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 벌레가 돌아왔다… “한강 상류의 수질 개선됐다는 지표”
남한강-북한강 등 한강 상류 하천
비점오염원관리지역 지정 이후
연평균 부유물질 농도 줄어들어
잠실야구장 하늘을 뒤덮은 동양하루살이 떼.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최근 서울 성동, 송파 일대 등 한강 하류 지역에는 동양하루살이가 떼로 나타나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동양하루살이는 수질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종으로, 2급수 이상 수질에서 서식한다. 그만큼 한강의 수질이 양호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보기에는 달갑지 않은 벌레가 한강이 자연성을 회복하고 있다는 ‘상징’일 수 있다는 것이다.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에 따르면 남한강과 북한강 상류 인근 주요 하천이 2008년 ‘비점(非點) 오염원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수질이 상당 부분 개선됐다. 비점오염원이란 공장 및 가정하수 등 배출지점이 명확한 점(點)오염원과 달리, 도시의 먼지나 쓰레기, 농지에 살포된 농약이나 축사 유출물 등 특정하기 어려운 장소에서 발생하는 오염원을 뜻한다. 주로 빗물과 함께 흘러나와 녹조 발생이나 어류 폐사, 수질 오염 등 문제를 유발한다.
물환경정보시스템 수질측정망 자료에 따르면 2003∼2007년과 비교할 때 2008∼2022년 북한강 상류 및 남한강 상류의 부유물질 농도는 꾸준히 감소했다. 부유물질 농도는 대표적인 수질 오염의 지표로 깨끗한 물일수록 물에 떠 있는 부유물과 같은 오염물질이 적다.
2003∼2007년 북한강 상류의 연평균 부유물질 농도는 L당 12.4mg이었으나 2008∼2022년 5.0mg으로 59.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남한강 상류의 경우 L당 42.5mg에서 12.9mg으로 69.7% 감소해 수질이 좋아졌다. 최근 3년(2020∼2022년)의 연평균 부유물질 농도를 따로 산출하더라도 L당 북한강 4.2mg, 남한강 11.0mg으로 수질이 꾸준히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주유역환경청 등은 2008년부터 한강 상류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고랭지밭 밀집분포 지역을 ‘비점오염원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흙탕물 저감사업 등을 추진해 왔다. 고랭지밭에서는 흙탕물이 쉽게 발생하고 이 흙탕물이 강으로 흘러가 수질을 악화시킨다. 경사가 심한 고랭지밭을 완만하게 해서 토사 유출을 막고, 경사지에서 흐르는 빗물의 속도를 늦추고 흙탕물을 걸러 내보낼 수 있도록 작은 ‘고랑댐’을 만드는 방식이다. 환경청은 “고랭지밭의 흙탕물 발생을 80% 이상 줄였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한강뿐 아니라 금강, 낙동강, 영산강 등 전국 주요 4대강의 비점오염원을 관리하고 있다. 고랭지 경작지 흙탕물 저감 사업, 가축분뇨 전자인계 관리 시스템 등 농축산 분야를 비롯해 지난해부터는 노후 산단에 비점오염저감장치를 설치하는 등 ‘저탄소 그린산단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환경부 이상진 물환경정책과장은 “비점오염원은 과거에는 배출지점을 특정하기 어렵고 강우량에 좌우돼 ‘관리가 어렵다’는 인식이 컸지만 현재는 대응 능력이 향상됐다”며 “개발 면적이 증가하는 등 배출이 늘어날 전망이라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예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