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 산 속 호숫가에 눈이 내린다. 눈은 조용히 내리는 것이 아니다. 내려도 그대로 소복이 쌓이는 것이 아니다. 길고도 질긴 엄동설한 동짓섯달 겨울 속에 잿빛 하늘을 열어젖히고 아득한 허공을 배회하며 어지러히 흩날리는 것은 어쩌면 지상의 모든 목마름과 갈증에 닿아 흔적도 없이 부서지고 싶은 욕망 때문일지도 모른다. 겨울 하늘로 조용하게 내리는 겨울 눈은 들끓는 아우성으로 달려 내려와 끝내 알몸인 나무와 마른 풀뿌리들, 그 고단한 목숨의 두꺼운 숨결에 황홀하게 입맞추고 깨끗이, 아주 깨끗이 사라져버린다. 아...지극하고 순결한 순백의 아름다움, 추억이 생각나는 겨울 호숫가의 설국 같은 풍경 나는 지금 환희의 순간순간을 미친 듯 달려드는 눈발에 감전되어 한 마리 눈먼 짐승으로 홀연 폭발하고 싶고, 타오르고 싶기도 하다.
충남 당진 온동池에서.
겨울 낚시여행 ( 충남 당진군 겨울 얼음낚시 - 편 )
( 충남 당진군 고대리 온동池를 찾아서.....)
▲ 겨울이 시작되면서 줄곧 기다렸던 중부지방 낚시터의 결빙소식, 며칠 전부터 영하 10도가 넘는 추위로 대부분의 낚시터가 얼었다는 연락을 받고 그동안 틈나는 대로 준비해 두었던 겨울 낚시 장비를 꺼내어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몇몇 장소를 돌아보기로 계획했었고 그 중의 하나가 당진에 있는 온동지이다.
시즌처럼 호황이나 마릿수 조과는 기대하기 힘들지만 평소에 갈 수 없었던 포인트에 낚싯대 드리우고 큰 씨알의 붕어를 잡을 수 있다는 장점과 도시에서 찌들은 삶의 스트레스를 순백의 설원 위에 날려보낼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우리는 추위를 무릅쓰고 겨울 낚시터를 찾는 게 아닌가 합니다.^^
▲ 충남 지역에 대설 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서울에서 출발하여 서해안 고속도로를 지나면서 서서히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창밖의 시야를 가릴 정도로 내리기 시작한다.
▲ 계속 가야 하는지 아니면 자동차의 방향을 돌려 다시 서울로 올라갈 것인지 갈등이 생기기 시작한다.
▲ 지난해 이 시기쯤 대호만 지류를 찾았다가 대물 붕어 몇 마리를 구경했던 생각에 갈등은 욕망으로 바뀌어 가고 결국 눈 속을 뚫고 찾아간 대호만 인근의 온동지는 바람과 갈대만이 소리 내어 울고 있는 고요한 겨울 나라 자체였다.
▲ 방학도 시작되었고 크리스마스가 낀 연휴라 그런지 가족 동반 낚시꾼들이 간혹 눈에 띄인다.
▲ 철새 무리의 날갯짓과 갈대와 부들의 나부낌만이 남이 있는 고요와 정적의 겨울 대호만. 지난해 온동지 부근의 수로에서 제법 조과를 올렸던 추억의 장면도 생각이 나고
▲ 마이카 선배님이 혼자서 60여 수를 낚기도 했던 당진 부근의 수로들.
▲ 갈대와 부들 그리고 철새의 낚시꾼 없는 낚시터, 겨울 분위기가 새삼 느껴지는 풍경입니다.
▲ 평소에는 수상좌대 주변의 포인트나 노지에서 정해진 곳에 낚시를 할 수 밖에 없었지만 얼음이 얼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 겨울이 만들어 놓은 풍경, 그런대로 낭만적으로 보이기도 하네요^^
▲ 분위기 있는 겨울 풍경 속에 평소 가보지 못했던 포인트에 앉아 얼음 구멍으로 낚싯대 몇 대 드리우고 있노라면 세상 모두 내 것인 양 마음이 평온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 드러내놓고 말한 적은 없지만 어쩌다 쳐다본 겨울 호숫가에 갈대와 날리는 부들꽃 하나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지금의 나이....^^.... .
