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唐詩(전당시)/樂府詩集(악부시집)] 白頭吟(백두음:백발을 노래함) - 李白(이백)
백두음(白頭吟)은 악부시집(樂府詩集/041卷) 상화가사(相和歌辭)에 실려 있다. 상화가사는 한 대(漢代)에 민가에서 부르던 노래로 백두음은 탁문군(卓文君)의 백두음, 포조(鲍照)의 대백두음(代白頭吟), 유희이(劉希夷)의 대비백두옹(代悲白頭翁:有所思), 이백(李白)의 백두음이 대표적이다.
탁문군의 백두음은 한(漢)나라의 사마상여(司馬相如)와 결혼해 살던 탁문군이 사마상여가 무릉(武陵)의 여자를 첩으로 맞아들이려고 하자 원망하며 지은 곡이다. 사마상여는 이 노래를 듣고 무릉의 여자를 맞아들이지 않았다 한다.
이 시는 당 천보(天寶) 2년 (743) 이백의 43세 때 지은 시로 추정하며, 이 시에서는 한 무제와 진아교, 사마상여와 탁문군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버림받은 여인의 원망을 주제로 하고 있다. 이백의 백두음은 악부시집에는 2수로 기록되어 있으며, 전당시(全唐詩)에는 2편으로 2편은 1편과 비슷한 내용으로 동일 제목으로 창작시기만 다르게 두 번 지은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白頭吟(백두음)
李白(이백)
[一]
錦水東北流(금수동북류),波蕩雙鴛鴦(파탕쌍원앙)。
雄巢漢宮樹(웅소한궁수),雌弄秦草芳(자롱진초방)。
寧同萬死碎綺翼(영동만사쇄기익),不忍雲間兩分張(불인운간량분장)。
此時阿嬌正嬌妒(차시아교정교투),獨坐長門愁日暮(독좌장문수일모)。
但愿君恩顧妾深(단원군은고첩심),豈惜黃金買詞賦(기석황금매사부)。
금강은 동으로 북으로 흘러 원앙 한 쌍을 갈라놓았네.
수컷은 한(漢)나라 궁전 나무에 깃들고, 암컷은 진(秦) 땅 풀밭에서 노네.
함께 만 번 죽어 고운 날개 찢길지언정 구름 사이에서 헤어지는 것은 차마 못하겠네.
이때에 아교(阿嬌)는 질투에 사로잡혀 장문궁(長門宮)에 홀로 앉아 저물도록 수심에 잠겼네.
‘그 임이 나만을 살뜰히 여긴다면 글을 구하는 데 황금인들 아까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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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錦水(금수) : 촉(蜀) 지방에 있는 금강(錦江)으로 두 갈래로 흐른다. 지금의 사천성(四川省) 성도시(成都市)에 있는 탁금강(濯錦江) 또는 촉강(蜀江)이라고도 한다.
○ 波蕩(파탕) : 흔들리다. 출렁거리다.
○ 雄巢漢宮樹(웅소한궁수) : 탁문군이 사마상여에 보낸 백두음의 시에 결별서(訣別書)를 함께 보냈는데 결별서에 “금강(錦江)에 노니는 원앙 한 쌍, 한나라 궁궐에 우뚝 서 있는 나무 한 그루, 모두들 한결같이 언제나 새로운 모습인데 아, 세상 사람들이여, 미색에 미혹되어 새로운 것만 찾고 옛 것을 버리는구나! (錦水有鴛, 漢宮有木,彼物而新,嗟世之人兮,瞀于淫而不悟!)라는 표현이 있다.
○ 綺翼(기익) : 고운 날개.
○ 分張(분장) : 이별하다. 헤어지다.
○ 阿嬌(아교) : 한(漢) 무제(武帝)의 왕비 진황후(陳皇后)의 아명(兒名)으로, 무제가 어렸을 때 어린 궁녀 진아교를 보고 만약 진아교에게 장가들면 금으로 집을 지어 그 속에 가두어 두겠다고 했으나, 진아교는 황후가 된 뒤 오만하고 질투가 심하며 아들이 없어 장문궁에 유폐되었다가 폐비가 되고 말았다.
