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시즌째… “에버턴 사전에 강등은 없다”
최종경기 극적 승리로 잔류 성공
대부분 시즌 중하위권 성적에도… 1954~1955시즌부터 1부서 생존
7년전 우승 레스터 시티는 강등… 토트넘, 유럽대항전 티켓 불발
“또 살아남았다” 에버턴의 압둘라예 두쿠레(왼쪽에서 두 번째)가 29일 본머스와의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전 후반 12분 선제골을 터뜨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두쿠레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둔 에버턴은 17위로 시즌을 마치면서 2부 리그 강등을 피했다. EPL 18∼20위는 다음 시즌 2부 리그로 떨어진다. 리버풀=게티이미지 코리아
이번에도 에버턴은 살아남았다.
‘1부 리그 생존왕’ 에버턴이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전에서 승리하며 다음 시즌도 EPL에서 보낼 수 있게 됐다. 에버턴은 29일 본머스와의 2022∼2023시즌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승점 36(8승 12무 18패)이 된 에버턴은 시즌을 17위로 마쳐 2부 리그 강등을 면했다. 1부 리그 EPL에서 18∼20위 팀은 다음 시즌 2부 리그로 떨어진다. 에버턴은 이날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2-1로 꺾은 18위 레스터 시티(승점 34)에 승점 2가 앞섰다. 에버턴은 1997∼1998시즌에도 리그 최종일에 17위를 확정하면서 강등을 피한 적이 있다. 당시엔 18위 볼턴과 승점이 같았는데 골득실에서 앞서 강등을 간신히 면했다.
에버턴은 EPL이 출범한 1992∼1993시즌 이후 대부분 중하위권 성적에 머물렀다. 5위 이내 성적으로 시즌을 마친 건 4번뿐이다. 최고 성적은 2004∼2005시즌의 4위다. 하지만 EPL 출범 후 한 번도 2부 리그로 떨어진 적이 없다. 1878년 창단한 에버턴은 1부 리그 최장 기간 참가 팀이다. 1888년 창설된 잉글랜드 최초의 프로축구리그 출전 팀으로 그동안 1부 리그에서 뛰지 못한 건 네 시즌뿐이다. 에버턴은 EPL 출범 전 풋볼리그 시절이던 1954∼1955시즌부터 다음 시즌까지 70시즌 연속으로 1부 리그에서 뛰는 팀이 됐다. 98시즌 연속 1부 리그 참가 팀 아스널에 이어 이 부문 2위다.
에버턴은 본머스와의 전반전을 마쳤을 때까지만 해도 강등 위기에 몰려 있었다. 이날 EPL은 시즌 최종전 10경기를 한국 시간으로 0시 30분에 일제히 킥오프했는데 에버턴은 전반전을 0-0으로, 레스터 시티는 1-0으로 앞선 채 마쳤다. 경기가 이대로 끝나면 두 팀의 승점은 34로 같아지고 골득실에서 앞선 레스터 시티가 17위, 에버턴이 18위가 되는 상황이었다. 강등 위기에 놓인 에버턴을 구한 건 미드필더 압둘라예 두쿠레였다. 두쿠레는 후반 12분 아크서클 안에서 벼락같은 오른발 슛으로 본머스의 골문을 뚫었다.
두 팀의 경기에선 후반 추가시간이 10분이나 주어졌다. 에버턴 안방구장인 구디슨파크를 찾은 팬들 중에는 경기가 이대로 빨리 끝나기를 초조하게 기다리며 손톱을 물어뜯는 이들도 있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심판 휘슬이 울리자 에버턴 팬들은 일제히 만세를 불렀다.
2부 리그인 챔피언십에서 2013∼2014시즌 우승을 차지해 다음 시즌 EPL로 승격했던 레스터 시티는 9년 만에 다시 2부 리그로 떨어졌다. 승격 후 두 번째 시즌이던 2015∼2016시즌 EPL 정상에 오르며 축구계를 놀라게 했던 레스터 시티는 2부 리그로 강등된 역대 두 번째 EPL 우승 팀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1994∼1995시즌 EPL 챔피언 블랙번이 1998∼1999시즌에 19위를 해 2부 리그로 떨어졌다.
손흥민의 소속 팀 토트넘은 시즌 최종전에서 리즈 유나이티드를 4-1로 눌렀지만 최종 순위 8위에 머물러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클럽대항전 출전 티켓을 따지 못했다.
김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