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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冬至)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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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2. 22. 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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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冬至) 날
12월 22일이 동지 날이다. 동지는 년 중 24절기 중에 22번째 절기이다. 그리고 일 년 중에 밤이 가장 길다고 하는 날이다. 동지는 태양이 적도이남 23.5도의 동지선(남회기선) 곧 황경(黃經) 270도의 위치에 있을 때이다. 그래서 양력 12월 22일이나 23일경에 든다. 양력으로 동지가 음력 동짓달 초순에 들면 애동지, 중순에 들면 중동지(中冬至), 그믐 무렵에 들면 노동지(老冬至)라고 한다. 이처럼 우리 민족은 태양력인 동지에다가 태음력을 잇대어 태음태양력으로 세시풍속을 형성시켜 의미를 부여하였다.
민간에서는 동지를 흔히 아세(亞歲) 또는 작은설이라 하였다.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 또는 “동지 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 라는 말처럼 동지첨치(冬至添齒)의 풍속으로 전하고 있다. 또 동지는 날씨가 춥고 밤이 길어 호랑이가 교미한다고 하여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고도 부른다.
중국 주나라에서는 이날 생명력과 부활한다고 생각하여 동지를 설로 삼았다. 당나라 역법서(曆法書)인 선명력(宣明曆)에도 동지를 역(歷)의 시작으로 보았다. [역경(易經)]에도 복괘(復卦)에 해당하는 11월을 자월(子月)이라 해서 동짓달을 일년의 시작으로 삼았다. 동지와 부활이 같은 의미를 지닌 것으로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신라에 이어 고려시대에도 당(唐)의 선명력을 그대로 썼으며, 충선왕 원년(1309)에 와서 원(元)의 수시력(授時曆)으로 바뀔 때 까지 선명력을 사용하였다. 이로 보아 충선왕 이전까지는 동지를 설로 지낸 것으로 짐작된다.
한편 구미(歐美) 각국의 성탄절(크리스마스)도 초기 기독교가 페르시아의 미트라교(Mithraism)의 동지 축제일이나 태양숭배의 풍속을 이용해서 예수 탄생을 기념하게 한 것이다. 신약성서에도 예수 탄생 날짜 기록은 없다. 농경민족인 로마인의 농업신인 새턴(Satum)의 새턴네리아 축제가 12월 21일부터 31일까지 성했고, 그 중 25일이 특히 동지 뒤 태양 부활로 기념된 날이었다.
궁중에서는 원단(元旦)과 동지를 가장 으뜸 되는 축일로 생각하여 동짓날 군신(君臣)과 왕세자(王世子)가 모여 잔치를 하는 회례연(會禮宴)을 베풀었다. 해마다 중국에 예물을 갖추어 동지사(冬至使)를 파견하여 이날을 축하하였고, 지방의 관원(官員)들은 임금에게 전문(箋文)을 올려 진하(陳賀)하였다.
민간에서는 이 날을 동지부적(冬至符籍)이라 하여 뱀 “사(蛇)”자를 써서 거꾸로 붙여 잡귀를 막는 속신(俗信)이 있으며, 팥죽을 쑤어먹지 않으면 쉬이 늙고 잔병이 생기며 잡귀가 성행한다는 속신이 있다. 동지 날 일기가 온화하면 이듬해에 질병이 많아 사람이 많이 죽는다고 하며, 눈이 많이 오고 날씨가 추우면 풍년이 들 징조라고 여긴다. 또 동지 날이 추우면 해충이 적으며 호랑이가 많다는 믿음이 이다. 예부터 동지 날이 되면 백성들은 모든 빚을 청산하고 새로운 기분으로 하루를 즐겼다. 또 일가친척이나 이웃 간에는 서로 화합하고 어려운 일은 서로 마음을 열고 풀어 해결하였다. 오늘날 연말이면 불우이웃돕기를 펼치는 것도 동짓날의 전통이 이어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
동지에는 동지 팥죽을 먹는다. 팥을 고아 죽을 만들고 여기에 찹쌀로 단자를 만들어 넣어 끓이는데, 단자는 새알만한 크기로 하기 때문에 새알심이라 불렀다. 팥죽은 다 만들면 먼저 사당에 올려 동지고사(冬至告祀)를 지내고, 각 방과 장독, 헛간 같은 집안의 여러 곳에 놓아두었다가 식은 다음에 식구들이 모여 먹었다. 팥죽을 먹을 때에는 새알심을 자기의 나이만큼만 먹어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하나 둘 새어가면서 먹은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사당에 놓은 것은 천신의 뜻이고 집안 곳곳에 놓은 것은 축귀의 뜻이어서 이로써 집안에 있는 악귀를 모조리 쫓아낸다고 믿었다. 이것은 팥의 붉은 색이 양색(陽色)이므로 음귀를 쫓는데 효과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붉은 팥은 옛날부터 벽사(辟邪)의 힘이 있는 것으로 믿어 모든 잡귀를 쫓는데 사용되었다. 이렇게 하는 것은 악귀는 붉은 색을 무서워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드나드는 대문이나 문 근처의 벽에 뿌리는 것 역시 악귀를 쫓는 주술행위의 일종이다.
우리 조상들은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나 재앙이 있을 때에는 팥죽, 팥밥, 팥떡을 해서 먹는 풍습이 있었다. 요즈음도 이러한 풍습이 이어져 오고 있다. 고사를 지낼 때에는 팥떡을 해서 고사를 지내고 있다. 이러한 것을 미루어 보면 팥은 건강식품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오늘 동짓날을 맞이하여 어린 시절 어떻게 보냈는지를 생각하면서 팥죽 먹고 새알심을 먹는 때를 회상해 보았다. 조상들이 만들어 낸 문화가 이처럼 수천년을 이어온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문화의 위대함을 일깨워주었다. 끝
2015년 12월 22일(화)
夢室에서 김광수
#일상·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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