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서울 지역에 눈다운 눈이 내리면서 백덕산을 머리에 그렸다. 이번 강설이후 서울의 설경도 볼만했다. 관악산, 북한산의 원경을 오며가며 보느라니 매년 한두번은 제대로 된 설경을 경험하면서도 새삼스러울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그와 함께 작년 이맘때 백덕산산행에서 눈다운 눈을 보지 못해 기분이 썰렁했던 기억이 상기되었다. 길이 미끄러울 거라고 짐작하고 전재(새말나들목에서 안흥으로 가는 고개)의 꼬부랑길을 돌아올라가는데 적설량은 기대한 것보다 적은 듯했다. 그리고 길은 깨끗했다. 매화산 산록은 영하10도의 추위속에서 투명하도록 아름다웠다. 역시 겨울엔 눈이 와야 산이 돋보인다. 요즘은 눈길을 치우는 것은 일도 아닌 것처럼 보인다. 얼마전 둔덕산으로 갈 땐가 검단산 갈땐가 정확한 것은 알수없으나 거대한 염화칼슘 살포차가 한번 지나가니 흩뿌리던 눈은 금방 흐물흐물 물로 변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안흥에서 초콜렛을 사고 백덕산으로 가는데 문재터널을 통과하니 길가에 버스며 승합차가 즐비하다. 산꾼들이 준비를 하고 능선을 향해 줄을 지어 가고 있다. 약간의 고도라도 챙기면 산행이 수월할 것은 정한 이치일 것이다. 그리고 능선의 심설을 즐기기에 문재에서 정상까지 5km(직선거리)는 이를데 없이 아름다운 설릉이라는 것은 백덕산의 이름이 눈에서 유래했듯이 이미 정평이 나있다. 2월하순에 심설을 꿈꾸며 백덕산을 찾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계절적 특성에도 우리산꾼들이 유의한다는 점을 잘 말해준다. 이 코스를 몇 번 씩 오르내렸지만 폭설을 만났던 기억(아마 30년쯤전)이 감미로운 꿈처럼 머릿속에 남아 있어서 신선한 눈길이 그립기도 하다. 하지만 우선 차를 대놓고 올라가기로 한 곳은 운교리다. 작년에 보았던 썰렁한 설경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알고 싶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