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의 강세(S&P500지수 5년래 최고치 경신)에도 불구하고 KOSPI시장은 사흘째 약세를 이어갔다. 2,000선의 지지력을 바탕으로 장 중 상승반전 시도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외국인이 나흘 만에 매도 전환한데다 장 초반 이탈했던 5일선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전일까지 3일 연속 음봉패턴이 발생하며 흑삼병이 완성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데, 흑삼병은 상당 기간 동안의 주가 상승 이후 거래량 증가와 함께 지수가 3일 연속 하락하면서 차트 상 음봉이 3개 연속 출현하는 것을 말한다. 이 같은 흑삼병의 출현은 이제까지 지속되던 상승세가 끝나고 하락세가 시작되는 추세반전의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 추세에 대한 점검이 필수적인 상황이라 하겠다.
그러나 3개의 음봉패턴 직전에 발생한 장대양봉(1월 2일 발생한 돌파 갭, 1.7% 상승)의 존재를 감안한다면 다른 시각에서 시장을 바라볼 수도 있다. 주가가 올라가는 추세 도중에 긴 양선이 발생한 이후 3개의 음선이 잇달아 출현할 경우 흑삼병과 유사한 상승삼법으로도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상승삼법은 흑삼병과 달리 3개의 음봉패턴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거래대금이 크게 증가하지 않고, 직전 장대양봉의 저가를 하향이탈하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
일단 전일까지의 연속적인 음봉패턴을 살펴보면 KOSPI가 1월 2일 발생한 돌파 갭을 하향이탈하지 않았고, 돌파갭 하단부(1,997선)에서 긴 아랫꼬리가 형성되었다. 게다가 흑삼병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하락과정에서 거래대금 증가세가 관찰되지 않았고, 아랫꼬리 봉패턴이 이틀 연속 발생했다는 점에서도 흑삼병보다는 상승삼법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종가가 저가로 마무리될 때에는 흑삼병 시그널 강화로 해석). 이는 하락과정에서 매도압력이 그리 크지 않아 자연스러운 조정의 일환일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최근 KOSPI의 단기적인 조정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중기 추세변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 KOSPI가 지난 연말을 기점으로 2011년 5월 고점 이후 지속된 수렴패턴을 상향 돌파하며 중기적인 흐름상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와 함께 지난 주말 기술적 분석 측면에서 중기 상승추세에 대한 신뢰도를 강화시켜주는 중요한 시그널인 120-200일선 간 Golden Cross가 발생했다는 점도 중요 포인트이다.
이번주에는 삼성전자의 실적 가이던스 발표(1월 8일, 화요일), 옵션만기(1월 10일, 목요일), 금통위 금리결정(1월 11일, 금요일) 등 대내적인 대형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어 이에 따른 등락과정이 좀 더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조정분위기 속에서도 1월 2일 돌파 갭 구간 하단에서는 아랫꼬리가 연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외국인의 비차익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2,000선에 대한 단기 지지력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대내 대형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KOSPI 2,000 ~ 2,050선의 등락을 염두에 둔 박스권 트레이딩 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