○ 長門(장문) : 장문궁(長門宮). 장문전(長門殿). 漢나라 때 진황후(陳皇后:아교)가 총애를 잃고 유폐되었던 궁전 이름.
○ 詞賦(사부) : 사마상여(司馬相如)가 진황후를 위해 지어준 장문부(長門賦)를 가리킨다. 장문부의 서(序)에 의하면 진황후가 처음에는 한 무제의 총애를 받다가 장문궁에 유폐된 후 사마상여가 글을 잘 짓는다는 소문을 듣고 황금 백 근을 주고 글을 부탁하였으며 이에 사마상여가 장문부를 지어주었으며 한 무제가 이 글을 읽고 다시 진황후를 총애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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相如作賦得黃金(상여작부득황금),丈夫好新多異心(장부호신다이심)。
一朝將聘茂陵女(일조장빙무릉녀),文君因贈白頭吟(문군인증백두음)。
東流不作西歸水(동류부작서귀수),落花辭條羞故林(낙화사조수고림)。
兔絲固無情(토사고무정),隨風任傾倒(수풍임경도)。
誰使女蘿枝(수사여라지),而來強縈抱(이래강영포)。
상여(相如)가 부(賦)를 지어 황금을 받아서는 새 여자 좋아하는 사나이라 다른 마음 많았네.
하루아침에 무릉(茂陵) 여자 맞아들이려하자 탁문군(卓文君)은 백두음(白頭吟)을 지어 보냈네.
동쪽으로 흐르는 물은 서쪽으로 못 돌리고 꽃은 떨어지며 정든 나무에 부끄럽다한다네.
새삼은 본디 무정하여 바람 따라 멋대로 기우는데
뉘라서 여라(女蘿) 덩굴더러 억지로 얽히라 하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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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司馬相如(사마상여) : 기원전 179년 ~ 기원전 117년. 중국 전한(前漢)의 문학자이다. 사천성 성도(成都) 사람으로 자는 장경(長卿)이다. 경제(景帝)를 섬겼는데 경제는 상여의 특기인 사부(辭賦)를 싫어해서, 그 곳을 떠나 양(梁)의 효왕(孝王)에게 몸을 의탁하고, 추양(鄒陽)이나 매승(枚乘, ?~기원전 140년)과 교유했다. 효왕이 죽은 후 고향으로 돌아가 토호인 탁왕손(卓王孫)의 딸 문군(文君)과 결혼하여 부유하게 되었다. 〈자허부(子虛賦)〉에 의해서 무제의 부름을 받고, 서남의 만이(蠻夷) 땅에서 공적을 올렸다. 현존하는 그의 부(賦) 가운데 대표적인 것으로 자허부(子虛賦), 상림부(上林賦), 대인부(大人賦), 미인부(美人賦), 장문부(長門賦) 등이 있다.
○ 卓文君(탁문군) : 임공(臨邛) 사람으로 본명은 문후(文后)이다. 서한(西漢) 시기의 재녀(才女)로 사마상여(司馬相如)의 처(妻)이다. 시문(詩文)과 거문고에 능했다. 대표작품으로 백두음(白頭吟), 결별서(訣別書), 원낭시(怨郎詩)가 있다.
○ 文君因贈白頭吟(문군인증백두음) : 사마상여가 마음이 변하자 탁문군이 사마상여에게 백두음의 시와 결별서(訣別書)를 보냈다.
○ 兎絲(토사) : 새삼. 메꽃과의 한해살이 덩굴성 기생식물로 잎이 없고 다른 초목에 가느다란 줄기를 감아 기생(寄生)하는 덩굴풀로 열매는 한약재로 씀. 여라는 큰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덩굴 식물이며, 새삼은 실처럼 생겨 칡이나 콩과 식물에 기생하는 식물이다.
○ 女蘿(여라) : 습기가 많은 음지에서 자라는 선태식물. 소나무에 엉켜 자라므로 송라(松蘿)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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兩草猶一心(양초유일심),人心不如草(인심불여초)。
莫卷龍鬚席(막권룡수석),從他生網絲(종타생망사)。
且留琥珀枕(차류호박침),或有夢來時(혹유몽래시)。
覆水再收豈滿杯(복수재수기만배),棄妾已去難重回(기첩이거난중회)。
古來得意不相負(고래득의불상부),只今惟見青陵台(지금유견청릉대)。
새삼과 여라 같은 풀도 오직 한마음이건만 사람의 마음 풀만도 못하다네.
