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보전을 위한 원격탐사 기술 이용 |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병들어가고 있다. 공원이나 가까운 산과 강가의 놀이터에 가보면 쓰레기 더미가 여기 저기 흩어져 볼품 사나운 풍경이 눈을 찌푸리게 하는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그림 99). 우리 주변 가까운 데서부터 지구의 곳곳에서 옛날의 좋던 경치가 나빠져 가고 산림이 병들고 강물이 탁해져서 썩는 냄새가 나는 환경으로 변해 가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보고 걱정들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옛날의 좋던 환경이 나빠지는 것을 사람들이 얼마나 알고 있으며 어떻게 나빠졌다고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 어떤 지역이나 지구 전체의 환경이 나빠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또 얼마나 나빠졌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쉬운 일 같지만 실상 간단한 일이 아니다. 좁은 일정 지역의 환경이 나빠지고 있는지 또는 좋아지고 있는지는 간단한 과학적 사실 입증으로도 알 수 있으나 넓은 지역이나 지구 전체의 환경이 나빠져서 사람들에게 이롭지 않은 상태로 되고 있는지를 말하려면 상당한 증거자료가 제시되어야 한다. 이렇게 넓은 지역의 환경상태를 판정하는 데는 그 환경을 촬영한 사진의 판독기술 등 새로운 첨단기술로 발전되고 있는 원격탐사(遠隔探査: remote sensing)기술이 필요하다. 원격탐사란 알아내고자 하는 대상의 사물에 대한 특성을 "멀리서 감지(感知: sensing)하여 조사"한다는 뜻이다.
<그림 99> : 쓰레기의 일부가 흘러내리고 있는 쓰레기 매립 처분장 주변의 오염된 하천
사람은 눈과 두뇌와의 합동으로 태어날 때부터 원격탐사와 같은 행위를 하고 있는데(그림100), 사람의 눈으로 사물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곧 원격탐사의 기본적 예라 할 수 있다. 즉 사람의 눈은 밝은 곳에서 많은 것을 볼 수 있으며 눈에 보이는 것이 뇌에 전달되어 여러 가지를 알아낼 수 있다. 우리가 걸어갈 길이 험한지, 평평한지 눈으로 보아 알 수 있으며, 눈앞에 보이는 경치가 아름다운지, 보잘 것 없는지, 눈앞에 나타난 동물이 우리를 해칠 무서운 짐승인지, 양순하고 재롱 떠는 애완 동물인지 어느 정도 식별해 낼 수 있는 것이 사람의 눈과 뇌의 기능이다.
최근에는 새로운 첨단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사람의 눈과 뇌가 보고 판단하는 역할을 일부나마 대신 해줄 수 있는 여러 가지 기계와 전산기술이 개발되고 있는데 이 기술이 곧 원격탐사 기술이다. 사진기와 같은 촬영장치와 촬영장치가 잡은 영상에서 여러 가지를 판독하는 전산기(computer)들로 구성된 원격탐사 시스템(system)들이 바로 사람의 눈 대신 보고 무엇인가를 판단하거나 어떤 특성을 가졌는지를 알아내 주고 있다.
(A) | |
(B) |
|
현재 개발되어 있는 원격탐사시스템의 눈(eye)인 감지기(센서: sensor)로는 사람이 볼 수 있는 가시광선(可視光線)뿐 아니라, 눈으로 감지할 수 없는 자외선, 적외선, 단파와 장파 등 거의 모든 파장대역의 전자파 및 음파, 초음파, 중력파 등이 목표물에서 나오는 것을 감지할 수가 있다. 그러므로 원격탐사 시스템으로는 눈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은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사물의 여러 가지 특성을 밝혀낼 수 있다. 더욱이 원격탐사 센서를 비행기나 우주선에 실어서 지구상의 환경과 우주공간에 떠있는 별들을 관측함으로써 넓은 지역 또는 지구 전체의 상황이나 굉장히 먼 거리에 있는 별 세계의 상황까지 조사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환경탐사에 이용될 수 있는 원격탐사 기술은 무엇이며, 이 기술이 지금까지 어떻게 활용되고 있고 또 전망이 어떤지를 살펴보겠다.
사람은 눈으로 여러 가지를 보고 알아낼 수 있다. 그러나 갓난애가 태어날 때부터 사물을 보고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되풀이하여 보고, 듣고, 부모와 이웃 사람, 그리고 선생님들로부터 듣거나, 배우고, 또 책에서 읽으며 판단력을 키워나간다. 이와 같이 사람은 눈으로 같은 것을 보더라도 그것으로부터 알아내는 것이 나이가 들수록 많아지는데, 그 이유는 성장하면서 많이 배우고 연구하며 경험을 쌓은 사람일수록 그동안 보고 듣고 배운 것들을 두뇌 속에 기억해 두었다가, 그것을 보는 순간 관련된 여러 가지 기억들을 두뇌 속에서 되새기면서 비교분석하고 정리해서 생각으로 나타내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많이 아는 사람을 지식(知識)이 많은 사람이라고 한다. 지식이 많은 사람은 한 가지를 보더라도 지식이 적은 사람보다 여러 가지를 더 많이 또는 더 깊이 알아내게 된다. 또 머리(두뇌)가 좋은 사람은 머리가 나쁜 사람보다 더 많이 알아낼 수 있기도 하다.
원격탐사 시스템도 눈과 두뇌처럼 센서로 촬영하거나 센서에 잡힌 영상(映像: image)에서 목표물의 여러 가지 상황을 알아낼 수 있는데, 이렇게 알아내는 것을 판독(判讀: recognition)이라고 한다.
원격탐사 시스템에 의한 목표물 판독의 정도는 그 시스템 속에 내장되어 있는 소프트웨어(software)의 종류와 질(質)에 따라 다르다. 그러므로 한 가지 목표물의 판독결과도 원격탐사 시스템 소프트웨어의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千差萬別)일 수 있으나, 같은 원격탐사 시스템으로 같은 목표물을 판독할 경우에는 똑같은 결과만 얻을 수 있으며 사람의 참여를 적게 하면서도 많은 양의 일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바로 원격탐사 시스템 소프트웨어가 사람의 머리 속에 있는 지식과 비슷하다. 사람이 부모의 유전인자를 물려받고 태어나서 사회환경에 따라 머리에 여러 가지 다른 지식을 갖게 되듯이, 원격탐사 시스템도 여러 사람의 종합된 지혜와 기술로 만들어지며, 이 시스템이 동작하게끔 사람이 만든 컴퓨터의 프로그램(program) 등 소프트웨어를 원격탐사 시스템에 넣음으로써 판독이라는 일을 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원격탐사 시스템 소프트웨어도 만든 사람의 지식 정도에 따라 판독할 수 있는 정도가 다르게 되며, 시스템이 같더라도 소프트웨어가 다르면 판독의 정도나 내용이 아주 다를 수 있다. 또한 사람의 머리 좋고 나쁨에 따라서 지식을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듯이, 원격탐사 시스템의 종류에 따라 소프트웨어를 내장하여 판독하는 능력도 다르게 되는 것이 예사이다.
특히 사람의 눈으로 할 수 있는 일에 유의할 점은 밝은 곳에서만 눈의 기능을 다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람의 시력(視力)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빛이라는 가시광선(可視光線)에서만 눈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가시광선은 파장이 0.4㎛(마이크로미터: micrometer, 10-6m)인 보라빛에서 0.7㎛의 붉은 빛의 범위인데, 이 빛들의 색은 하늘에 나타나는 무지개의 색들 그대로이다(그림 101).
