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앞바다의 일출<사진제공·문화재청>
단풍이 아름다운 가을이 왔다. 코끝으로 스치는 바람 한줄기에서 풋풋하고 향긋한 낙엽 냄새, 바다 냄새가 나는 것 같다. 가을단풍이 아름다운 계절에 떠나는 여행, 제일 먼저 속초가 떠오른다. 속초는 봄바람 부는 날에도,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는 여름에도, 하얀 눈이 내려앉은 겨울에도 아름답지만, 무엇보다 지금이 가장 향기로운 고장이다. 바쁜 마음을 잠시 접어두고 속초로 떠나보자.
울산바위
울
산바위 풍경. 하나의 산을 이루고 있는 듯한 바위의 장대함이 아름답다.
누구나 울산바위를 처음 보았을 때는 그 크기에 놀란다. 거대한 거인들이 무리를 지어 일렬로 행진하는 느낌이다. 전망대에 잠시 올라 울산바위를 바라보며 어린 시절 전래동화책에서 읽었던 이야기를 떠올려보자. 아주 먼 옛날, 조물주가 이 세상을 창조할 때 금강산을 빼어나게 만들기 위해 전국의 이름난 바위들을 불러 모았다. 울산에 있던 울산바위도 이 소식을 듣고 빠질 수 없어 서둘러 길을 나섰는데, 워낙 덩치가 컸던지라 울산바위는 지금의 설악산 부근에 와서 걸음을 멈추고 잠시 쉬었다. 그 사이 금강산은 1만 2천봉은 완성되었고, 울산바위는 다시 울산까지 돌아가기도 귀찮아 그냥 그 자리에서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울산바위를 직접 바라보며 전설을 떠올리자니, 그 웅장한 바위의 모습이 한층 감동적이다.
등산을 잘하는 아이들과 함께라면 울산바위 철계단을 올라 등산을 해봐도 좋다.
속초 아바이마을
실향민들의 옛추억과 애환이 담긴 음식, 아바이 순대와 오징어 순대
아주 어렸을 때 방문했던 아바이마을은 아주 조용하고 나지막한 어촌 마을이었다. 옛날 한국 전쟁 때 북한에서 피난 온 피난민들이 정착해서 생활하기 시작하면서 아바이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몇 년 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곳을 다녀간 이후 작고 아담한 집들이 거의 다 아바이 순대집으로 바뀌었다. 맛있는 아바이 순대맛을 볼 수 있는 것은 좋았지만, 옛것이 자꾸만 사라져가는 모습을 보자니 아쉽고 서글픈 마음이 앞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카페거리로 변하는 아바이 마을. 부디 옛 정취를 잃지 않기를 바란다.
아바이 마을 까페에서 커피한잔 테이크아웃해서 아바이마을 앞바다로 나가 속초의 바다를 놓치지 말자. 바다풍경이 평화롭고 아름다워 이곳에서 한참을 머물다 가는 사람들도 많다.
갯배타기. 인기 관광상품이 된 아바이 마을의 중요 교통수단.
속초 아바이마을은 드라마 <가을동화>의 배경이 된 장소로, 드라마 주인공들이 이 아바이마을에서 갯배를 탔다. 속초에서만 볼 수 있는 전통 배인 갯배는 가까운 거리를 오갈 때 한꺼번에 여러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 쇠줄을 고리를 이용해서 끌어당기는 뗏목 형태이다.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좋아하는 갯배를 타고 중앙시장으로 들어가 보자.
속초 종합중앙시장
속초중앙시장의 닭강정. 속초 시장 쇼핑 필수 품목으로 꼽힌다.
시끌시끌한 좌판에서 매일매일 신선한 속초의 해산물들과 건어물들이 거래되는 흥겨운 곳이다. 줄서서 먹는 호떡, 줄서서 먹는 닭강정, 펄떡펄떡 살아 뛰는 싱싱한 해산물들이 있어서 속초를 여행하는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 속초의 명소이다. 속초중앙시장을 걷다보면 다들 약속이나 한 듯이 한 손으로 호떡을 먹고, 다른 한손에는 닭강정 한 박스를 포장해서 길을 걷는 여행객들을 만날 수 있다.
속초시립박물관
조양동 선사주거지 모형. 청동기 시대의 주거지 형태로 추정된다.
