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566)- 폭염 속의 수련회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가 식을 줄 모른다. 주말의 이곳 기온은 36.9도, 체온을 웃도는 날씨가 전국을 강타한다. 내일(8월 7일)이 입추이니 기세등등한 염천도 언젠가는 물러가겠지. 가마솥 무더위에 심신 모두 건승하시라.
지난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교우들과 함께 천안 상록리조트에서 열린 수련회에 참석하였다. 경향각지의 여러 교회에서 모인 성도들이 어린이부, 소년부, 청년부, 장년부로 나뉘어 알차게 편성된 학습과 리크리에이션 프로그램으로 더위를 잊은 체 열중하였다. 오가는 길, 무섭게 퍼붓는 소나기가 더위를 식혀주고 맛집과 명승을 찾아 입맛을 돋우며 견문을 넓히는 것도 유익하였다. 돌아와서는 동참하지 못한 교우들에게 수련회에서 보고 들은 내용을 전달하기 위한 리포트를 작성하느라 몰두하였고.
30여 년 전 미국 남부의 소도시에 있는 크리스천 대학에서 열린 신앙집회를 참관한 적이 있다. 4,000여명이 참석한 큰 규모의 행사, 교계의 대학이사장 자격으로 단상에 올라 말할 기회를 얻어 한국에서도 이런 집회를 가지고 싶다는 뜻을 피력하였다. 그러나 소규모 대학이 큰 집회를 열기는 무리, 돌아와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렉처십을 갖는 것으로 대신하였다. 언젠가 일반 성도들까지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를 가질 수 있기를 소망으로 남겨두고.
3년 전 이맘 때 교계의 여러 기관들이 합심하여 충청북도 괴산에서 전국그리스도인 대회를 열었다. 귀한 행사를 마련한 관계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지니고 참석하여 은혜로운 시간을 가졌다. 돌아와 교우들에게 행사내용을 보고하며 은혜의 경험을 공유하였다. 성서는 배우고 확신한 일에 거하라고 교훈하거니와 지식과 신앙도 배우고 깨치는 것이 중요하다 여겨서. 이번 행사에 즈음하여 그 때 보고한 내용을 수백 부 유인물로 제작하여 주최 측에 전하였고 이를 참석자들에게 배포하였다.
폭염 속의 수련회에서 누린 심신의 휴식과 충전의 유익을 감사하며 교우들에게 보고할 내용 중 둘째 날의 기록 일부를 덧붙인다.
'오전에 워터파크에서 물놀이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 시간에 우리는 아산시 도고면에 있는 세계꽃식물원을 찾기로 하였다. 꽃식물원에 이르니 오전 9시 반, 시설면적 3만4천여 평방미터, 온실면적 2만7천여 평방미터의 넓은 공간을 한 시간여 돌아보며 베고니아, 부겐베리아, 허브정원과 열대식물 재배단지를 살피는 발걸음이 가볍다. 이곳에서는 네덜란드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매년 100만개 이상 들여온 구근들을 식재하여 연중 전시하는데 허브를 비롯한 꽃향기가 상큼하고 잘 자란 식물들이 기름지다. 식물원 가까이 수질이 좋기로 유명한 도고온천지역이 있다. 물놀이 빠졌으니 온천 휴식을 취하기로 의견일치, 규모가 큰 콘도에서 한 시간여 온천욕을 즐기고 오후 행사시간에 맞춰 리조트에 돌아왔다.
오후 2시부터 3시 반까지 성도의 교제시간, 첫 순서는 조세형 형제(상명여대 교수)의 섹소폰 연주다. 그는 연주에 앞서 성경을 인용(빌립보서 4장 6~7절), 주님께서 주신 연단과 위로의 말씀으로 하루하루 승리하는 삶을 축원한다. 그 마음을 담은 듯 폐부에서 우러나오는 청아하고 박진감 넘치는 색소폰의 음률이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이어진 순서는 숙명여대 아로곤 선교무용단의 춤사위, 8명이 함께 추는 화려한 군무와 박순자 단장의 고아한 독무가 수준 높은 예술과 신앙의 아름다운 접목으로 느껴진다.
저녁 8시, 본 대회의 주제인 ‘말씀으로 일어나라’를 제목으로 은혜의 시간을 가졌다. 요지는 38년 된 앉은뱅이가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것으로 네게 주노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 하고 오른 손을 잡아 일으키니 발과 발목이 힘을 얻는’(사도행전 3장 6~7절) 성도들 모두 익히 아는 내용이다. 구걸로 생계를 유지하는 앉은뱅이는 한 번도 도전한 적이 없는 불가능의 체념을 딛고 일어나 걸으라는 말씀에 의지하여 지금까지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된다. 강사는 이를 새기며 기도하는 성도, 기도하는 교회가 되어 응답 받기를 축복한다.
* 이 말씀을 들으며 한 가지 소망이 떠오른다. 식민지 36년 만에 누린 광복의 기쁨도 잠시, 70년 넘는 분단의 아픔에 좌절한 우리에게 ‘일어나 걸으라’는 그리스도의 말씀이 환희로 임하였으면. 이를 위하여 우리 모두 하나님을 똑바로 바라보며 온전히 구하자. 하나님이여, 우리의 간절한 염원을 들어주소서.'
첫댓글 수련회 소식 기다렸었는데...따끈한 소식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부서별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아이부터 어른까지 행복하셨겠다..여겨집니다^^
은혜로운 시간이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