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에 갑자기 전화 한 통이 왔습니다.
제가 연출했던 <붕어빵가족>의 어머니로부터 온 것이었습니다.
다급한 목소리로
"유해진씨(붕어빵가족 내레이션을 담당했던)가 찾아 왔어요"
그 먼 강릉까지 유해진씨가 매니저도 동반하지 않고 개 한마리를 데리고 찾아 왔다는 겁니다.
내레이션 녹음을 진행하면서
눈물을 흘리던 유해진씨가 떠올랐습니다.
정이 많은 사람인 줄은 알았지만,
이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유해진씨는 아이들과 재미있게 놀아주고
떠나면서 아이들과 맛있는 것을 사먹으라면서
이백만원을 전해주고 가셨답니다.
물론, 그 돈을 선선히 받으실 어머니가 아니시죠.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받아주세요' '못 받겠다' 실랑이가 몇분간 이어졌고
유해진씨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부끄럽지 않게 해달라'고 간청했다고 합니다.
결국 어머니께서
"뜻깊게 쓰겠다"며 받으셨고
어젯밤에 제게 연락을 주셨습니다.
유해진씨의 이름으로 해나에게 기부하겠다고.....
아....그 사연을 전해들은
제 가슴은 터질 것만 같았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마음들이 제 눈 앞에 서 있다는 사실에 감동하고, 감사했습니다.
이 마음들이 온전히 해나에게 전해져
해나는 반드시 일어날 겁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격려와 응원에 대답하지 않을리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해나가 두번째 수술을 한 지 딱 3주 되는 날입니다.
뇌압이 많이 올라가서
반대쪽 두개골도 열고 피를 빼내고 있습니다.
이제 완전한 삭발상태입니다.
폐는 아직도 많이 좋지 않아서
내일 좀 더 굵은 튜브로 바꿔서 폐에 연결하는 시술을 하고
추이를 좀 더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붓기는 많이 빠졌습니다.
왼쪽 폐는 많이 좋아졌는데,
오른쪽 폐가 아직 좋지 않습니다.
의료진과 해나 부모님은
여전히 희망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해나를 향해 마음을 모으는 것입니다.
해나를 향해 희망의 마음을 모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