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1일에 실시되었던 서울 강서구 구청장 보궐선거는 김태우 전 구청장이 문재인 정부 청와대 감찰관 시절 조국(曺國) 민정수석실의 불법, 비리 행위에 대해 공익신고한 내용 일부를 김명수 대법원이 공익신고로 인정하지 않고 국가 기밀 유출이라는 이유를 들어 최종 유죄 선고를 내림에 따라 치러진 보궐선거였다. 또한, 비록 민주당 세가 강한 서울의 일부 지역이긴 하지만 내년 총선에서 서울 주민의 일부 민심을 가름해 볼 수 있는 리터머스 시험지와 같은 선거였다는 점에서 관심이 많은 선거이기도 했다. 결과는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가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했다.
정치에 관심을 가진 국민은 김명수 대법원이 김태우에게 내린 유죄 선고는 정치보복 성격의 판결이 짙으므로 김태우의 명예회복 차원에서 재공천하여 대법원의 판결이 잘못되었음을 확인해야 한다는 보수 일각의 주장이 상당수 존재했고, 그 반면 정치에 관심 없는 일반인의 시각에선 대법원에서 유죄를 받은 사람을 다시 공천한다는 것은 그 지역의 유권자를 우롱한다는 주장 역시 상당수 존재했다. 더구나 수십억 원의 세금이 들어가는 보궐선거의 원인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김태우 후보에게 있었던 만큼, 두 갈래로 나눠진 민심 사이에서 치러진 선거이기도 했다.
만약 국민의힘이 전략적 사고로 접근했다면, 김태우는 내년 4월에 있을 총선 출마용으로 남겨두고, 차라리 후보를 내지 않거나, 굳이 후보를 낸다면 구정(區政)의 연속성을 명분 삼아 부구청장을 공천하여 철저하게 기초 단체장 보궐선거로 국한하여 중앙당 차원의 지원을 최소화했다면, 민주당이 중앙당 차원에서 총동원해서 지원하더라도 국민의힘이 중앙당 차원에서 맞대응하지 않음으로 인해 설령 패배를 당해도 어쩌면 여론은 지금과 달랐을지도 모르고, 그랬다면 김기현 체제에 대한 책임 경중(輕重) 역시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실시한 여러 기관의 비공개 여론조사에서 김태우 후보가 패하는 결과가 여러 차례 나왔던 여론조사의 추이를 국민의힘이 모를 리가 없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심모원려(深謀遠慮)가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또한, 십분 양보하여, 이러한 여론조사 때문에 국민의힘이 중앙당 차원의 집중 지원 유세를 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선거 패배 후에 야기될 수습책은 마련해 두어야 했다. 결과적으로 볼 때, 선거 패배는 후보 공천 실패와 중앙당 차원의 대대적인 지원 유세가 전략적 실수로 되돌아 왔기 때문에 김기현 대표의 책임 문제가 그만큼 크게 부각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모든 선거가 그렇지만, 아무리 작은 선거라도 선거에서 패하는 정당은 언제나 책임 문제가 뒤따르게 마련이다. 비록 구청장 한 명을 뽑는 보궐선거라고 해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이런 점을 미리 대비하지 못했다는 것은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의 정치적 안목이 부족함을 상징하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선거에 임하다 보면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다. 문제는 패배 후의 수습에 따라 책임 소재의 강약과 진폭이 달라지기도 한다는 점이다. 김기현 대표는 선거 패배 수습책으로 임명직 당직자를 일괄 교체했다. 이른바 김기현 대표 2기 인사였다.
패배한 정당의 사후 수습은 깜짝 놀랄 만한 충격적인 내용이 있어야 세간의 수긍을 받게 된다. 그렇다면 김기현 대표가 전격 사퇴를 선언하는 것이 가장 충격적인 방안이었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면 최소한 내년 총선에서 이재명과 맞붙겠다거나, 아니면 민주당 수석 최고위원인 정청래의 지역구에 출마하겠다는 정도의 험지 출마 선언이 있었다면 모르되 임명직 인사로 땜질을 했으니 보수 언론들로부터 비판을 자초하는 단초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본다. 더구나 이번 2기 인사에서 다른 인물보다는 영남 출신의 사무총장만 눈에 들어온 것이 큰 문제였다.
총선에서 공천권에 지대한 영향력을 가진 사무총장을 영남지역 출신으로 임명한 것은 전임 총장을 그대로 두는 것만도 못하다는 비판의 빌미가 되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정책위의장에 임명된 유의동 의원이나 원내대표 경선에 나섰다 낙선한 경기도 안성 출신 4선의 김학용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했다면 수도권에 사람이 없다는 한심한 소리에 대한 비판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수습책을 임명직 당직자 인사에 국한하다 보니 한동안 잠잠했던 국민의힘 좀비들이 출현하는 환경만 조성해 준 꼴이 되고 말았다. 아니나 다를까, 이준석과 유승민이 등장하여 독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이준석은 대통령이 바뀌지 않으면 내년 총선은 필패한다면서 김기현 제제는 2주 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악담을 퍼부었고, 유승민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졌다는 이유로, 윤 대통령 레임덕이 이미 시작됐다며 저주를 퍼부었다. 이들은 앞으로 100일 시한 운운으로 동반 자살용 탈당까지 시사하며 겁박하고 나섰다. 이들의 공통점은 국민의힘이 망가져야 자신들이 활동할 공간이 생긴다고 여기는 존재들이다. 싫든 좋든 어쨌든, 김기현 대표는 이들과 적대적 공생을 하게 되었으니 옥석혼효(玉石混淆)의 국민의힘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 김 대표가 과연 이 난관을 극복하고 총선까지 완주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누구보다 김 대표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첫댓글 국민의힘이 2030세대\의 표는 이준석이 좌우한다는 무식함과 무능함이 이지경에 이르게 한 것입니다. 김기현 제제는 너무 허약하고 대통령실 눈치만 실피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국민의힘이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데.......
아군 등 뒤에서 칼질하는 이준석. 유승민 이언주. 등은 당에서 정리를 하겠다면 하루 빨리 정리하여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이들이 탈당 운운 하는 건 국민의힘에서 공천받기 어럅다고 판단되면 신당을 만들어 연동형 비례대표로 나서면 1~3석 정도는 당선이 가능하다는 계산때문 이겠지요.
그러니 어어 하다가 선거 임박해서 정리하면 "김무성 도장 들고 나르샤~" 시즌 2가 될 것입니다.
祝 이준석. 유승민 탈당!
일반당원들 모두가 너희들의 탈당을 환영한다.
공병호 박사 왈 내년 총선은 반드시 수개표 를 하지않으면
또180석내준다.
농담이 아니다.
청년 정치인이라고 하면 얼핏 신선한 이미지가 연상됩니다. 그러나 이준석의 나이가 이제 40대에 들어 섰으니 각 언론 매체에서 이준석을 청년 정치인이라고 할 게 아니라 노회한 40대 정치인이라고 불러 저 인간에 붙은 청년이라는 호칭프리미엄을 없애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