옥자를 사랑하는 미자조차도 옥자 외의 다른 동물(물고기, 닭, 다른 돼지)에게는 별다른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아. 초반에 물고기 낚시를 할 때 아직 어린 물고기는 다시 방생해주기도 하지만 말이야.
이 부분에서 가장 많은 생각을 했던게 나부터도 강아지를 키우고 있거든. 하지만 다른 개보다는 당연히 나의 개가
훨씬 더 중요하고, 내가 만약 미자처럼 개 도살장에서 당장 내 강아지만을 데리고 탈출해야되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내 개만을 데리고 나갔을 것 같아. 이런 점에서 생명의 경중을 인간이 정하는 게 참 모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맨 마지막에 돼지 농장이 나오는데(말이 농장이지 비인도적으로 사육되는 공장), 거기서 만약 다른 돼지가 미자네 집으로
갔다면 걔가 옥자가 되고 지금 옥자는 소시지가 되었겠지 란 생각도 들었어.
나도 동물을 기르지만 매일매일 매일^^ㅋ 치킨과 돼지 등 다른 동물을 죄책감 없이 먹고 있잖아. 하지만 이 세상이 강아지 말고
닭을 반려동물로 선호했다면 상황은 반대였겠지. 복잡한 기분이 들어서 영화 보는 내내 강아지 손을 잡고 있었어 ㅠㅠ
2) 오리엔탈리즘: 이건 나쁜 방식으로 인상이 깊었는데, 봉준호부터 아시안인데 오리엔탈리즘을 왜 지울 수가 없는지 싶었어.
일단 미자네 집이 정말 깡시골에 있는데, 흔히 볼 수 있는 촌구석도 아니야.
정말 서양 영화에서 은퇴한 학자가 살 법한 깡시골 느낌^^;; 이렇게 절벽떼기에서 어떻게 그렇게 덩치 큰 돼지가 살죠...ㅎ
그리고 미자랑 옥자가 노는 자연 환경도 한국적이라기보다는 이끼 많이 끼고 폭포 있고
약간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엘프 왕국같았어...
나중에 미자가 뉴욕가서 입는 옷도 기모노+치파오+한복 짬뽕해놓은듯한 조악스러운 옷이었는데,
그거는 오리엔탈리즘을 비꼬는 것 같아서 괜찮았음.
3) 괴물과의 유사성: 옥자는 봉준호 감독의 전작인 '괴물'과도 많이 닮아 있었어.
어른1+아이1이 함께 산다는 것과 특이한 동물이 나옴으로써 현실 사회를 비꼬고 있는 것.
그리고 맨 마지막에 아기 돼지를 몰래 구출해와서 같이 사는데, 이것도 괴물에 나온 장면 같더라.
괴물도 맨 마지막에 송강호가 다른 남자아이를 구출해서 함께 살잖아.
내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많이 비슷했어.
3. 총평
동물과 함께 사는 여시들에게는 한 번 쯤 보라고 권하고 싶은 영화야.
사람과 동물이 공존한다는 것,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할 거리를 주거든.
'설국열차'보다는 덜 어렵고 '괴물'보다는 착한 영화라고 하고 싶어. 나는 별 5개 중에 3개반!
첫댓글 우와내가하고싶은말이었어
리뷰 깔끔하다
내가 보고 느낀것들이야!! 정리 잘해따 크으👍🏻
와 글 가독성 대박이다 ... 잘읽었어 여시!
맞아..!! 한국배경이 묘하게 서양영화스러웠어
맞아ㅠㅠ 나도 여시랑 똑같이 느꼈는데 여시 글 잘 적었다 나는 이렇게 글로 표현 못했을거야 후기 잘봤오!!
나도 오리엔탈리즘 때문에 내내 생각하게 되더라
리뷰잘봤어!! 진짜 많은생각을하게한다ㅠㅠ
내가 느낀 점이 다 들어있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