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해일속(滄海一粟)
큰 바다에 던져진 좁쌀 한 톨이라는 뜻으로, 지극히 작거나 보잘것 없는 존재를 의미함 또는 이 세상에서의 인간 존재의 허무함을 이르는 말이다.
滄 : 큰바다 창(氵/10)
海 : 바다 해(氵/7)
一 : 한 일(一/0)
粟 : 조 속(米/6)
(유의어)
구우일모(九牛一毛)
대해일속(大海一粟)
대해일적(大海一滴)
조족지혈(鳥足之血)
창해일적(滄海一滴)
출전 : 소식(蘇軾)의 적벽부(赤壁賦)
큰 바다에 던져진 좁쌀 한 톨이라는 뜻으로, 지극히 작거나 보잘것 없는 존재를 의미함 또는 이 세상에서의 인간 존재의 허무함을 이르는 말이다.
‘바닷속의 좁쌀알 같다’란 과장된 비유의 속담이 있다. 넓고 넓은 바닷속에 뜬 조그만 좁쌀 알 만하다면 그 존재가 어떻겠는가. 아주 많거나 넓은 것 가운데 있지만 무시해도 좋을 만큼 매우 작고 하찮은 경우를 이른다. 똑 같은 뜻의 넓고 큰 바다(滄海)에 떠 있는 좁쌀 한 알(一粟)이란 이 성어다.
중국을 대표하는 탁월한 문장가로 북송(北宋) 때의 제1의 시인 소동파(蘇東坡)가 처음 이 말을 썼을 때는 대자연 속 존재하는 인간의 미미함을 가리켰다. 이름이 식(軾)인 동파는 부친 소순(蘇洵), 동생 소철(蘇轍)과 함께 모두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에 들 정도로 문명을 떨쳤다.
대표작이 유명한 적벽부(赤壁賦)다. 적벽은 원래 삼국시대(三國時代) 오(吳)나라의 주유(周瑜)가 촉(蜀)나라와 연합하여 조조(曹操)의 백만대군을 화공으로 격파했던 곳이다. 여기의 적벽은 소동파가 도성에서 쫓겨나 황주(黃州)란 곳으로 좌천되었을 때 자주 들러 울분을 토했던 명승지였다. 동파도 물론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영웅들의 활약상을 생각하면서 전편과 후편의 적벽부를 지었다.
전적벽부에 달밤에 놀이하는 광경을 묘사하고 동료와 인생에 대해 논쟁하던 모습을 기술하면서 이 성어의 비유를 썼다. 바람도 없이 고요한 달빛 아래 일렁이는 물결의 모습은 선경과도 같아 영웅들이 활약했던 적벽대전을 떠올렸다. 주유와 조조가 일전을 벌일 때 배는 천리에 이어지고 깃발은 하늘을 가렸을 텐데, 그 영웅들은 모두 어디에 있는가 한탄하며 자신들의 처지를 비유한다.
駕一葉之扁舟(가일엽지편주)
舉匏樽以相屬(거포준이상속)
寄蜉蝣與天地(기부유여천지)
渺滄海之一粟(묘창해지일속)
나뭇잎같은 조각배를 타고 술잔을 들어서 서로 권하니, 우리의 인생은 영원한 천지 속의 하루살이 같이 덧없는 생명이요, 저 드넓은 바다에 뿌려진 한 알의 좁쌀과도 같은 미미한 존재일 뿐이요.
이 성어와 함께 아주 많은 수 가운데서 매우 적은 수를 말하는 구우일모(九牛一毛)나 쌀 창고 속의 쌀 한 톨을 가리킨 태창제미(太倉稊米)도 같은 뜻이다.
