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컴퓨터 그래픽의 기술은 늘 경이로운 판타지를 창조한다. 헐리우드의 그 막강한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힘입어 우리의 상상력은 나날이 업그레이드되는 느낌이 들 정도니까.
그래서일까. 요즘 개봉되는 영화들을 살펴보면 실재인지 컴퓨터 그래픽인지 구별이 안 갈 정도로 완벽한 신세계를 창조하고 있는데, 그런 기술을 가리켜 일명 ‘네오 하이퍼 리얼리즘(Neo Hyper Realism)’이라고 한단다. 그런
기술은 이제 영화 속 주인공을 대체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영화 ‘스튜어트 리틀’ 시리즈의 그 귀여운 생쥐 스튜어트나 ‘스쿠비 두’의 말썽꾸러기 견공 스쿠비 두 모두 컴퓨터 그래픽으로 탄생한 스크린의
영웅들이기 때문이다. 배우 없이도 근사하게 영화를 찍는 시대.
이러다 미래에는 배우라는 직업이 소멸되는 것은 아닐까?여기, 테크놀로지에 힘입어 섬세한 표정까지도 완벽하게 창조된 디지털 배우들과의 만남을
준비해봤다. 그들의 모험담은 어떤 음악을 통해 종횡무진 펼쳐질 것인가.
우선 지금 개봉 중인 영화 ‘스튜어트 리틀2’의 주인공인 귀엽고 영민한
생쥐 스튜어트부터 살펴볼까.
스튜어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1백% 컴퓨터 그래픽으로 창조된 주인공이지만, 50만개의 뽀송뽀송한 머리털, 다양한 얼굴 표정과 움직임은 물론, 실사
배우 못지 않은 실감나는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진짜 허구일까 의구심이 들
정도다.
그렇다면 이 스튜어트의 몸값은 과연 얼마일까? 컴퓨터 그래픽으로 창조된
만큼, 4초만 출연시켜도 최소 5만달러에서 최대 10만달러의 비용이 든다.
따라서 톰 크루즈나 짐 캐리 같은 대스타를 캐스팅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막대한 제작비를 감수해야만 한다. 그만큼 헐리우드 최고의 개런티를 자랑하는
배우.
바로 그 스튜어트가 3년만에 속편으로 돌아왔다. 속편에선 아름다운 새 마갈로와 만나 첫사랑을 경험하고 더 큰 세상으로의 모험을 꿈꾸는 모습이 그려진다. 게다가 모형 비행기를 통해 맨해튼 상공을 누비며 사나운 매 팔콘과도 한판 승부를 벌이는 등 더욱 업그레이드된 고공 액션으로 우리를 유혹한다.
컴퓨터 그래픽이 탄생시킨 대스타들
이 영화의 주제곡은 팝의 디바인 셀린 디온이 부른 ‘I’m Alive’. 다양한
세상 속으로 신나는 모험을 떠나면서 살아있음을 체감하는 스튜어트의 속내를 엿볼 수 있는 곡이 아닐까 싶다.
영화 ‘스쿠비 두’의 말하는 개 스쿠비 두 역시 1백%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탄생한 주인공이다. 인기 TV만화 시리즈를 스크린으로 옮긴 것이기 때문에 더더욱 테크놀로지가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만화영화 속에서 스쿠비 두는 말도 많고 겁도 많은 캐릭터인지라 진짜 개로는 표현이 절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스쿠비 두는 불가사의한 사건을 해결하는 ‘미스터리 주식회사’의 유일한
견공 멤버. 영화는 주인공 스쿠비 두를 비롯한 ‘미스터리 주식회사’ 멤버들이 스푸키 아일랜드의 초자연적인 사건을 해결하는 흥겨운 모험담인 만큼, 그 속에 깔리는 음악들도 절로 어깨를 흔들게 만들 정도로 깜찍하고 익살스럽다.
특히 그룹 아웃캐스트가 불러주는 ‘Land Of A Million Drums’의 그 경쾌한 리듬만으로도 이 영화 ‘스쿠비 두’의 매력을 살짝 엿볼 수 있으니 말이다.
자자 빙크스, ‘스타워즈’ 최악의 캐릭터?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는 다양한 특수효과를 거쳐 탄생한 무수한 캐릭터들의 산실로도 인기를 모았는데, 그 중에서도 ‘스타워즈 에피소드1: 보이지 않는 위험’을 통해 첫 선을 보인 컴퓨터 그래픽 캐릭터가 있다. 바로 쉴
새 없이 떠드는 수다쟁이 건간족 자자 빙크스다.
악어인 듯 용인 듯 모호한 얼굴, 개구리처럼 튀어나온 눈과 혀, 그리고 크고
긴 귀를 가진 자자 빙크스는, 나부 행성의 물 속 도시 건간에서 쫓겨난 뒤 제다이 기사를 만나면서 영화의 주요 캐릭터로 등극한다. 하지만 자자 빙크스는 특이한 몸놀림과 패션, 그리고 약간은 귀에 거슬리는 억양 때문에 영화가
개봉되고 난 뒤 최악의 캐릭터로 온갖 비난과 혹평을 감수해야만 했다.
결국 ‘에피소드2’에선 전편에 비해 그 대사와 비중이 눈에 띄게 줄었지만, 처음 탄생될 당시 작곡가 존 윌리암스는 그를 위해 ‘Jar Jar’s Introd
uction and The Swim To Otoh Gunga’라는 영화음악까지 만들어줬을 만큼 기대를 모았던 캐릭터였다.
그 사실을 떠올리고 보니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디지털 주인공의 탄생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새삼 실감하게 된다. 하지만 스튜어트 리틀처럼 사랑받든, 자자 빙크스처럼 혐오스럽든 어쩌면 그런 다양한 캐릭터들 덕분에 우리의 판타지 역시 다채로와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출처 : iweek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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