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채수확(冬菜收穫)
立冬過節四日後입동과절칠일후
白菜蘿蔔今收穫백채나복금수확
菜蔬農事作豊年채소농사작풍년
越冬飯饌忘憂足월동반찬망우족
<和翁>
입동
절기
지난지 나흘 뒤라
배추와
무를 모두
오늘 수확을 했네,
금년
채소
농사가 풍년작이니,
월동
반찬은
걱정은 잊고, 족 하겠네, 그려!
계묘년 한해도 벌써 다 가는 것 같다. 이젠 조석으로 쌀쌀하다. 입동이 지난지가 나흘이 지나서 새벽에 옥상 텃밭에 나가보았더니, 빗물 받아 두었던 돌 확독에 물이 꽁꽁 얼음이 얼었다. 음력9월 28일인데, 첫 얼음이 얼었다. 물은 액체(液體)로 있다가 인연(因緣) 환경(環境) 조건(條件)이 달라지면 얼음 고체(固體)로 변한다. 연기생기(緣起生起) 현현(顯現)이다. 자연은 지혜의 눈으로 보면 한권의 연기경전이다. 농사일도 자연을 통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일기 예보는 영하로 내려간다고 하지 않았는데, 어긋난 예보다. 힘들게 가꾼 김장 채소가 얼어버리면 헛농사가 된다. 그래서 아침 헬스 운동 후에 오늘 부랴부랴 서둘러서 무와 배추와 쪽파를 모두 수확을 했다. 김장 무와 배추 쪽파를 수확하고 보니, 무30개 배추 30포기 쪽파 한아름이다. 무는 파종할 때 비둘기가 싹을 잘라 먹어서 빨간 무를 심었더니, 15개가 마당쇠 장딴지 만하다. 반 토막 칼로 잘라보니, 속까지 빨갛다. 대풍작이다. 오전12시가 다 되었는데도 돌 확독 얼음은 그대로 언 상태다. 배추 잎도 무 잎도 바깥 잎은 언 상태다. 얼어버린 잎은 국 시래기로 쓰기 위해서 따로 벗겼다. 병충해 없이 이 정도 수확이면 두 식구 겨울 김장 찬거리로는 족하다. 파종한지 3개월 만에 수확을 하였으니, 아침마다 물 주고 가꾼다고 정성을 쏟았던 결과물이라 흡족한 마음이다. 세상 만사가 그냥 공짜로 된 일은 없다. 노력한 만큼 결과는 따른다. 올해로 도시 옥상 텃밭 가꾼지가 24년째라, 이젠 농부가 다되었다. 철 따라 채소 작물들을 심다 보니, 도시 생활을 하면서도 세월의 흐름을 실감한다. 옥상 텃밭에 꽃피고 꽃지니, 철을 알고 산다. 얼벗님들! 김장들 하셨습니까? 옥상 텃밭 채소 수확 김장 단상입니다. 초겨울 모두 모두 건강들 하십시오. 여여법당 화옹 합장.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