▲ 그대들도 나처럼인가....백발을 휘날리는 갈댓잎, 쌓인 눈 속의 탈색된 노오란 들국화 가족들 겨울 ..그 틈새로 풍겨 나오는 마른풀 냄새, 구슬픈 목청으로 계절을 읊어대는 바람의 울음소리에 순백의 겨울 호수도 더 깊게 가슴을 쓸어내리며 내 안으로 흘러든다.
▲ 겨울 삭풍에도 찌 올림만 보면 마음이 푸근해지는 낚시꾼의 마음, 동행하신 마이카님, 베스트님의 모습
▲ 한두 마리 대물 붕어를 낚기 위해서 꾼들은 이렇게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 지난 계절의 흔적들.
▲ 흰 눈이 내린 온동지의 낚시 포인트와 분위기는 환상입니다.
▲ 겨울 낚시터 풍경.
▲ 해안 부근의 저수지는 빙질이 비교적 약하기 때문에 구명 장비는 필수, 30미터 길이의 밧줄을 걸어 놓고 낚시 준비를 합니다.
▲ 무게가 많이 나가는 관계로 낚시사랑에서 새로 구입한 구명조끼까지 착용한 상태로 얼음 위로 올라갑니다.
▲ 눈이 잠시 멈춘 사이에 베스트님이 부들 포인트에 얼음 구멍을 뚫고 채비를 내리고 있습니다 .
▲ 아직 얼음 두께가 두껍지 않습니다 약 5센티 정도.
▲ 얼음낚시 매니아인 베스트님의 얼음낚시 모습.
▲ 전천후 낚시 매니아인 마이카 선배님, 추워보입니다 ^^.
▲ 바닷가라 그런지 낮에도 온도가 영하 10도 정도로 매섭습니다.
▲ 추워도 입질은 봐야겠죠 ^^.
▲ 낚시하다가 추위를 견딜 수 없으면 수상좌대의 따스한 온돌방으로 들어가 몸을 녹이고 다시 얼음 위로 나가는 방법으로 낚시하는 방법도 좋은 것 같습니다.
▲ 넓은 저수지에 3명이 앉아 호젓하게 낚시하는 것도 겨울 낚시가 주는 매력 중의 하나.
▲ 5치 급 붕어가 올라옵니다.
▲ 낮은 기온 때문에 얼음 구멍의 수면이 바로 얼어버립니다.
▲ 얼음이 두껍지 않아 수심 깊은 곳에서 낚시할 수 없는 관계로 4~5치급 위주로 몇마리.
▲ 낚시터 주변에 있는 겨울 갈대꽃 모습.
▲ 해가 짧아서인지 4시인데 노을이...
▲ 생각 같아서는 텐트를 치고 밤낚시에 돌입하고 싶지만 낮은 온도와 감기에 걸린 상태라 따스한 수상좌대에서 하룻밤 지내면서 낚시할 계획.
▲ 체감 온도가 영하 15도 이상인 밤에 낚시를 시도하는 맛이 조금 간 베스트님 .
▲ 평소에는 낚시에 별로 관심이 없다가 겨울만 되면 흥분이 된다고 하니 ㅎㅎ.
▲ 정도가 좀 더 심한 마이카 선배님도 밤낚시에 열중.
▲ 이 정도면 중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 눈은 계속 내리고.
▲ 밤낚시를 시작했지만 완전무장을 하지 않으면 오래 버티기 힘들 것 같습니다.
▲ 논보라와 추위가 심해지면서 밤낚시 할 상황이 안될 것 같은 생각에 수상좌대로 철수.
▲ 포인트가 바로 저기인데, 시즌처럼 편안하게 낚시할 수 없음이 안타깝습니다.