용수(龍鬚) 돗자리 걷지 마라, 거미줄 생기도록 버려둬라.
호박 베개도 놔두거라, 꿈에라도 오실라.
엎지른 물 담는다고 어이 도로 그득하랴 날 버리고 가신 임 다시 오기 어려워라.
예로부터 마음을 얻고 서로 저버리지 않은 것은 지금껏 오직 청릉대(靑陵臺) 뿐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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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龍鬚席(용수석) : 골풀(용수초(龍鬚草))로 만든 돗자리.
○ 網絲(망사) : 그물을 뜨는데 쓰이는 실. 거미줄.
○ 琥珀枕(호박침) : 누런빛의 보석 호박으로 만든 베개.
○ 覆水(복수) : 물을 엎다. 강 태공(姜 太公)의 고사. “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한 번 엎지른 물은 다시 주워담을 수 없다). 한 번 떠난 마음은 두 번 다시 되돌리기 어렵다는 말이다.
○ 靑陵臺(청릉대) : 남조 송(宋)나라 강왕(康王)이 대부인 한붕(韓朋)의 아름다운 처를 빼앗고자 한붕에게 청릉대를 지으라 하고 다 짓고 나서 죽였다. 그의 처는 남편의 주검을 보러 와서는 높은 누대에서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다. 노한 왕이 누대 좌우에 이들을 나누어 묻게 하였으나, 양 무덤에서 각각 한 그루의 가래나무가 자라 가지가 서로 얽히고 그 위에서 원앙처럼 생긴 두 마리 새가 슬피 울었다고 한다.<수신기(搜神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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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二]
〈此詩一作>
錦水東流碧(금수동류벽),波蕩雙鴛鴦(파탕쌍원앙)。
雄巢漢宮樹(웅소한궁수),雌弄秦草芳(자농진초방)。
相如去蜀謁武帝(상여거촉알무제),赤車駟馬生輝光(적거사마생휘광)。
一朝再覽大人作(일조재람대인작),萬乘忽欲凌雲翔(만승홀욕릉운상)。
聞道阿嬌失恩寵(문도아교실은총),千金買賦要君王(천금매부요군왕)。
금강이 동으로 푸르게 흘러 원앙 한 쌍을 갈라놓았네.
수컷은 한(漢) 궁궐 나무에 깃들고 암컷은 진(秦)의 풀 섶에서 노네.
사마상여가 촉(蜀)을 떠나 무제(武帝)를 뵈올 적에 붉은 수레 네 필 말이 으리으리했었네.
어느 아침 대인부(大人賦)를 두 번 보시자 천자의 마음 구름 위로 두둥실 올랐네.
듣자하니 아교(阿嬌)가 총애를 잃고서 천금으로 부(賦)를 얻어 황제의 마음 사자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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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駟馬(사마) : 한 채의 수레를 메고 끄는 네 마리의 말.
○ 大人作(대인작) : 대인부(大人賦)를 말한다. 사마상여가 한 무제에게 신선의 일을 기록한 대인부를 바쳤더니 황제가 크게 기뻐하며 비단 네 필을 하사하였다. <사마천 사기열전 57.사마상여 열전>
○ 萬乘(만승) : 천자(天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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相如不憶貧賤日(상여불억빈천일),位高金多聘私室(위고금다빙사실)。
茂陵姝子皆見求(무릉주자개견구),文君歡愛從此畢(문군환애종차필)。
淚如雙泉水(누여쌍천수),行墮紫羅襟(행타자라금)。
五更雞三唱(오경계삼창),清晨白頭吟(청신백두음)。
長吁不整綠雲鬢(장우부정록운빈),仰訴青天哀怨深(앙소청천애원심)。
城崩杞梁妻(성붕기량처),誰道土無心(수도토무심)。
東流不作西歸水(동류부작서귀수),落花辭枝羞故林(낙화사지수고림)。
상여는 가난했던 옛 시절을 잊고서 귀해지고 부해지자 소실을 들이려 했네.
