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가는 가을을 잡으려 찾아간곳
우이동 ork valley
빛바랜 나뭇잎들을 깔고 앉아 마시는 차 한잔의 향이 여인의 가슴을 녹인다
마흔을 사는 여인네들의 넋두리가 빈찻잔에 부딪혀 메아리된다
드문 드문 연인들이 찾아와 장작불을 지펴놓는다
한낮에 찾아든 우이동 숲속의 연인들
저들에게 장작불의 의미는 무엇일까?!.......
늦 가을의 쌀쌀함은 여인에게 커다란 숄을 꺼내 두르게 했다
올려세운 바바리 깃과의 앙상불이 만추를 실감케해준다
넋두리가 길었음이던가
맘 좋은 주인 아저씨가 커피를 한잔 더 갖다 준다
그래! 이 가을 이런 여유라도 있어야지...
앞 뒤없이 바빴던 날들에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여인네들은 좀체 일어날줄 모른다
넋두리도 사라지고 감미로운 음악만이 빈잔으로 들어온다
......
숲속을 통채로 가슴에 넣고서야 자리를 턴다
포장안된 길 위로 떨어져 쌓인 낙엽이 도심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위를 보니 다자란 떡갈나무들이 어린시절에 보았던 아버지 발자국만큼이나 커다란 잎들을 모두 떨구고 있다
한잎 밟으니 으스스스... 엄살을 부린다
어허 큰 녀석들이 엄살은...
발밑으로 이어지는 비명들이 싫지않다
너희들이 겨울준비를 서두르는구나 무엇이 그리 급할꼬!!!!!
우이동에서 방학동으로 이어지는 언덕을 가을볓을 쫓아 걷다보니 등어리에선 땀이 맺힌다
눈 앞에 펼쳐지는 아파트의 조형들
오! 나의 터전 방학동이여!
영원하여라!!!!!!!!!!!
♬ 한경애...옛시인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