따뜻한 방에서 밤을 보내고 다음 날 아침이 왔습니다.
▲ 아침에도 계속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 폭설인데도 마이카 선배님의 낚시는 멈추지 않습니다.
▲ 베스트님과 마이카님이 조금 더 깊은 곳으로 이동하여 낚시를 시도합니다.
▲ 마이카님이 제 낚싯대로 구구리 한 마리를 걸어내고 있습니다.
▲ 구구리.
▲ 눈이 쌓이면 붕어 입질도 뜸해지는 게 정설인데 눈이 그쳤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눈은 계속 오고 있습니다.
▲ 6~8치급 붕어 몇 마리.
▲ 겨울 낚시에 씨일과 마릿수 조황이 좋다고 하는 온동지인데 추운 날씨 탓인지 조과가 신통치 않습니다 .
▲ 마이카님 낚시 모습
▲ 바람은 많이 불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 베스트님이 다른 포인트를 찾아 채비를 내립니다.
▲ 마이카 선배님도 토종 붕어 한 마리 낚아 올립니다.
▲ 폭설에 두손 들었다고 하는 것 같네요 ^^ .
▲ 제발 대물 붕어 한 마리만 물려다오~~.
▲ 지금 이 순간 누군가 내게 다가와서 무엇이 필요하니 하고 묻는다면, 난 그저 고개만 흔들 것이다. 나의 머리카락을 휘날리게 하는 이 겨울 낚시터의 적요함이 나는 너무 좋아서, 이 고요함이 너무 좋아서 언제나 주말이면 낚시 배낭을 메고 떠나는 그것 하나만으로도 족하다고 말하고 싶다..^^*....* .
▲ 눈은 계속 내리고 갈 길은 멀고, 담배 한 개비에 시름을 달래며 귀로를 생각합니다.
▲ 어디선가 굴러 온 도토리 열매 하나 .
▲ 새로운 봄의 희망을 기다리며 양지 녘에 떨고 있는 꽃다지 모습 .
▲ 아쉬운 마음 가슴에 담고 귀로를 준비해야 할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 한다발 무게의 세월을 메고 끝없이 흐르는 시게바늘의 궤적을 따라 나도 시간처럼 돌고 있네그려 어느 만큼이나 돌고 돌았을까? 도돌이표처럼 되풀이되는 시간의 늪, 끝없이 긴 세월의 강가에서 내가 돌고 있다네 겨울밤 하늘에 피어나는 별 같은 추억을 보며 정겨웠던 얼굴마다 돋아나는 정, 살면서 부서지고 흐트러진 시간을 세월의 생채기를 감추며 또 다른 궤적을 찾아 떠나는 겨울 낚시여행은 어쩜 나 자신이나 우리들의 쉼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귀로에 오릅니다.^^....* .
▲ 인생은 그 자체로 만들어지는 빙점 같은 영혼의 조각, 어둠의 깊음보다 더한 오늘이 바쁜 인간들의 삶은 그 하늘로 이어진 만파식적의 소리를 듣지 못한다.....찰나의 세월...그 순간에서도 맥과 맥을 잇는 만남의 섭리는 핏줄 속에 타고 남은 연으로 안다 모른다, 맞다, 아니다를 수 없이 반복하면서도 우리를 인연의 사슬로 묶고 또 묶어 방황의 시절로 이어 오는 한 그루 꿈과 희망을 심었는데 겨울이란 허전한 계절의 시간은 흘러만 갑니다..^^*.
▲ 겨울 낚시 기간은 짧지만 대물 붕어를 많이 배출해 내는 겨울 온동지로 다녀온 겨울 낚시여행,
동료와 동반 출조, 겨울 분위기의 호숫가에서 조과는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철 얼음 낚시에 붕어와 상면하였던 의미 있는 조행이 었습니다.동행 해주신 마이카님, 베스트님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첫댓글 아흐~~~ 춥겝당..,,, 손맛이 뭔지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