그러므로 가시광선이 있는 밝은 곳에서는 이 색들에 의해 나타나는 어떠한 물체의 형태나 움직임, 특성들을 눈으로 분간할 수 있다. 사진기나 비디오카메라(video camera) 등의 특수 원격탐사 센서 부착장치로 촬영된 사진이나 비디오 영상들은 가시광 색상들로 보이게 되어 있으므로 눈으로 판독할 수 있는 원격탐사의 중간 결과물(product)이다. 사진이나 비디오 영상들은 이것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장비나 장비를 조작하는 사람의 기술수준과 노력의 정도에 따라 질적인 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진과 비디오 영상을 눈으로 판독하는 과정을 포함한 원격탐사 기법에는 많은 자료를 잘 훈련된 전문가의 눈으로 종합하여 분석할 수 있는 반면에, 전문가의 개인적인 의견이 판독결과에 많이 들어가므로 객관적으로 일관된 결론이 나오지 않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또 눈으로 판독하는 사진이나 영상들은 대부분 가시광선에 민감한 원격탐사 센서에 의해서 얻어진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태양 빛이 있는 곳에서 촬영하게 된다. 그러므로 태양 빛이 없는 밤에는 촬영이 불가능하나 아주 짧은 거리에 있는 좁은 지역에 대한 사진은 조명등을 사용하여 촬영하는 원격탐사인 경우도 극소수 있기는 하다.
가시광선 센서에 의해 얻어진 사진이나 영상들은 우리가 늘 보는 자연환경의 것과 유사한 정경이므로 판독하는데 상식적인 지식으로 충분할 경우도 많으며 이 분야 전문지식이 많으면 더 좋은 판독결과를 얻게 된 것이다. 그러나 적외선이나 초단파(microwave)등을 사용하는 특수 원격탐사 센서를 통해서 얻어지는 영상이나 사진은 그것이 비록 가시광의 색상으로 재현되어 눈으로 볼 수 있다 하여도 사람이 일상 생활에서 눈으로 직접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하는 영역의 것이므로 이들은 판독하는 데는 새로운 지식의 축적이 필요하다.
비(非)가시광선의 영상이나 사진판독기술을 탐구하는 것을 박쥐와 비유한다면 사람이 박쥐의 눈과 귀를 빛 대신 초음파를 발사하면서 컴컴한 동굴 속을 탐험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것과 같은 셈이다. 마치 사람이 전혀 보지 못하는 환상의 동굴을 더듬으며 탐색해 나가는 꼴이 비가시광선 영상 판독기술을 습득하는 과정에 비견될 것이다. 따라서 이 분야는 첨단과학기술 발전과 더불어 최근에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지만 연구되어야 할 부분이 아직도 산더미처럼 쌓인 전문분야이다.
사람의 눈으로는 가시광선에 의해 나타나는 사물의 영상을 볼 수 있는데, 이 가시광선은 파장이 영(0)에서 무한대(∞)에 걸쳐 존재하는 전자파의 극히 좁은 한 영역인 0.4㎛에서 0.7㎛ 범위의 광파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그림 101). 모든 사물은 크건 작건 간에 다소의 양이긴 하지만 다른 파장대의 전자파를 복사하거나 받은 전자파를 산란 또는 흡수시키므로 이들을 감지하면 어떤 목표물이라도 주변의 것과 다른 특징을 구분하여 그 특성을 원리적으로는 알아낼 수가 있다(그림 101). 가시광선이 아닌 영역의 파장대에서 원격탐사 시스템 센서에 의해 감지된 영상을 판독하는 일은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경험해 보지 못하는 일이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이들 영상의 판독기술을 습득하여야만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전자파 외에도 원격탐사 센서에 사용될 수 있는 매체로는 음파(초음파 포함), 중력파(重力波: gravity wave), 지진파(地震波: seismic wave)등이 있는데, 이들 자료를 분석하여 목표물의 특성을 알아낼 때에는 영상판독이라고 안 쓰고 주로 자료 "해독(解讀)"이라고 일컫고 있다. 초음파는 의료진단에 많이 쓰이고 있으며, 지진파는 지질탐사에 많이 이용되고 있는데, 이 분야도 최근 컴퓨터와 같은 첨단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힘입어 눈부시게 발전되고 있다.
이와 같이 원격탐사란 사람의 눈으로 알아내는 조사방법은 물론이고 사람의 눈이 할 수 있는 영역 밖의 새로운 방법으로 우리가 조사하고자 하는 목표물의 특성을 알아낼 수 있는 새로운 탐사기술 분야이다. 중요한 점은 사람의 눈 대신 원격탐사 센서에 포착된 목표물의 특징들을 사람의 지식대신 기계(즉, 전산처리기 등)가 해독하여 사람이 곧바로 알 수 있거나 기계의 다른 단계로 전달하여 쓰일 수 있는 유용한 정보를 만들어 내는 것이 원격탐사이다. 예를 들면 인공위성 영상자료를 받아서 전산 처리하여 산림의 황폐정도를 알려고 할 때, 전산기에 입력된 자료에서 정상적인 산림과 황폐된 산림을 구분하고 황폐정도를 알아내는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개발되어 있어야 하며, 이 소프트웨어에는 전산언어로 황폐정도를 산출하는 논리(logic)가 세워져야 한다. 전산기는 입력된 자료의 숫자만을 알기 때문에 숫자로 된 산림의 영상자료가 무엇을 의미하고 숫자의 크고 작음이 산림의 황폐정도를 어떻게 알려 주는지를 연구하면서 축적된 지식을 소프트웨어로 변환시켜야만 원격탐사 시스템 안에 있는 전산기와 위성 영상자료에서 산림의 황폐에 관한 정보를 만들어낼 것이다.
따라서 원격탐사를 하는데 사용하는 원격탐사 시스템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들도 여러 단계에 걸친 여러 가지 많은 프로그램이 필요하며, 탐사목적과 내용에 따라서도 다른 분석방법을 가지고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들을 이용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전될수록 사람들의 요구도 다양하여 그때마다 원격탐사 자료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도 요구사항에 맞추어서 고칠 수 있는 높은 응용성이 바람직하다.
지구는 우주 안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별 중 사람이 살기에 가장 알맞은 환경을 갖춘 단 하나뿐인 별이다. 우리 인간이 쉼 쉴 수 있는 공기가 있고, 마실 수 있는 물이 있고, 먹을 수 있는 갖가지 식량자원이 쉴새 없이 자랄 수 있는 곳이 지구이다. 지구에는 더위와 추위, 비, 바람을 피하여 안락한 생활을 하도록 집과 촌락을 만들 수 있는 자연자원이 풍부하다. 이렇게 사람에게 없어서 안 될 환경과 온갖 자원을 갖춘 다른 행성이 우주 어느 곳에서도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그런데 자연 환경은 그대로 가만히 있지 않으며, 밤과 낮, 그리고 계절에 따라 쉬지 않고 변하고 있다. 이 변화가 사람들의 안락한 서식환경을 위해서 괜찮은 것인지? 아니면 언젠가는 위협이 될 것인지? 사람의 유일한 거처지인 지구, 특히 우리 주변의 환경을 좋은 그대로 지키기 위해서는 항상 살펴보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림 102> : 사람이 살 수 있는 단 하나뿐인 행성 지구의 환경보전을 위한 감시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자연환경을 어떻게 감시하고 좋게 보전해야 하는가? 가령 우리는 눈으로 직접 보며 주변환경을 감시할 수도 있다. 또 자동차나 비행기 등으로 돌아보며 여러 가지 측정자료를 분석하면서 환경변화를 감시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미세한 변화든가 광활한 대륙이나 대양의 끊임없는 변화를 체계적으로 조사 분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부만을 보고 전체를 판단하려 한다면 그것은 장님이 코끼리의 다리만을 만져보고 코끼리가 무엇인가를 설명하려는 것과 같이 잘못된 판단이 나올 수 있다.
