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을 쓰거나 비옷을 입었다 벗었다를 반복하며 몬드제 호수 주변을 거닐고 들뜬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돌아나오는 길.
여전히 집은 아름답고 바라보는 풍광은 가슴 안으로 들어와 앉는다.
잠시 빗 속의 상념을 즐길새도 없이 우린 또 길을 나서지만 마음 속에 전이된 맑은 공기와
아무리 오래 보아도 지루하지 않을 호수의 풍경이 굿굿굿.
달리는 버스 안에서도 쉴 새 없이 촬영을 한다.
흔들리거나 말거나 그런대로 제멋대로 촬영되는 사진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고로...
그러다 가끔 딱 마음에 드는 한 컷을 만나기도 한다.
비록 케이블카는 타지 못할지라도 볼프강 호수 가까이에 근접한 징크트 길겐에 들어섰다.
모차르트의 어머니가 태어난 집이 있는 작은 마을이며 실제적으로는 소금온천도 유명하여
펜션과 호텔 운영으로 자신들의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름도 예쁜 "길겐"에서 일명 돈가스의 시초가 되었다는 "슈니첼"을 점심으로 먹는다.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을 얆게 저며 튀긴 후 다양한 야채와 함께 먹는다는데
우린 감자와 함께 휘리릭....그래도 바삭바삭 튀겨진 식감을 느끼며 식탐에 빠져들었지만 엄청 맛있었다.
본래 오스트리아 음식은 영양과 맛, 짧은 요리시간을 최우선으로 한다고 하니 그들의 간단한 조리법도 탐심이요 간편식으로는 최고일 듯.
우리 한식이야말로 만드는 시간은 길고 먹는 순간은 짧아서 허무하기까지 하니 집을 나온 가정주부로서는 더욱 부러운지고.
창문 너머에 누군가 살고 있을 그들의 흔적...그것이 궁금하여 들여다 보는 재미가 쏠쏠한 골목안 풍경은
늘 정감을 불러일으키고 혼자만의 상상력을 허락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골목길 촬영하는 것을 좋아하기는 한다.
우산을 쓰고 조촐한 동네 한바퀴 휘리릭 돌다보니 내리는 비와 맞물린 그러나 잊고 살다시피 하였던
서정성이 한껏 올라오는 듯하고 걸어나오며 한컷씩 찍다보니 조용하고 고즈넉한 마을 분위기가 참으로 마음에 든다.
블발이 된 케이블카 대신 찾아드는 할슈타트가 세계 자연문화유산으로 등록이 된 곳이라고 해서
더욱 기대감을 갖게 하고 보이는 곳곳마다 절경이요 푸른 목초지가 언제 비가 왔냐는 듯이 또 반짝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러나 역시 오늘의 운세는 맑음을 선사하지 아니하고 불안은 틀리는 법이 없다는 듯이 찾아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리는 비는 낭만과 운치를 불러일으키고 '찰즈캄머굿의 진주'라 불리울 만큼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곳
볼프강 호수의 존재감인 할슈타트는 샤프베르크 산과 어울려 절대적인 조화를 이루는 곳이었다.
높은 곳에 살고 있을수록 경관은 물론 부유한 사람들이 누리는 권리는 대단할 터...그곁에는 집의 담벼락에 맞물려
근사하게 나무를 키워낸 집주인의 센스가 돋보이고 그곳은 하루종일 촬영하는 사람들로 북새통.
어느 곳에 눈을 두어도 호강하는 눈이 제대로 풍경을 담지 못할 지경이고
3천 미터에 달하는 다흐슈타인 산과 할슈타트 호수가 어우러져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비경 속에 잠겨 하루종일을 견뎌도 좋으리라....그러나 갈 길 바쁜 투어 일정에 맞춰 다음 여정을 향해 출발.
여전히 출렁대는 호수의 잔물결이 눈 앞에 어른거리고 예쁘고 아기자기한 수공예품들이 탐심을 자극하지만
뒤 돌아보지 아니하고 길을 떠난다.
오래도록 그저 마음에 담아둘 뿐....아마도 한동안 일렁이는 호수가 속삭이는 소리를 환청처럼 듣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간다...."에델바이스"를 흥얼거리며 오스트리아의 알프스 1번지라 불리우며
'소금의 영'지라는 뜻을 지닌 "찰츠부르크"로,
첨언 1 오스트리아 :찰츠"라는 단어가 소금을 뜻하듯이 특산품 1위는 소금이었으나
16세기 이후에는 후추로 바뀌었다고 한다.
2 오스트리아 유료화장실은 50센트....그나마 다른 동유럽권에 비해 생활지표가 높아서라고.
3 유럽의 숫자 12는 완전함을 상징하며 깃발에 12별을 청색 바탕에 노란 별로 상징한다.
4 볼프강은 대주교의 이름.
5 일년 사계절을 느끼며 다닌 길겐과 할슈타트 지역은 40분 이동 거리며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만큼 필수코스.
길겐에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첫장면에 등장하는 성당이 있다.
첫댓글 할슈타트~! 참 아름다운 호숫가 마을이었지~! 우리가 갔을땐 무슨 지역 축제가 있다고 자기들 민속의상을 알록달록 예쁘게들 입고 호수위 배를 타고 어디로들 가더라구~! 그곳에서 파는 기념품들도 아기자기 했지~! 전면에 나무있는집도 인상적이었고~!
그 즈음엔 민속 축제를 한다고 합디다요.
축제 없이 조촐하게 그냥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족한 여정이었네요.
사진이 예술입니다~~
ㅎㅎㅎㅎ 카메라가 아닌 탓에 조금 민망하다는.
땡큐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