어느 것이나 보잘 것 없는 존재를 말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존재할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단지 세상 넓은 것을 알고 자신의 위치를 알면 더욱 빛을 발하는 존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 滄(큰바다 창)은 형성문자로 沧(창)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倉(창)으로 이루어졌다. 蒼(창)과 통하여 푸르다, 푸른 바다의 뜻이다. 그래서 滄(창)은 ①큰 바다 ②차다 ③싸늘하다 ④검푸르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큰 바다 양(洋), 물결 랑(浪), 바다 해(海), 바다 영(瀛)이다. 용례로는 넓고 큰 바다를 창해(滄海), 물이 푸르고 아득하게 넓은 모양을 창망(滄茫), 큰 바다의 푸른 물결을 창랑(滄浪), 푸른 물결을 창파(滄波), 몹시 슬퍼함을 창연(滄然), 추움과 더움을 창열(滄熱), 큰 바다를 창명(滄溟), 푸르고 서늘함을 창량(滄凉), 큰 바다에 던져진 좁쌀 한 톨이라는 뜻으로 지극히 작거나 보잘것 없는 존재를 창해일속(滄海一粟), 뽕나무밭이 변하여 푸른 바다가 되도록 걸리는 매우 오랜 시간을 창상호겁(滄桑浩劫), 푸른 바다가 뽕밭이 되듯이 시절의 변화가 무상함을 이르는 말을 창상지변(滄桑之變), 푸른 바다가 변하여 뽕밭이 된다는 말이니 곧 덧없는 세상의 변천을 창해상전(滄海桑田), 넓고 큰 바다 속의 물방울 하나라는 뜻으로 아주 큰 물건 속에 있는 아주 작은 물건을 창해일적(滄海一滴), 한 없이 너르고 너른 바다를 만경창파(萬頃滄波), 좋은 말을 듣거나 나쁜 말을 들음이 모두 자기의 잘잘못에 달렸다는 창랑자취(滄浪自取), 큰 바다에 남아 있는 진주라는 뜻으로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현자나 명작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창해유주(滄海遺珠), 변하고 변하는 세상을 창상세계(滄桑世界) 등에 쓰인다.
▶️ 海(바다 해)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每(매, 해)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每(매)는 母(모)와 같아서 애를 낳는 사람, 출산이나 결혼은 어두운 때와 관계가 있어 每(매)는 어둡다는 뜻도 나타낸다. 또 중국 북방의 사람이 볼 수 있었던 바다는 검고 크고 어두운 것이었다. ❷회의문자로 海자는 '바다'나 '바닷물', '크다', '널리'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海자는 水(물 수)자와 每(매양 매)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每자는 비녀로 머리를 단정하게 묶고 있는 어머니를 그린 것이다. 고대 모계사회에서는 대지나 바다를 '여성'에 비유하곤 했다. 海자는 그러한 인식이 반영된 글자로 '어머니의 물'이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중국의 초기국가인 상(商)나라는 내륙 깊숙한 지역에 있었기 때문에 갑골문에서는 海자가 등장하지 않았다. 海자가 처음 등장한 것은 금문 이후로 지금의 모습과 거의 유사하다. 그래서 海(해)는 (1)나라에서 신성시(神聖視)하여 가물 때에 제사(祭祀)를 지내던 세 바다. 동해(東海)는 양양(襄陽)에서, 남해(南海)는 나주(羅州)에서, 서해(西海)는 풍주(豊州)에서 각각 제사를 지냈다. 악(嶽). 