속초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들어서자마자 조양동 선사주거지에 대한 전시물을 볼 수 있다. 강과 바다와 호수가 접해있는 속초는 아마 선사시대에도 중요한 주거지였는데, 그 흔적이 조양동에서 발굴되었다. 속초 조양동 선사주거지의 모형은 네모난 집터에 화덕자리가 구석으로 밀려나있고, 지상가옥의 형태로 청동기 시대의 것이다. 움집터에서 700미터 떨어진 곳에서는 청동기 시대를 대표하는 무덤양식인 고인돌도 발견되었다. 민무늬토기 퍼즐맞추기체험도 놓치기 아쉬운 재미를 준다.
속초시립박물관 내 전망대. 실향민 문화촌 등 박물관 전경이 한눈에 보인다.
속초시립박물관에는 꽤 높이 올라갈 수 있는 높다란 전망대가 있다. 이곳 망원경으로 보면 속초시내와 설악산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너무 높아서 올라가기 힘들었던 울산바위를 전망대 망원경으로 속속들이 볼 수 있으니 꼭 올라가보자.
속초실향민 문화촌
북부지방의 대표적인 정주공간. 남쪽 지방의 주거문화와 비교하는 재미가 크다.
속초시립박물관 야외 전시실에 마련된 속초실향민문화촌은 볼거리와 공부할거리로 가득하다. 시립박물관 공연단에서 준비한 신나는 풍물공연을 본 뒤, 문화촌에 마련된 상설전시실에 들어가면 이북 5도의 가옥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한옥체험관이 있다. 북쪽지역은 추운 날씨가 많아 우리가 살고 있는 남쪽지방이랑은 한옥의 구조가 많이 다르다. 서민들이 생활했던 황해도집을 보면, 바람이 새어나갈 틈없이 꽉 들어찬 집 안에 외양간까지 있다. 전형적인 북부지방의 집 모양을 그대로 볼 수 있는 함경도집은 겨울철에도 따뜻하게 살림을 할 수 있었던 정주간을 볼 수 있다.
드라마 세트를 그대로 재현한 <은서네 집>. 지금은 매점으로 운영된다.
북부지방의 한옥을 보고 나오면 과거 실향민촌의 모습을 재현해놓은 거리를 만날 수 있다. 피난온 실향민들이 찌그러져가는 판자집에 모여 그래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그들의 강한 생활력에서 감동이 느껴진다. 실향민 문화촌에는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은서네 가게로 등장했던 건물을 그대로 옮겨와 지금은 박물관 매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발해역사관
드라마 ‘대조영’을 테마로 한 박물관이다. 발해의상 체험도 할 수 있고 발해역사에 대한 간단한 자료와 모형전시물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그 유명한 발해의 정효공주 묘 고분 내부 벽화도 간단하게 재현되어있으니 속초시립박물관을 갔다면 놓치지 말고 방문해보자.
척산온천장
척산온천장. 예로부터 피부병에 좋기로 유명한 온천이다.
깔끔하고 정갈한 시설에 투숙객들에게는 수질 좋은 척산 온천 사우나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이용권도 주어진다. 쌀쌀한 가을에 실컷 돌아다니다보면 저녁에는 따뜻한 물로 목욕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지니, 이럴 때는 가격이 크게 비싸지 않고 온천도 할 수 있는 척산온천장을 추천한다. 사우나까지 내려가기 힘든 어린 아기가 있는 경우, 객실 내에서도 온천수로 목욕할 수 있다.
김정옥 할머니집 순두부
김정옥 할머니의 두부전골. 고소한 두부와 쫄깃하고 담백한 골뱅이의 조화가 일품이다.
속초에 가면 꼭 한번은 들르게 되는 김정옥 할머니 순두부집은 속초의 별미 중 별미. 뜨끈하고 담백한 순두부도 맛있지만 커다란 골뱅이가 듬뿍 들어간 매콤하고 개운한 두부전골도 추천할만한 메뉴이다.
여행정보
- 주소 : 강원도 속초시 청호동 아바이마을 1076
속초 종합중앙시장
- 주소 : 강원도 속초시 중앙로147번길 16
- 문의 : 033-633-3501
- 주소 : 강원도 속초시 신흥2길 16 속초시립박물관
- 문의 : 033-639-2977
- 여행자팁: 속초시립박물관에는 속초실향민문화촌과 발해역사관이 함께 붙어있다. 시립박물관을 관람하면서 함께 돌아보면 좋다.
- 주소 : 강원도 속초시 노학동 939-7
- 문의 : 033-636-4806
- 주소 : 강원도 속초시 원암학사평길 187
- 문의 : 033-636-98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