지상 수백∼수천km의 높이에서 지구 주위를 맴돌고 있는 인공위성에 실려있는 원격탐사 센서는 지구표면의 넓은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포착하여 일목요연하게 사진과 같은 영상으로 분석해 보면서 감시하는데 가장 적절하다(그림 103). 현대 과학의 첨단기술로 만들어진 고도의 정밀기계의 집합체인 인공위성과 그 안에 들어있는 센서 장비들을 동작시키고 측정자료를 지상으로 보내어 받아 처리하는 과정을 거치는 인공위성 원격탐사 기법으로 전 지구의 환경을 감시하는 노력은 선진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그림 103> : 운행중인 지구환경 관측 위성(바깥쪽의 정지궤도위성 이름 밑에는 적도상 위치를 표시함)
지상환경의 변화 조사
옛적부터 지도는 우리들이 살고 있는 지방이나 그 이웃 지역과 주변 나라들에 대한 여러 가지 풍물을 기록해 두는 좋은 자료이다. 여러 지점간의 거리라든가 강과 산, 촌락 등의 위치와 해안선의 모양 등을 그려두고 촌락이 커진다던가 새로운 길이 만들어질 때마다 새 지도의 필요성이 생기고, 측량에서부터 인쇄에 들어갈 때가지 여러 단계의 절차를 거쳐서 지도가 세상에 나온다. 이와 같이 지도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의 특수한 환경을 압축하여 기록해 놓은 자료이며, 옛 지도와 현재의 지도들을 비교하여 오늘의 환경이 그간 얼마나 변했는지를 알아내는데 기본적인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지도제작도 최근에는 첨단화되어 사진기와 비행기의 출현을 계기로 항공측량을 통해서 지도가 제작되는 것이 보편화되었고, 오늘날에 인공위성 영상과 컴퓨터의 합작으로 자동지도제작이 가능하게 되었다. 특히 일반 지도에는 지형의 동서방향 위치와 해면높이를 나타내는 등고선이 있는데 이들을 정밀하게 그리는 작업도 점차 자동화되는 첨단기술로 발전되어 가고 있다.
<그림 104>는 현지 측량이 어려운 강 하구의 조간대(潮干帶)인 토사매립으로 빠른 속도로 확장되어 가는 현상을 자원탐사 위성인 Landsat의 세 차례 영상을 분석함으로써 확인시켜 주고 있다. 이 영상에 나타난 지역은 금강하구인 군산 앞 해안지역인데 갯벌로서 측량기를 갖고 다니기 힘들고 현지측량에 위험이 수반되는 곳이나 여러 차례의 인공위성 영상을 활용함으로써 해안선 변화에 대한 지도작성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항공사진이나 인공위성 영상자료들을 최신의 영상분석기로 처리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여러 가지 환경자원에 관한 유용한 지도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가장 일찍이 항공사진을 활용하기 시작된 분야가 토지이용도 작성이며, 국가나 지방자치 단체의 토지 이용도는 국가정책 결정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토지 이용도에서 점검되는 변화는 곧 지역환경의 변화이므로 그 변화의 영향은 여러 면으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산지나 농경지가 개발되어 주택지로 되거나 공업 또는 상업지구로 될 때 그 하류지역의 하천범람 위험도가 높아지고 주변의 환경오염이 더욱 심해지고 있음을 흔히 목격한다. 따라서 도시나 산업지역의 개발은 점진적이면서도 종합적인 평가를 하면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
도시개발에 따른 환경변화 감시를 위성자료를 이용해서 철저하게 수행한 사례가 <그림 105>에 제시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교외 북쪽의 신 주거구역의 두 Landsat 영상자료(1985년 9월 21일자와 1988년 10월 15일자)에서 토지이용변화 패턴(pattern)을 영상분석기로 비교 분석하여 그간의 새로이 개발된 지역의 양상이 낱낱이 확인될 수 있었다.
|
|
|
소규모의 자연환경 변화는 토지이용도 패턴의 변화에서 조사될 수 있으나 광역의 환경변화를 객관적으로 비교하는 데는 지수가 있어야 한다. 지상의 모든 동물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적 요소의 하나가 식물이다. 일정 단위면적에서 생장하고 있는 식물의 총 중량 즉 바이오매스(biomass)는 그 토지의 식생능력이기도 하고, 육상동물을 서식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나타내기도 한다. 초지나 농경지에서는 바이오매스를 쉽게 측정할 수 있으나 나무와 같은 거대한 줄거리가 있는 산림지역 등에서는 측정에 애로가 있다. 따라서 인공위성에서처럼 넓은 대륙식생능력의 분포를 조사하는데는 보다 객관적인 지수가 아니면 각기 다른 식물의 생장조건에서 식생분포를 비교하는 의미가 없게 된다. 이런 이유로 원격탐사에서는 바이오매스에 비례하는 단위 없는 지수로서 다중스펙트럼 자료 중에 근 적외선 파장의 반사광 값과 적색파장의 반사광 값과의 차와 합의 비율로 나타내는 식생지수(Vegitation Index : V I)가 고안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다.
|
|
|
특히 자원탐사 위성이나 기상 위성자료에서 산출되는 V I 수치로 영상화면을 작성하게 되면 넓은 지역에 대한 식물 서식능력의 분포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고, V I 값으로 계절적 변화를 조사함으로써 식물의 종류 분포, 산림의 황폐현황, 초지의 사막화 경향 등을 탐지할 수 있다. <그림 106>은 미국의 극궤도 기상위성 NOAA의 자료를 활용해서 만든 V I 값 분포도인데, V I 값의 계절적 변화를 지방별 또는 세계적 관점에서 비교해 볼 수 있다. 이 자료를 이용하여 전세계적인 식생분포도를 만들고 사막화의 변화추세 등을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NOAA자료로는 지상분해력이 1.1km 이어서 좁은 지역의 살림벌채현장이나 병충해 피해지점을 확인하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 프랑스의 자원탐사 위성인 SPOT이나 미국의 Landsat 영상자료는 10m∼30m의 지상 분해능을 갖고 있으며 산림이나 수질의 변화 등에 민감한 파장대의 것이어서 산림의 벌채 또는 병충해지역을 확인하고 면적 등을 세밀하게 계산할 수도 있다. <그림 107>의 위 사진은 브라질의 아마존강 밀림지대에서 벌채로 인한 산림 폐허지역이 SPOT 영상자료 분석으로 확인된 경우의 예이다.
| ||
(A) 1986년 7월 15일자 영상 | (B) 1989년 7월 22일자 영상 | (C) 두 영상자료 값의 차이로 만들어진 영상 (빨간색부분이 벌채지역임) |
지금 지구의 곳곳에서는 이와 같이 산간 오지에서 벌채와 병충해 등으로 산림이 황폐되어 가는 곳이 있으며 특히 가난한 저개발국에서는 산림을 개간하여 지역사회를 발전시키겠다는 계획과, 산림보호로 지구의 자연환경을 보전시키려는 운동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위적 자연파괴 현상은 그 이유가 어떠한 것이건 간에 감시 받아야 마땅하며 적절한 대처로 그 영향을 최소화하지 않으면 언젠가 자연의 피해를 우리 인간이 스스로 감수하게 될 것이다.
지구상의 식생분포의 변화추세로 가장 큰 관심을 끌게되는 것이 곧 적도 기아대(Hunger Belt)라고 일컫는 사막지대의 이동이다. 적도 지방의 사막화가 가속적으로 넓어지는 것은 세계 각처에서의 열대림의 폐허나 산업화로 인한 대기중 탄산가스 농도 증가와 무관하지 않은 것도 명심해서 살펴야할 사항이다. 탄산가스는 대기 중에서 온실 기체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탄산가스의 증가가 곧 지구 온난화로 귀결된다. 지구 온난화가 문제가 되는 것은 이로 인해 북극과 남극의 빙산이 녹을 때 염려되는 해수면의 상승이다. 평균 해수면이 단 1∼2m 상승하더라도 전세계의 해안지대에 엄청난 환경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북극과 남극에 쌓인 얼음 층의 변화는 여러 기상위성과 실험위성 또는 우주왕복선 등에 의해 계속 감시되고 있다.
물은 사람을 비롯한 온갖 생물의 서식환경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며, 수자원의 적절한 관리는 사람들의 주거지가 집단화되면서 늘 문제점이 되어 왔다. "산과 물을 잘 다스리면 나라를 잘 다스리는 지도자"라고 예부터 내려오는 격언에도 있듯이 자연환경을 잘 보전하면서 좋은 수질의 충분한 물을 필요할 때 적절히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라 다스리는 사람들이 해야할 숙제이다.