독(瀆)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바다 ②바닷물 ③많이 모인 곳 ④물산(物産)이 풍부한 모양 ⑤널리 ⑥크게 ⑦어둡다 ⑧크다, 넓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내 천(川), 강 강(江), 물 하(河), 큰 바다 양(洋), 물결 랑/낭(浪), 시내 계(溪), 바다 명(溟), 큰 바다 창(滄), 바다 영(瀛), 물 수(水),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메 산(山), 뭍 륙/육(陸), 빌 공(空)이다. 용례로는 바다 밖의 다른 나라라는 뜻으로 외국을 일컫는 말로 해외(海外), 넓은 바다를 해양(海洋), 바다에서 전투를 맡아 하는 군대를 해군(海軍), 바다 속에 들어가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여자를 해녀(海女), 바닷가의 언덕이나 기슭을 해안(海岸), 바다 밑바닥을 해저(海底), 바다의 일정한 구역을 해역(海域), 바다로 둘러싸인 육지라는 뜻으로 나라 안을 일컫는 말로 해내(海內), 뭍이나 산이 평균 해면에 비하여 높은 정도를 해발(海拔), 바다 속에서 나는 풀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해초(海草), 육지 사이에 끼여서 양쪽의 넓은 바다로 통하는 좁고 긴 바다를 해협(海峽), 바다와 땅이 서로 잇닿은 곳이나 그 근처를 해변(海邊), 해상의 거리를 나타내는 단위를 해리(海里), 바다를 다니며 배를 습격하여 재물을 빼앗는 도둑을 해적(海賊),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해풍(海風), 얼굴에 웃음을 띰을 해안(海顔), 이룰 수 없는 바람을 해지(海志), 괴로운 인간세계를 고해(苦海), 벼루를 달리 일컫는 말로 묵해(墨海), 넓고 깊은 불교의 세계를 법해(法海), 넓은 지역에 걸쳐 우거져 있어서 바다처럼 보이는 큰 숲을 임해(林海), 동쪽의 바다를 동해(東海), 서쪽에 있는 바다를 서해(西海), 배로 바다 위를 항해함을 항해(航海), 영토에 딸려 나라의 주권이 미치는 바다를 영해(領海), 육지에 가까운 바다를 근해(近海), 육지 가까이 있는 대륙붕을 덮고 있는 바다를 연해(沿海), 육지와 바다를 육해(陸海), 넓고 큰 바다를 창해(滄海), 넓고 큰 바다를 대해(大海), 바다에 파도가 일지 않음의 뜻으로 임금의 좋은 정치로 백성이 편안하다는 말을 해불양파(海不揚波), 바다에서 천 년 산에서 천 년을 산 뱀은 용이 된다는 뜻으로 오랜 경험으로 세상 안팎을 다 알아 지나치게 약삭빠름 또는 그런 사람을 이르는 말을 해천산천(海千山千), 바다 물은 짜고 민물은 맛이 담백하다는 말을 해함하담(海鹹河淡), 산과 같고 바다와 같이 매우 크고 많다는 말을 여산약해(如山若海), 하늘 같이 높고 바다 같이 깊다는 말을 여천여해(如天如海) 등에 쓰인다.
▶️ 一(한 일)은 ❶지사문자로 한 손가락을 옆으로 펴거나 나무젓가락 하나를 옆으로 뉘어 놓은 모양을 나타내어 하나를 뜻한다. 一(일), 二(이), 三(삼)을 弌(일), 弍(이), 弎(삼)으로도 썼으나 주살익(弋; 줄 달린 화살)部는 안표인 막대기이며 한 자루, 두 자루라 세는 것이었다. ❷상형문자로 一자는 ‘하나’나 ‘첫째’, ‘오로지’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一자는 막대기를 옆으로 눕혀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고대에는 막대기 하나를 눕혀 숫자 ‘하나’라 했고 두 개는 ‘둘’이라는 식으로 표기를 했다. 이렇게 수를 세는 것을 ‘산가지(算木)’라 한다. 그래서 一자는 숫자 ‘하나’를 뜻하지만 하나만 있는 것은 유일한 것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오로지’나 ‘모든’이라는 뜻도 갖게 되었다. 