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목 모임에 참석하기 위에서 인천에 올라오다.

[gentleman]

친목 모임에 참석하기 위에서 인천에 올라오다.

어제 저녁때부터 내리기 시작했던 비가 밤새 내리는듯 했지만 정작 내린 강수량은
얼마되지 않아 필요한 만큼의 빗물이 땅속에 들어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평상에 펼쳐 널었던 고추열매를 비가 맞을까 싶어서 어제 저녁때에
창고 안쪽으로 옮겨 놓았었는데 오늘저녁 친목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서 이른 아침
농장에 올라가 확인해 보았더니 평상위에 빗물이 떨어져 있을줄 알았는데 깨끗했다.

어제 밤사이에 건조기속에 있던 고추열매중에서 일부 건조된것을 빼내고 그자리에 
밖에 펼쳐 놓았던 고추열매를 넣었으나 수확량이 많아서 건조기속에 다 넣지못하고
일반 고추는 억지로 겹쳐서 넣고 3일 정도 자리를 비울것을 감안하여 설정 온도를 
낮추고 설정시간도 길게 조정해 놓았는데 청량 고추는 밖에 그대로 펼쳐 놓았다.

올라오는 버스시간을 감안하고 머리카락이 길어서 이발을 하기 위해서 미용실에 
들러 오기 위해서 집에서 일찍 나왔는데 머리카락을 깎고 거울을 보니 염색했던 
검은 머리카락이 사라지고 허옇게 변해서 완전히 백발의 할아버지로 탈바꿈해서 
문득 이것이 내 본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어 왠지 모르게 씁쓸한 느낌마져 들었다.

인천에 올라와 저녁 친목모임에 참석하기 전에 친구한테서 전화 연락을 받았는데
친목모임의 친구 한명이 몇일전 몸이 이상해서 건강검진을 하고 조직검사를 받은
결과 위암 판정을 받고 다음주에 수술을 할 예정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는데
그친구 오늘저녁 친목모임에 참석해서 담담하게 받아 들이는 모습을 보니 그나마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뭐라고 위로의 말을 해 주어야 힘이 될지 모르겠다.   

사실 나 부터도 그렇지만 이런 얘기를 들을때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심코 남의 
얘기로만 듣고 흘려 버렸지 본인에게도 이런병이 걸릴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는 현실에서 이제는 우리세대가 그런 나이에 접어 들었고 주변에서 현실로
다가온것 같아서 안타깝기만 하다.


2015.08.21.

배경음악 : I Have A Dream / Ab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