사람들의 집단화가 커질수록 많은 산지가 개발됨으로써 급류성 하천 유량이 늘어나고 생활용수와 폐수가 흘러갈 수로를 더 크게 만들어야 하므로 이에 따른 환경의 변화가 일어나게 마련이다. 물이 흐르는 강이거나 고여있는 호수의 주변환경은 수자원의 원천지로 방대한 하천유역을 감시·관리하는데 원격탐사 자료가 반드시 필요하게 된다. 최근에는 항공사진과 함께 인공위성에서 나오는 영상자료를 입력시켜 컴퓨터에 의해 처리되도록 하고 강물의 수위 등을 예측하는 시스템들이 이용되고 있다. 또한 강우량 분포를 실시간 감시하는 레이더 강우계 자료와 하천유역 자료를 입력시켜 강의 수위를 실시간 예보하는 방법도 곧 실용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그림 108). 문제는 레이더에 포착되는 신호자료를 정확한 강우량으로 산출하는 방법이 충분히 개발되어 있지 못하고, 강우량이 정확하더라도 지면의 형태에 따라 하천에 흘러 들어오는 유출량을 정확히 계산하는 연구가 크게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첨단과학기술과 초고속 전산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하천의 실시간 수위예보기술도 급진전되리라 믿어진다.
사람이 안락한 생활근거지를 갖기 위해서는 생활용수의 양적 확보와 더불어 질적 향상은 물론이고 수자원의 원천인 자연환경의 보전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우리 나라에서와 같이 한 계절에 집중 호우가 많고 그에 따른 수재가 막대한 곳에서는 댐을 쌓고 제방을 축조하는 등, 수재를 줄이려는 많은 노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종 수해의 크기가 줄지 않는 이유는 이러한 새로운 구조물의 건설과정에서 자연환경의 보전측면을 과소평가하고 개발을 통한 자연훼손을 적절히 방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A : 레이다 영상의 시간별 변화
B : 레이다 강우량 분포
하천의 수질오염은 사람들의 생활용수 문제와 직결되므로 도시주변의 각종 산업체가 집중되는 하천유역에는 집중적인 감시와 관리체제를 갖추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통상적인 현장 관측 위주의 감시체제만으로는 오염원의 조사가 만족스럽게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측정망 설치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므로 부족한 측정망 자료의 보완방안으로서 항공기나 인공위성 자료를 활용한 수질오염 분포의 광역조사가 종종 수행되고 있다. 아직 이 분야의 기술발전이 크게 진척되지 못해 많이 활용되고 있지는 않으나 탁도, 클로로필 농도 등 제한된 성분의 표층 수면 분표조사 등에서도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그림 109>는 자원원격탐사 위성인 Landsat 영상자료를 분석하여 서울의 수원지인 팔당호의 호수 표면 층에서 부유물에 의해 반사되는 태양광의 세기에 따른 영상화면이다.
Landsat에는 7개의 파장대(band) 센서자료가 있는데, 이중 2와 3 band(각각 0.56㎛, 0.66㎛)의 것은 탁도와 클로로필 농도에 민감한 상관 관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분석결과 판명되고 있다. 이 그림에 나타난 자료는 1991년 10월 22일에 촬영한 것으로 이 화면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인공 위성 촬영에서부터 첨단장비들이 동원되어 최신 기술로 분석되었다. 이 분석결과를 활용하는데 주의할 점은 분포도에 나타난 값들이 호수의 표면층 수 cm 또는 수 m 깊이(파장별 skin depth)에 해당하는 물의 오염성분이고, 측정당시 물위에 떠 있던 나무 잎 조각이니 꽃가루, 빈깡통 등에 의하여 위성자료에 영향을 준 값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채수해서 실측한 물만의 오염성분 값과는 다소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또한 위성 자료는 한 점에서의 오염성분이 아니라 위성의 지상 해상력에 해당하는 120m의 폭을 갖는 원이나 타원체의 면적 안의 평균값이고 현장측정자료는 채수 지점에서만의 값인 점이 다르다. 이들 환경탐사 위성들은 주기적으로 같은 지역을 통과하면서 영상촬영을 하므로 구름이나 안개 등에 의해 가려지지 않은 날을 제외하고는 반복해서 자료를 받아 분석함으로써 값싸고 쉽게 호수오염의 변화 현상을 감시하는데 이용할 수 있다.
인공위성 자료 이용에도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것은 지상목표를 촬영당시의 대기중의 구름, 안개, 수증기, 먼지 등의 영향으로 변질된 값의 보정이다. 대기영향의 보정방법에는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대기변화가 넓은 범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하나 하나를 분리하여 보정하는 문제라든가 현장실험의 애로를 극복하는 문제 등 연구되어야 할 부분이 아직도 많다.
지구 표면의 2/3가 바다이고, 바다는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자원을 헤아릴 수 없이 많이 갖고 있다. 그러므로 이 넓은 바다 즉 해양(海洋)에서의 변화가 비록 조그마한 것이라도 인류의 생활에는 큰 변혁요인이 될 뿐만 아니라 지구를 덮고 있는 대기층과 지상의 환경에 대단히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런데도 해양환경에 관한 우리의 지식은 매우 제한되고 있으며, 이를 파악하는데 필요한 현장자료의 측정과 수집에도 어려움이 많다.
최근 인공위성에 의한 첨단관측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바다속과 해수면 위의 현상에 관한 많은 자료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중에도 대표적인 것이 해수의 표층(해수면) 온도 측정이다. 모든 물체는 온도에 비례하는 복사 에너지를 방출하기 때문에 이 에너지를 측정하면 그 물체의 온도를 알 수 있으므로 해수면에서 나오는 전자파를 인공위성 센서로 받아서 해수표면층 온도 자료를 계산하는데 이용하고 있다. 특히 전자파의 일부분인 빛(光線)가운데 붉은 색보다 긴 파장을 가진 적외선 중 파장이 10∼12㎛ 범위의 광선인 열적외선은 물체표면 온도에 비례하는 에너지를 방출하므로 각종 환경위성에는 열적외선 센서 장비를 갖추게 해서 해수면은 물론이고 지표면 온도자료를 얻고 있다. 이 자료를 지상에서 수신하여 영상처리를 하면 위성 촬영 순간의 해수면이나 지표면 온도분포를 얻게 된다. 이렇게 얻은 해수면 온도 분포도는 수산업이나 각종 해양활동에 중요한 자료가 될 뿐 아니라 해양환경연구와 컴퓨터에 의한 일기 예보의 입력자료로서 귀중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림 110>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시스템공학연구소 원격탐사 연구팀에서 1987년 11월 30일 오전10시의 Landsat자료를 처리하여 작성한 고리 원자력 발전소 인근해안의 해수면온도 분포도이다. 오른쪽의 색상은 위성자료의 수치(DN)를 각기 달리 나타냈으며 그 아래 해당온도 환산표를 명시했다. 왼쪽의 그림들은 당시 두 시간 이상 부산 수산대학 시료 채취선으로 현장측정자료 취득지점의 위치와 두 자료간의 상관관계를 표시해 놓았다. 그러한 자료는 원자력발전소와 같이 방대한 양의 뜨거운 냉각수를 인근 바다에 방출할 경우 이로 인한 온배수 확산이 주변어장이나 근해에 미치는 환경영향을 평가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자료이다.
표층수온(SST) 실측지점 |
|
위성자료의 값(DN) |
전세계 해수면 온도자료를 매일 산출할 수 있게 하는 주요 인공위성은 극궤도를 돌고 있는 미국의 NOAA 계열 기상 위성이다. NOAA 위성에는 AVHRR(Advanced Very High Resolution Radiometer)라는 고도의 정밀도를 가진 센서가 있어서 이 중에 두 파장대의 열적외선 자료가 나오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기상청 등 여러 기관에서 이 자료를 직접 수신하는 시설을 갖추고 있고, 국립수산진흥원에서는 한국 근해의 해수면온도 분포도를 위성자료에서 작성하여 필요한 기관이나 어선에 매일 배포하고 있다. <그림 111>은 1990년 11월 13일의 NOAA위성 자료를 분석하여 작성한 것으로 한국 근해에서 해류의 현황파악과 해양환경 변화조사에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 이 분포도에서 일본 열도부근에서는 구름으로 인한 해수면온도 분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는데, 이처럼 구름이 낀 곳의 해수면온도를 구하지 못하는 점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인공위성의 열적외선 센서자료를 분석하면 해수나 호수의 표층수온 뿐 아니라 지표면의 온도분포도 탐지할 수 있다. 단지 물이나 사막과 같이 지상구조물이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열적외선으로 측정한 지표면의 온도자료는 정확히 온도를 나타내는 대상목표물이 무엇인지를 지칭하기 힘들다. 그 이유는 지면을 이루고 있는 흙과 그 위에 있는 풀, 나무 등과 각종 건물과 같은 구조물이 있고 그에 따른 그림자 부분이 있기 때문에 어느 부분의 온도라고 구분해서 말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상예보를 위한 수치 모델 등에는 이들 자료가 없어서는 안되며, 높은 산과 골짜기 그리고 평원 등을 구분할 수 있는 자료가 되고, 월평균 지표면 온도자료는 지역기후 분석에 크게 도움이 된다.