그러나 一자가 부수로 지정된 글자들은 숫자와는 관계없이 모양자만을 빌려 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一(일)은 (1)하나 (2)한-의 뜻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하나, 일 ②첫째, 첫번째 ③오로지 ④온, 전, 모든 ⑤하나의, 한결같은 ⑥다른, 또 하나의 ⑦잠시(暫時), 한번 ⑧좀, 약간(若干) ⑨만일(萬一) ⑩혹시(或時) ⑪어느 ⑫같다, 동일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한가지 공(共), 한가지 동(同),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무리 등(等)이다. 용례로는 전체의 한 부분을 일부(一部), 한 모양이나 같은 모양을 일반(一般), 한번이나 우선 또는 잠깐을 일단(一旦), 하나로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음을 고정(一定), 어긋남이 없이 한결같게 서로 맞음을 일치(一致), 어느 지역의 전부를 일대(一帶), 한데 묶음이나 한데 아우르는 일을 일괄(一括), 모든 것 또는 온갖 것을 일체(一切), 한 종류나 어떤 종류를 일종(一種), 한집안이나 한가족을 일가(一家), 하나로 연계된 것을 일련(一連), 모조리 쓸어버림이나 죄다 없애 버림을 일소(一掃), 한바탕의 봄꿈처럼 헛된 영화나 덧없는 일이라는 일장춘몽(一場春夢), 한 번 닿기만 하여도 곧 폭발한다는 일촉즉발(一觸卽發), 한 개의 돌을 던져 두 마리의 새를 맞추어 떨어뜨린다는 일석이조(一石二鳥), 한 가지의 일로 두 가지의 이익을 보는 것을 일거양득(一擧兩得) 등에 쓰인다.
▶️ 粟(조 속)은 회의문자로 覀(아)와 (률)의 생략형의 합자(合字)이다. (률)의 생략형은 초목(草木)의 열매를 본뜬 모양으로 후세에 오곡(五穀)의 하나인 조의 뜻으로 쓰였다. 껍질을 벗기지 아니한 곡식을 말한다. 그래서 粟(속)은 ①조(볏과의 한해살이풀) ②오곡(五穀) ③겉곡식 ④좁쌀 ⑤과립(顆粒) ⑥식량, 양식 ⑦녹(祿), 녹봉(祿俸; 벼슬아치에게 주던 급료) ⑧소름 ⑨공경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좁쌀이나 조와 쌀을 속미(粟米), 추위로 살에 생기는 소름을 속부(粟膚), 껍질을 벗기지 아니한 조를 속조(粟租), 조와 콩을 속두(粟豆), 맨 좁쌀로 짓거나 입쌀에 좁쌀을 많이 두어서 지은 밥을 속반(粟飯), 조의 알갱이가 흩어지는 것처럼 산산히 흩어짐을 속산(粟散), 조를 심은 밭을 속전(粟田), 조의 깜부기를 속노(粟奴), 좁쌀 가루로 죽을 쑤어 그릇에 담아 굳힌 음식을 속유(粟乳), 조의 낟알을 극히 작은 물건을 속립(粟粒), 좁쌀로 만든 떡을 속병(粟餠), 기장과 조를 서속(黍粟), 쌀과 벼를 미속(米粟), 메조로 찰기가 없는 조를 경속(粳粟), 녹봉으로 받는 쌀을 봉속(奉粟), 추워서 몸에 끼치는 소름을 한속(寒粟), 쌓아 놓은 미곡을 적속(積粟), 곳집 안에 있는 곡물을 창속(倉粟), 곡식을 거출함을 출속(出粟), 군량을 모집함을 모속(募粟), 곡식을 모아 들임을 괄속(括粟), 살갗에 소름이 돋음 또는 그 소름을 부속(膚粟), 한 알의 좁쌀이라는 뜻으로 몹시 적은 분량의 형용을 일속(一粟), 콩과 조라는 뜻으로 매일 먹는 느끼하지 않고 산뜻한 음식을 숙속(菽粟), 넓고 넓은 바다에 떨어뜨린 한 알의 좁쌀이란 뜻으로 매우 작음 또는 보잘것 없는 존재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대해일속(大海一粟), 일반 사람들이 두루 알 수 있는 쉬운 글을 숙속지문(菽粟之文), 곡식을 산더미처럼 쌓아 놓음을 속적여산(粟積如山)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