무릉(茂陵) 미녀 모조리 찾아보니 문군(文君)의 행복은 이것으로 끝이 났네.
눈물은 두 줄기 샘처럼 자주비단 옷자락에 하염없이 떨어졌네.
늦은 밤 일어나 닭이 세 번 울 때까지 첫 새벽에 백두음을 지었네.
귀밑머리 흩뜨린 채 긴 한숨을 내어 쉬며 청천 우러른 하소연 애절함이 사무치네.
기량(杞梁)의 처의 눈물로 성이 무너졌으니 그 누가 흙덩이를 무심하다 말하겠는가.
동쪽으로 흐르는 물은 서쪽으로 못 돌리고 꽃은 떨어지며 정든 나무에 부끄럽다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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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私室(사실) : 첩.
○ 茂陵姝子(무릉미자) : 무릉의 미녀.
○ 紫羅襟(자라금) : 자주빛 비단옷의 소매.
○ 長吁(장우) : 길게 한숨짐.
○ 杞梁妻(기량처) : 제나라 기량(杞梁)의 처의 고사(故事)로 기량(杞梁)이 전사(戰死)하여 그 아내가 통곡하며 “위로는 부모 없고 가운데로는 남편이 없고, 아래로는 자식 없으니 산 사람의 고통이 극에 이르렀다.”고 하니, 기량의 아내의 눈물과 지나는 행인들이 뿌린 눈물로 10일 만에 성이 무너졌다고 한다. <열녀전(烈女傳) 제기량처(齊杞梁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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頭上玉燕釵(두상옥연채),是妾嫁時物(시첩가시물)。
贈君表相思(증군표상사),羅袖幸時拂(나수행시불)。
莫卷龍鬚席(막권룡수석),從他生網絲(종타생망사)。
且留琥珀枕(차류호박침),還有夢來時(환유몽래시)。
鷫鸘裘在錦屏上(숙상구재금병상),自君一掛無由披(자군일괘무유피)。
妾有秦樓鏡(첩유진루경),照心勝照井(조심승조정)。
愿持照新人(원시조신인),雙對可憐影(쌍대가련영)。
覆水卻收不滿杯(복수각수불만배),相如還謝文君回(상여환사문군회)。
古來得意不相負(고래득의불상부),只今惟有青陵台(지금유유청릉대)。
‘머리에 꽂은 옥 제비 비녀 이 몸이 시집 올 때 지니고 온 것이라오.
그대 향한 그리움의 정표로 드리나니 어쩌다 옷소매로 스침이나 받으려나.
용수(龍鬚) 돗자리 걷지 마라, 거미줄 생기도록 버려두라.
호박 베게도 놔 두거라, 꿈에라도 오실라.
비단 병풍 위에 걸린 숙상(鷫鸘) 갖옷 그대가 걸쳐 논 후 입어본 일 없어라.
첩은 진루경(秦樓鏡)이 있어 우물보다 더 맑게 마음을 비춘답니다.
원컨대 가져다 새 사람을 비쳐보고 가련한 내 모습도 마주 비춰보소서.’
엎지른 물 담는다고 어이 도로 그득하랴 상여(相如)는 문군(文君)에게 돌아오라 빌었네.
예로부터 마음을 얻고 서로 저버리지 않은 것은 지금껏 오로지 청릉대(靑陵臺) 뿐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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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玉燕釵(옥연채) : 옥으로 만든 제비 모양의 비녀.
○ 羅袖(나수) : 얇은 비단의 옷소매.
○ 鷫鸘裘(숙상구) : 기러기와 비슷한 숙상이라는 새의 가죽으로 만든 갖옷. 鷫鸘(숙상)은 기러기와 비슷한 서쪽의 신조(神鳥)
○ 秦樓鏡(진루경) : 진(秦)나라의 함양궁(咸陽宮)에 정방형의 거울이 있었는데 넓이가 사척(四尺)이고 높이가 오척구촌(五尺九寸)이었다. 앞뒤가 다 비춰서 사람이 서있으면 그림자도 볼 수 있었으며, 사람의 오장육부와 마음까지 볼 수 있었다고 한다.<西京雜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