<그림 112>는 NOAA 위성자료에서 산출된 1978년 6월의 전세계 지표면 온도의 낮과 밤 값 그리고 일교차 분포도이다. 이 자료는 지구 기후변화 연구뿐만 아니라 엘니뇨(El Nino)현상과 같은 특수현상을 연구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엘니뇨란 남아메리카 에콰도르나 페루 북부 부근의 바다에서 성탄절 무렵 따뜻한 물이 나타나는 것을 이곳 주민들이 부르던 말이다. 이 지역평균 해수 온도가 평년 값보다 1∼2℃만큼 높게 나타나도<그림 113> 이 현상이 동부 적도 태평양이나 중부 태평양에까지 넓어져 오래 지속되는 해에는 그 후 일 년여 동안 세계 각처에서 기상이변에 의한 혹심한 한발이나 홍수의 재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같은 거대한 규모의 환경변화 사실은 기상위성에 의한 해수온도 자료가 산출되기 시작한 1970년대 초부터 조사할 수 있었다.
바다에는 해양생물이 어디에나 무진장하게 많은 줄로 생각할 수 있으나, 바다도 육지의 생물분포와 같이 환경조건에 따라 천차만별의 생물분포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어군의 서식처는 환경변화에 예민하여 좋은 환경을 따라 많은 어군이 이동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많은 어군이 살기 위해서는 첫째 해양생물 먹이사슬의 기본이 되는 플랑크톤이 많아야 한다. 그러므로 해양에서의 플랑크톤 농도는 해양(생물)의 생산력을 가늠하는 척도라고 볼 수 있다. 바다 플랑크톤의 수중 농도는 특수한 파장대에서 태양광의 반사율로 측정이 가능하므로 이 특정 파장대의 센서를 갖춘 CZCS(Coastal Zone Color Scanner) 시스템을 인공위성에 탑재하여 해양의 생산력 분포를 조사하고 있다. <그림 114>는 해양 플랑크톤의 연평균 분포량을 Nimbus-7 실험위성 자료분석을 통해서 얻은 것이며, 전 세계해양생산력(Global Marine Productivity)을 나타내는 지도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어군은 플랑크톤의 농도와 해수온도의 변화에 따라 이동하므로 이 자료는 수산업에 매우 중요한 것이다.
해양환경의 변화는 대체로 규모가 크고 느린 속도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종래의 조사방법만으로는 잘 규명되지 않고 있다. 오키나와 근해 바다 밑에는 수만년에 걸쳐 자라온 산호초의 대초원이 형성되고 있었는데, 이곳 산호초들은 최근 갑작스럽게 부러지며 볼품없는 폐허지역같이 산호초원의 모습이 허물어지고 있음이 수중 근적외선 촬영사진으로 확인되었다<그림 115>. 그 이유는 최근의 해양오염과 토사유입 등으로 인해 바다 밑에 번성하기 시작한 넓적 불가사리들이 산호의 골격을 부스러뜨리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곳 산호초도 바다 밑바닥에 서식하는 어군들의 피난처 역할을 하여 왔었으나 이제는 극소수의 어류를 제외하고는 이 곳에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인공위성 센서로 잡은 대규모 해양오염의 사례는 쿠웨이트 항만에 있는 급유관이 이라크와의 전쟁시 파손되어 원유가 새어나왔을 때의 자료인에 항만 밖으로 새어나온 원유 찌꺼기들이 페르시아만 전역으로 번져나가는 것이 여러 인공위성 자료에 의해 분석되었다. 그 중 하나인 미국의 기상 위성 NOAA의 AVHRR라도 고정밀도 센서에 의한 1991년 1월 26일자의 영상자료(그림 116)에서 부유 오염물이 멀리 반대편 해안까지 번지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해양오염은 수년에 걸쳐 이 지역의 해양생태계를 바꾸어 놓을 것이며 용수와 수산업에도 막대한 피해를 줄 것이다.
사람이나 모든 생물은 숨쉬어도 될 만큼의 맑은 공기 없이는 단 몇 분을 제대로 살아있지 못한다. 그만큼 공기가 사람의 삶에 절대 필요한 줄 알면서도 깨끗한 공기의 고마움에 눈 돌리지 못하고 그 동안 지내왔다. 겨우 근래에 와서 대기오염이 각종 환경파괴와 그 영향권에 사는 사람들의 건강에 해로움이 알려지면서부터 맑은 공기를 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 주변의 산업단지에서 그간 뿜어낸 많은 연기가 인근의 산림과 농산물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고 지역주민들의 건강에도 해를 끼치고 있음이 날로 생생하게 밝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 비행기, 농약 살포 등으로 인한 광범위한 대기오염은 지역적인 오염현상에서 국경선을 넘는 전 지구적인 환경문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세계의 공통 관심사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991년 걸프만에서의 전쟁으로 쿠웨이트 유전 600여개가 불타면서 내뿜은 오염연기의 재는 히말라야 산등성이와 태평양 한복판에 있는 하와이섬 마우나로아(Mauna Loa)산 관측소에까지 날아가 떨어진 것이 확인되었다. <그림 117>에서 이때 사용된 첨단 기술 전쟁의 핵심 장비였던 GPS(Global Postitioning System)이라는 "인공위성자료 수신에 의한 위치제보장비"와 유전들이 불타는 Landsat 인공위성 사진을 아이러닉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GPS 수신기들에는 손바닥만한 소형이므로 등산객도 사용할 수 있는 크기이며 기타 여러 가지 크기의 것이 있는데, 원격탐사 자료해석을 위해서 지상관측점들의 위치를 정밀하게 확인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는 최신의 첨단기술장비이다. 앞으로 지구환경에 대한 자료조사시 조사점의 위치, 즉 위도, 경도 및 해발 고도 등의 자료를 명확히 측정하는데 거의 필수장비로 쓰이게 되리라 믿어진다. 이 때의 인공위성 영상자료 분석으로 불타는 유전의 연기가 수백km에 이르는 거리까지의 하늘을 덮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 116> : 극궤도 기상위성 NOAA의 AVHRR영상(1991년 1월 26일) 자료 분석으로 쿠웨이트 급유관 파괴로 인한 해양오염이 페르시아만 전역으로 퍼지고 있음을 확인
지구 대기의 변화 중 최근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오존층의 파괴문제는 미국의 Nimbus라는 실험위성 자료분석결과 확인된 남극 상공의 오존층 구멍(Ozone Hole)으로 인해 세계환경전문가들간에 떠들썩하게 되었다.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공기층 내의 오존(O3)은 대류권위에 있는 성층권에 주로 많이 있는데, 오존층 구멍이 나타났다는 남극 상공에는 다른 곳보다 오존층 총량이 가장 적게 분포된 지역을 등치선으로 이어보면, 원 모양의 엷은 층을 이루어 마치 구멍(Hole)처럼 보인다.
