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인프라 투자가 생명 지킨다"... 밴쿠버·써리 간 뚜렷한 차이
써리시, 도심 내 26km 자전거도로 확충 계획 추진 중
메트로 밴쿠버 지역 최대 도시인 밴쿠버시와 써리시가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 사망사고 측면에서 캐나다 최악의 도시 10위 안에 포함됐다.
프레츨러 로펌이 최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써리시는 자전거 이용자 사망사고 부문에서 캐나다 전체 2위, 보행자 사망사고 부문에서는 4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밴쿠버시는 두 부문 모두에서 10위를 기록했다. 이 순위는 2015년 이후 인구 대비 사망자 수를 기준으로 작성됐다.
현장 조사 결과, 밴쿠버가 써리보다 자전거와 보행자를 위한 안전 인프라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투자를 해온 것이 순위 차이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10위도 결코 좋은 성적이 아니며, 궁극적 목표는 모든 교통수단에서 사망자가 0명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밴쿠버 지역 자전거 안전 단체인 허브 사이클링에 따르면, 써리시는 안전한 자전거 인프라 구축에 더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보호된 자전거 도로와 안전한 교차로 등의 인프라는 모든 연령대와 능력, 사회경제적 배경을 가진 시민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게 하는 핵심 요소다.
특히 주목할 점은 안전한 인프라가 수요 창출로 이어진다는 사실이다. 시민들이 안전한 자전거 도로를 볼 때 더 적극적으로 자전거를 이용하게 되고, 이는 자동차 도로의 교통량을 줄여 꼭 차를 이용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반면, 적절한 인프라가 부족하면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 같은 취약한 도로 이용자들이 더 큰 위험에 노출되고, 다양한 교통수단 간 충돌 가능성도 높아진다. 교통 안전 전문가들은 "모두가 운전하고, 모두가 걷는다. 누구도 사고를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안전 인프라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써리시는 최근 10년 도시계획의 일환으로 도로 확장 사업과 자전거 특화 사업을 통해 시내 중심부에 총 26km의 보호된 자전거 도로 구축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메트로 밴쿠버 전역의 사망자 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지역 차원의 더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자전거 네트워크에는 중요한 단절 구간이 많아 이용자들이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교통량이 많은 도로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다. 이는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뿐 아니라 운전자들에게도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처음부터 모든 교통수단을 고려한 통합적 도로 설계가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 핵심"이라며, 사고 없는 도로 환경을 위해 인프라 투자 확대와 함께 교통 문화 개선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