오존층은 태양에서 내려쪼이는 빛 중에 자외선을 대부분 흡수하거나 산란시켜, 지상 생물이 자외선에 의해 피해 받는 것을 막아주는 보호막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남극 상공에 있는 오존층 구멍과 같은 엷은 오존층이 사람이 많이 거주하는 저위도 지방으로 옮겨오거나 생긴다면 지상의 많은 생물이 피해를 입고 생태계에 큰 변화가 오리라는 피해의식 때문에 오존층 보호운동을 전개하는 환경론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인공위성 자료분석결과(그림 118)에 의하면 남극상공에서 1989년 10월의 오존층 총량은 1979년 10월에 비해 약 반으로 줄었으며, 이 값은 주변 저위도 상공에서의 오존층 총량의 반도 못되는 심각한 상태였다. 이 구멍에서의 오존층 총량은 약간의 주기적인 변화경향을 갖고 있어 어떤 해는 많아지기도 하는데 더 심각한 현상이 나타났다(1991년 9월)는 최근의 위성관측 자료를 미 국립 해양기상청에서 발표한 바 있다. 오존층의 파괴는 분무기 등에서 쓰이는 "에로졸(aerosol)"과 요즈음에 급격히 많이 사용하고 있는 각종 냉동기의 냉매제인 프레온(freon)가스가 주범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존층 파괴의 추세를 감소시키자는 선진국 환경론자들의 운동은 급기야 "몬트리올 의정서"를 만들고 각국이 이에 서명하고 프레온 사용량을 줄이자고 요구하고 있다.
대기 중 오존농도의 변화는 성층권 뿐 아니라 하층인 대류권에서도 일반 대기와 같이 역학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대기오염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낮과 밤의 생성 및 소멸율의 차이로 인해 복잡하게 일어나고 있다. 남극 오존층의 감소경향과 달리 북반구 대류권 일부 지역에서는 오존농도가 증가하는 추세가 인공위성 자료분석으로 확인되고 있다. 지표부근에서 오존농도가 높아지면 대부분의 동·식물이 피해를 입거나 생태계 변화가 예상된다. 일부 환경전문가들은 지표층의 오존 농도 증가추세가 계속될 것인지에 대해 연구하고 그에 따른 대책마련에 힘쓰고 있다.
<그림 117> : 자원탐사위성 Landsat에서 잡은 쿠웨이트 유정이 불타고 있는 모습(배경 사진)과 전쟁 당시 미군이 휴대하고 다녔던 GPS 수신기(왼쪽 아래) 및 현장촬영사진(가운데 위)
인공위성의 활용이라는 새로운 첨단기술의 발달로 환경검사수단이 다양화되고 있다. 미국의 Nimbus 위성에는 LIMS(Limb Infrared Monitoring of the Stratosphere)라는 센서장비가 실려 있는데, 이 측정장비로는 대류권 상층에서부터 성층권 상부에 이르는 층에서의 특수한 대기성분의 분포를 조사할 수 있다. <그림 119>에는 이 LIMS로 1979년 겨울에 측정된 이산화질소(NO2)와 질산(HNO3)의 대기중 농도분포를 보여주고 있다.
남극의 오존층에 구멍(오존홀)이 생기고 그 농도가 해마다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는 실험기상 위성 Nimbus-7에서 얻은 영상자료이다.
태양에서 오는 자외선을 막아주는 성층권의 오존층의 감소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프레온 기체에 의해 일어나고 대류권에서는 북반구 오존농도가 증가하여 이중으로 지구환경재해를 유발시키고 있다.
이러한 기체의 상층 대기권 농도분포 조사는 오존층 감소현상 등의 원인을 밝히는데 도움이 되고,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기체성분들이 대기 상층부에서의 분포 변화가 어떻게 일어날지를 예측하는데 좋은 자료가 된다. 이 그림에서 보여진 기체의 분포와 남극의 오존층 구멍의 변화와 어떤 관계가 있음이 짐작된다. 이와 같이 지구 대기중 오존층의 변화 한 가지를 규명하는데도 대기중의 여러 기체가 연관되어 연쇄적인 변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조사해야 되고, 그들의 일 변화, 계절변화, 경도와 위도 및 수직적인 분포구조와 관련되어서 복잡한 형태로 일어나고 있음에 비추어 사람의 슬기가 이들을 구체적으로 밝혀내기에는 아직도 충분하지 못함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그림 119> : 미국의 실험위성 Nimbus-7의 LIMS센서로 측정된 1979년 겨울 북반구 상층대기권에서 이산화질산(왼쪽)와 질소(오른쪽)의 농도 분포 : 농도는 푸른색에서 빨간색으로 갈수록 큼
지난 1991년 9월 미국 국립항공우주청(NASA)에서 발사한 상층대기연구위성(Upper Atmosphere Research Satellite : UARS)은 성층권 오존층의 변화과정을 관측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오존층 파괴의 주요 요인이 되는 기체성분들의 농도를 계속적으로 측정하고 있다. <그림 120>에 보인 UARS 측정자료는 일산화염소(CIO)가스의 농도분포인데 1992년 1월에 북극과 남극 부근 상공에 많음을 보여주고 있다.
CIO는 프레온 가스에서 분리되어 나온 기체분자로 오존을 파괴하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그림 120> : 미국이 1991년 9월에 발사한 지구의 상층대기연구위성(UARS)의 자료분석으로 얻은 일산화염소(CIO)의 1991년 9월(남극-왼쪽)과 1992년 1월(북극-오른쪽) 분포 : 빨간색 정도(0.8ppb 이상)의 CIO 농도에서는 하루 1%의 오존분자가 파괴된다.
지구의 환경변화는 대기의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대기권은 햇빛을 받아서 기온이 오르고 또한 지표면인 육지와 해양에서 나오는 복사광(radiation)의 일부를 흡수하거나 자체 복사하면서 열평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남거나 부족한 열들이 이동하는 과정을 통하여 에너지 균형을 찾아가는 끊임없는 운동을 하고 있다. 이렇게 지구 표면과 대기권 사이에 복사광을 매체로 에너지를 교환하는 것을 "지구복사수지"(Earth Radiation Budget : ERB)라고 한다.
미국은 지구복사 수지 연구를 위한 인공위성으로 ERBE를 1984년 발사하여 많은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고, 여러 기상위성에도 ERB자료 수집을 위한 센서장비를 싣도록 하여 이 분야의 연구를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그림 121>은 ERBE 위성자료 분석으로 얻게 된 1986년 1월의 복사수지(net radiation) 분포도이다. 복사수지란 복사량을 받은 것과 내보낸 것의 차이로 그림에서는 받은 것이 많으면 빨간색 쪽으로, 내보낸 것이 많으면 청색 쪽으로 채색되어 있다. 이 분포도에서 나타난 결과처럼 지구의 열평형을 이루게 하는 역할에는 구름이 영향이 큼이 실증되어 있다. 미국의 지구변화 연구 프로그램에는 구름의 역할에 관한 연구가 핵심과제의 하나이다.
지구 대기는 낮과 밤, 그리고 계절이 바뀌는 동안 끊임없이 열평형을 찾아 순환하면서, 바람을 일으키고, 비와 눈을 내리게 하며 기상재해를 일으키는 등, 환경변화의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다. 다만 자연은 웬만한 기상재해가 발생했어도 사람의 인위적인 간섭이 없을 경우 대체로 원상 복구되거나 새로운 균형상태로 돌아간다. 사람이 사는 곳에는 개발이 따르고, 산업화가 계속될수록 자연의 평형은 균형을 잃고 기상이변과 오염 등에 의한 환경재해가 증폭되게 마련인데 사람들이 이에 적절한 대응책을 제대로 만들어 놓지 못했던 역사의 증거를 많이 본다. 티그리스와 유프라데스강 유역에서 이룩했던 메소포타미아 문명도 과도한 산지개발 등으로 인해 건조한 땅으로 변하면서 사라졌고, 지금은 염해로 눈이 온 것처럼 하얗게 된 토사 위에 옛 문명의 흔적만 남겨 놓았다. 인더스 강 유역의 문명도 비슷한 환경변화로 인해 황폐되는 전철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인공위성에 의한 탐사결과를 바탕으로 해서 토사 속에 묻힌 여러 고대 문명의 발상지들이 학자들에 의해 세상에 밝혀지면서 환경변화의 위험이 얼마나 큰 규모로 일어났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림 122>는 기원 전후 1세기경에 번영했던 누란 유적지의 인공위성 사진이며 귀 모양을 하고 있는 부분이 말라버린 로프노르 호반의 바닥으로 지금은 북쪽 끝 부분 만에만 물이 조금 남아있다. 번영당시 누란은 동서교역의 핵심인 실크로드의 두 길을 따라 900km에 이른 지역을 지배했으나, 환경 변화로 호수가 마르는 사막화 현상의 계속으로 인구를 지탱 못하고 쇠퇴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현대 첨단과학기술의 산물로 발전되고 있는 원격탐사기술로 과거와 현재의 많은 환경변화 추세들이 밝혀지고 있다. 이 기술의 발전은 여러 가지 새로운 환경탐사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으며, 이 기술은 앞으로의 환경변화에 대한 감시도구로도 그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다.
앞으로 달라질지도 모를 오늘날의 환경에 대한 변화예측을 위해서는 지난 기간 동안의 변화과정을 조사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알게 모르게 "지구환경은 변하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지만 환경의 어떤 부분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가와 어떠한 주기적 요소가 있어 "얼마만큼 다시 되돌아올 수 있는 변화인가"라는 게 문제이다. 밤과 낮이나 계절의 바뀜에 따라 변하는 환경은 그 주기에 맞추어 순환되어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하기 쉬운 것도 있고, 수년, 수백, 수천 년에 걸쳐 일어나는 어떤 주기적인 변화라면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크게 문제 삼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러나 설사 주기적인 환경변화라도 사람에게 크게 새로운 방향이거나 영구히 회복되지 않을 변화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두려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환경변화를 왜 감시하는가? 그것은 환경변화로 달라질 새로운 환경에 대해 사람들이 염려스러운 점이 많기 때문이다. 지구상에 인구가 많지 않았을 무렵에는 자연환경이 그 나름대로 균형을 갖추며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갖가지 의식주를 알맞게 마련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인류문명이 발달되면서 산지가 개척되어 농경지로 만들어지고, 산림이 개간되어 길이 놓이고 공장과 집단 주거지가 대규모화되자, 그때까지 이루어졌던 자연의 평형이 흔들리고 환경오염과 기상변화에 따른 재해가 잇따르게 되었다. 많은 고대문명의 멸망은 당시 도시주민들 스스로 만든 새로운 환경이 자연 재앙(예: 사막화, 대 홍수 등)을 자초하여 일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림 123).
이제 지구에는 53억을 넘는 사람들이 떼를 지어 모여 살고 있기 때문에 지구의 환경은 편안한 날이 없을 것이다. 공장과 주택과 자동차에서 내뿜은 먼지와 유독가스는 주변의 환경을 오염시킬 뿐만 아니라 그 오염으로 인한 피해가 지구 전체의 환경에 위험을 주고 있으며, 산림의 훼손과 자연환경의 인위적이며 지나친 변형은 전에 없었던 대 홍수를 일으키거나 초지의 사막화 등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그림 123> : 고대문명의 발상지들이 기후의 변동으로 건조해지고 사막이 확대되면서 문명이 쇠퇴한 흔적을 남긴 동아프리카와 아랍 및 인도지방
자연환경 변화의 규모가 커질수록 사람들은 잘 눈치채지 못하거나 자연발생적인 것으로 책임 소재를 돌리기 쉽다. 환경의 변화가 주기적인 것이든 점진적인 것이든, 이것이 우리의 생활환경에 어떻게 관련될지 주의 깊게 감시하지 않는다면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부딪쳐서야 비로소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원격탐사 기술은 비행기나 인공위성 또는 우주선이 날으는 높은 고도에서 넓은 지역의 자연환경을 감시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수단으로서 첨단기술화 되고 있다.
환경감시를 통하여 과거와 현재의 환경현황을 비교하면 앞으로의 변화추세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예측은 대부분의 경우 외삽법에 의한 것이며 단순한 상황에서는 외삽법의 예측으로도 여러 가지 미래의 상황을 예측하여 좋은 결과를 얻은 예가 많다.
이 경우는 과거의 추세를 이끌어 온 여건이 그대로 미래에도 반복 적용된다고 가정할 수 있을 때에만 적용된다.
지난 기간의 여건이 달라지거나, 예측기간이 길어지는 많은 경우, 복잡 다양한 요인을 다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외삽법에 의한 예측이 실제 일어난 결과와 많이 빗나가거나 예상치 못한 일들로 인하여 엉뚱하게 틀리는 수도 있게 마련이다.
고대문명의 멸망은 이같은 시행착오에 의해 불가피했던 것이라 생각된다. 당시 인간의 지혜로서는 점진적으로 닥쳐오는 엄청난 자연환경의 재앙 앞에 불가항력이었을 것이다. 요즈음 지구환경의 위기를 느끼는 사람들은 다시 고대문명의 멸망과 같은 전철을 밟게 될까 염려하며, 온갖 지혜를 짜내어서 닥쳐올지 모르는 환경의 위기에 대비하려 하고 있다.
| |
A : 1991년 1월 6일 영상(전쟁 발발전) | B : 1991년 4월 28일 영상(약 650개의 유정이 불타고 있음) |
지구환경의 변화예측은 단순한 추세의 외삽이나 몇가지 주요 사항을 짜맞추어 모형화하는 방법으로 될 수 있을 만치 간단하지 않다. 그 이유는 지구의 지각은 변동하고 있으면서도 지표면과 해양과 대기 및 태양 등의 영향을 받으며 끊임없이 변해왔고, 대기 또한 이들 모든 변화요인에다 그 안에서 숨쉬며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생물권의 간섭을 끊임없이 받으며 변화의 과정을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이 지구를 덮고있는 모든 자연환경요소들은 제각기 다른 요소들과 직접, 간접의 연계를 가지며 변화하고 있는 하나의 체계(system)속의 일환으로 변화를 계속하고 있다. 이 체계를 지구체계(earth system)라 하며, 이에 관한 연구분야는 곧 지구체계과학(earth system science)이다(그림 125). 부분적으로 알려진 암석권, 해양권, 대기권, 생물권에 관한 토막 토막의 지식을 하나의 지구체계과학으로 종합함으로써, 지금까지 부분적으로 해석되고 있었던 여러 현상을 상호 연관된 현상으로 함께 이해할 수 있도록 체계화할 때 지구의 환경변화가 비로소 보다 분명하게 규명될 것이다.
이처럼 복잡한 체계하에서 일어나는 개별적 환경요소의 변화를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까? 그러나 아직은 우리에게 결정적인 예측방법이 알려지고 있지 않다. 다만 현대 첨단과학기술의 산물인 컴퓨터의 등장으로 여러 현상을 별로 간소화하지 않고도 또 많은 가설을 설정하지 않고도 현실에 가까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길이 넓어지고 있기에 많은 과학자들이 희망을 걸고 있다. 즉 많은 자료를 빠른 속도로 처리하며 여러 복잡한 계산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최신의 컴퓨터를 사용하여 과거의 현상을 재현시켜 봄으로써 미래의 현상을 예측해 나가는 전산모의실험(computer simulation)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환경 변화현상의 전산모의실험에는 많은 입력자료가 필요한데 반하여 상당한 기간후의 현상을 짧은 시간내에 예측할 수 있어야만, 장차 일어날 일에 대비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가 나올 것이다. 가령 일기예보의 경우를 살펴보면 일기예보에 필요한 수치계산을 일반 계산기로 전부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고,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지구 전체에 대한 24시간 후의 대기순환 예보를 계산하는데 중형 컴퓨터로 12시간 이상이나 걸렸다. 다행히 고속 전산기인 초고속 슈퍼컴퓨터가 최근에 개발됨으로써 계산속도는 상당히 빨라졌으나, 아직도 우리 일상생활에 필요한 상세한 일기현상을 예보하는 데는 현재의 컴퓨터도 미흡하여 성능이 더 좋은 컴퓨터가 개발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생태계의 변화를 예측하는 데에도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지식이 너무 부족하여 많은 가설들을 전제로 해야하는 실정이며 더욱이 생태계의 현장실험과 결과의 비교 분석에는 십여년 또는 수십년 걸리는 것이 예사이어서 한 세대 기간내에 지구상 생태계의 변화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전산모의실험으로는 환경 조건들을 숫자로 바꾸어서 생태계의 오랜 기간의 변화과정을 짧은 시간내에 재현시켜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이런 실험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생태계 전산모의실험의 핵심적인 문제점은 생물환경을 어떻게 숫자로 표현하며, 또 숫자로 표기된 생태계현상의 현존 생태계를 잘 묘사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최근에는 컴퓨터 그래픽의 눈부신 발전으로 수치자료의 영상화, 3차원 입체화, 가상현실의 모의실험 등에 의한 생태계의 묘사도 혁신적으로 개발되고 있어 멀지 않은 장래에 생태계 변화과정의 재현도 실감있게 되리라 기대된다.
원격탐사 기술은 지구 곳곳의 넓은 지역에 걸친 환경변화를 감시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은 자기나라가 겪고 있는 환경문제 뿐 아니라 이웃나라와 지구 전반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환경오염의 위험을 줄이기 위하여 광역 환경감시기술을 서둘러 정착시키려고 애쓰고 있다.
미국은 일찍이 우주개발계획의 상당부분을 지구탐사쪽으로 할당하여 각종 기상위성과 자원탐사위성 Landsat 등을 위성궤도에 올려놓고 기상변화연구, 해양환경탐사, 지질이나 지자기 등의 탐사를 위한 센서를 개발하여 많은 탐사자료를 생산하고 연구를 위한 자료를 공개하는데 많은 기여를 해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원격탐사기술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여 급속도로 발전되어 왔으며 환경위성 탐사자료 이용기술을 여러 나라로 보급하는데도 미국이 앞장서 왔다.
최근 지구환경 위기의식이 높아지자 미국은 행성지구탐사계획(Mission to Planet Earth)을 수립하여 2000년까지 총 170억 달라의 지구관측시스템(Earth Observing System : EOS)을 위성궤도상에 구축하려 하고 있다(그림 126 참조). 이 지구관측시스템에는 우주공간에서 지구를 관측하는 원격탐사 시스템을 설치하고 자료와 정보교환망의 구축과 지구환경변화의 계속적인 탐사가 주된 골격으로 되어 있다. 여기에는 이미 운행되고 있는 기상위성과, 자원탐사위성을 비롯하여 1991년 9월에 위성궤도에 올려놓은 상층대기 연구위성(UARS), 프랑스와 공동으로 개발하여 1992년 8월 11일에 한국의 최초실험위성 우리별 1호 발사시 동시 발사된 해양 순환의 탐사위성(TOPEX/Poseidon)과 중력장과 측지 연구목적의 Laser추적위성(LAGEOS-1. -2) 등에 의한 계속적인 탐사 그리고 우주왕복선을 이용한 Radar 및 기타 실험용 Sensor 등이 수집자료를 통한 연구가 포함되어 있다. 그 외에도 미 국방성의 지표고도측정위성 GEOSAT과 해류관측위성 SALT자료가 지구환경변화연구에 활용될 예정이다.
프랑스를 주축으로 한 유럽 우주공동체(European Space Agency)는 기존의 자원탐사위성 SPOT를 기반으로 하여 지상과 해양자원 환경자원 연구에 기여하고 있으며, Radar센서(SAR)를 주요 장비로 한 자원탐사위성(ERS-1)을 1991년 1월에 발사하여 구름낀 날에도 지구표면의 관측을 가능케 하고 있다. SAR센서는 곧 인공위성궤도에 올려진 캐나다의 RADARSAT과 일본의 JERS-1 및 ADEOS위성에도 탑재되어 구름이 있고 없고와는 관계없이 지표면상태가 관측된 환경변화 연구자료가 앞으로 쏟아져 나올 것이다.
또한 구소련 위성 프로그램에도 여러 가지 환경 탐사용 센서를 탑재한 위성들이 운행중이거나 계획되고 있으나 이를 이용한 지구환경 감시에 별로 활용되고 있지 않다. 이 밖에도 기술수준은 낮으나 중국, 인도 등도 자국 분토의 광대한 영역에 대한 자연환경을 탐사하려는 원격탐사연구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으므로 앞으로 환경감시를 위한 국제협력의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요즈음 우리 나라 신문의 환경관계 기사를 읽고 있노라면 마치 우리가 온통 쓰레기 더미에 파묻히게 되고, 물은 오염되어 곧 복통이라도 날 것 같은 물을 마시며, 거리에 나가 심호흡이라고 하면 곧 재채기가 나올만치 공기가 오염되어 있는 것처럼 떠들썩하다. 우리가 왜 이지경까지 오도록 눈 감고 귀 막고 입 막아 살아왔나 스스로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들이 우리 겨레의 주린 배를 채워주고 불철주야 생산과 수출을 늘리기 위해 외골수로 애쓰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눈감아 주다보니, 허기진 배를 채웠고 허리는 폈으나 우리 환경은 복구 못할 지경의 문턱에 이르게 된 셈이다. 반면 아직도 지각있는 사람들이 많아 우리 환경을 정화시켜 나갈 길이 있음을 깨우치고 있으니 희망의 날이 보이는게 천만다행이다. 우선 당장 환경감시는 우리 주변부터 살피는데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람의 눈이 안가는 곳에는 원격감시 시스템을 설치하고 또 비행기로 그리고 우주공간으로 나가 나라 전체와 이웃나라 그리고 지구환경 전반에 대한 감시망을 갖추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한국동력자원연구소 등에서도 1972년 미국의 자원탐사위성 Landsat자료가 나오면서부터 이 위성탐사 자료의 응용연구에 노력해 왔다. 그러나 연구비와 연구인력의 부족에다 열악한 연구시설로 지지부진한 나머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최근에 와서 영상처리 컴퓨터 시스템들의 소형화와 가격의 저렴화로 연구기관과 학교 등에서 위성자료를 이용한 환경조사기술의 개발과 정착에 많은 진전을 이룩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핵심적인 환경위성 프로그램이 추진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외국의 탐사위성자료를 입수해서 연구용으로 사용하는데 그칠 것이다. 다만 지난 1989∼1991년에 걸쳐 중국에서 날라온 황사 구름을 NOAA 위성의 AVHRR센서자료를 분석하여 황사에 의한 광학깊이 분포영상을 도출한 바 있다(그림 128). 이 영상은 시스템공학연구소에서 자체 개발한 PC영상처리시스템을 사용하여 국내에서도 대기오염물질 장거리 수송의 위성감시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었다.
a)
b)
c)
또한 1992년 8월 11일 발사하여 궤도에 진입시킨 우리 나라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1호의 성공적인 실험으로 한반도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위성영상을 우리손으로 촬영하여 분석할 수 있는 전망이 밝아졌다. <그림 130>은 우리별에 탑재한 2대의 CCD카메라중 광각정지화상용 카메라로 1992년 10월 6일 한반도를 처음 촬영하는데 성공한 사진이다. 우리별-1호는 한국과학기술원 인공위성연구센터 연구원들이 중심이 된 팀에서 영국 서레이대학 기술진의 도움으로 제작된 것이며, 유럽의 다국적 기업인 아리안스페이스사가 제작한 아리안 42P로켓에 의해 발사되었다. 이 위성에는 지구표면 촬영 카메라외에 우주 방사선 측정 장비와 위성을 통한 전자우편 등의 실험장비 등도 탑재되어 있으며 지상 약 1,300km고도에서 지구주위 극궤도를 112분에 1회씩 돌며 실험을 계속할 예정이다. 1993년 8월에는 우리손으로 손수 만든 우리별-2호가 대전 EXPO개최시기에 맞추어 발사되도록 준비되고 있으며, 1995년경에는 「환경 관측 위성」도 발사할 계획이 구상중이다. 이와 더불어 반드시 함께 추진해야 할 과제는 우리의 위성자료는 물론이고 각국에서 입수할 수 있는 환경탐사 위성자료를 이용하여 우리 나라와 우리주변의 자연환경변화를 분석하고 효과적으로 감시하며 장기적인 예측을 가능하게 할 환경보전을 위한 원격탐사기술의 연구개발을 하루속히 견고하게 다져 놓는 일이다.
|
|
A: 1988년 4월 9일 08시 황사없는 날(맑은 날) | B: 1988년 4월 13일 08시 황사 발생일(한국의 서해안 지역과 특히 중국 상하이 앞바다에 많은 황사가 있음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