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의 대표 히트곡이자, 그들의 초기 시절 그 모든 것
(펑크 록, 그리고 자유를 추구하는) 을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되는 노래 Mo
otorcycle Emptiness를 처음 들었던 때를 기억한다. 나는 당시 매닉 스트
리트 프리처스의 멤버들 포지션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 대충 리드 기타리스
트처럼 생겼다 (?) 싶은 멤버를 리드 기타로 찍어맞췄다. 바로 그 엄청난 오
판에서 비롯된 내 마음 속의 리드 기타가 리치 제임스였다. 왠지 날렵하게
생겼으니 리드 기타를 맡을 것 같은 그 느낌에 말이다.
Motorcycle Emptiness의 생명은 바로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듯한 느
낌을 실어주는' 기타 리프다. 부르릉 시동을 걸고 평평대로를 냅다 달리는
듯한 기타 리프는 Motorcycle Emptiness의 제목과 너무나도 잘 맞아떨어
진다. 나 역시 그 기타 리프에 매료되어서 그 곡을 수십번이나 감상했었는
데, 혼자서 리치 제임스가 리드 기타리스트라고 생각한 다음, 그가 이런 훌
륭한 기타 리프를 만든 것에 대해 부러워했고 경외심까지 가졌다. 이렇게나
멋진 리드 기타리스트가 1995년 실종되었고, 아직까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이 굉장히 신비로워 보였고, '역시 영웅은 다르구나' 하고 느꼈
다.
하지만 이후,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의 리드 기타는 보컬리스트인 제임스
딘 브래드필드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나는 마치 뒷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사실 리치 제임스가 실종된 후, 리드 기타를 찾지 못
해 제임스 딘 브래드필드가 대신 리드 기타를 맡은 줄 알고 있었기 때문이
다. 그리고 내 마음 속에서 리치 제임스는 이미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의
리드 기타리스트였다. 그래서 더더욱 믿기지 못했고, 결국에는 위키피디아
및 여러 자료를 찾아보면서 확인 결과 확실히 리드 기타는 제임스 딘 브래
드필드였다.
결정적으로 리치 제임스가 리드 기타가 아니라 리듬 기타리스트이고, 리드
기타리스트가 제임스 딘 브래드필드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바로 그들의
3집 The Holy Bible 10주년 기념판에 들어있는 콘서트 영상 DVD를 통해
서 알게 되었을 때다. 제임스 딘 브래드필드는 과격한 기타 리프와 저돌적
인 멜로디가 살아있는 Yes라는 곡을 기타 연주하면서 부르고 있었고, 리
치 제임스는 리듬 기타를 튕기고 있었다. 또한 유투브에 있는 Motorcycle
Emptiness 라이브 동영상 (1992년 당시 실황일 듯) 을 보면, 제임스 딘 브
래드필드가 바쁘게 리드 기타를 맡으면서 보컬까지 겸하고 있었고, 역시 리
치 제임스는 옆에서 비는 사운드를 막아주는 리듬 기타를 하고 있었다.
앞부분에 쓸데없는 이야기가 많았다. 아무튼 The Holy Bible DVD가 없었
더라면 나는 내 눈으로 직접 제임스 딘 브래드필드가 리드 기타와 보컬을
겸한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믿지 못했을 것이다. 제임스 딘 브래드필드가
리드 기타리스트이자 보컬리스트라는 것을 인식한 후, 지금까지 내가 다
양하게 들어왔던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의 노래들을 다시 곱씹어보기
시작했다.
She Is Suffering에서 그 섬뜩하면서도 소름끼치는 기타 리프를 제임스 딘
브래드필드가 연출했고, Autumnsong의 우렁찬 인트로 기타 리프도 제임
스 딘 브래드필드의 것이며, You Stoll The Sun From My Heart에서 들려
오는 따뜻한 음색의 보컬이 제임스 딘 브래드필드라는 사실에 굉장히 놀라
웠다. 그러니까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가 들려주는 사회 비판적이고 강렬
한 펑크 록도, 그리고 감미로운 모던 록 스타일의 곡도 모두 제임스 딘 브래
드필드의 목소리와 두 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제임스 딘 브래드필드는 어렸을 때 학급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했다고 한다.
이유는 자신의 이름 (아마 James Dean이라는 것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때문, 그리고 키가 굉장히 작아서라고 한다. 하지만 제임스 딘 브래드필드는
유년기 시절 이런 암울한 상황을 극복하고, 친척 관계인 드러머 션 무어. 그
리고 친구 니키 와이어, 리치 제임스 등과 함께 록그룹을 결성해서 결국에는
웨일즈를 대표하는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라는 밴드의 주축이 되고야 말았
다. 그는 키가 작고 남들에게 놀림을 받았지만, 엄청난 성량의 훌륭한 보컬 실
력과 음악성, 그리고 기타 연주라는 무기를 가지고 있었다. 비록 매닉 스트리
트 프리처스가 마니아성 밴드라고 하지만, 제임스 딘 브래드필드는 고난을 이
겨내고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은 확실한 사실이다.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는 늘 언제나 무언가 메시지를 청자들에게 전달한다.
초창기 시절에는 강렬한 사회 비판과 사회주의 주창, 진보성 메시지를 주창
했으며, 리치 제임스 실종 이후 그를 그리워하는 감성적인 노래 및 리치 제
임스가 남긴 '4 Real (네 가지의 진실)' 을 찾기 위한 자성적인 음악을 내놓
았었다.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의 음악은 변덕스럽기 그지없는데, 헤비한
기타 리프를 내세워서 사정없이 귀를 공격하거나, 몽롱할 정도로 느슨한 스
타일의 슬로우 록을 내놓는가 하면, 모든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감수성
풍부하고 듣기 쉬운 모던 록으로 가슴을 달래주기도 한다.
여기서 제임스 딘 브래드필드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하다. 그 곡의 분위기에
맞춰서 보컬 음색을 달리하고, 그것이 8할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심오한 내
용이 담겨져있는 가사도 한 몫 하지만, 제임스 딘 브래드필드의 팔색조같은
보컬이 없었으면 지금의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는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그의 훌륭한 보컬 실력이 좌지우지한다. 그의 보컬 실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낄 수 있는 앨범 몇 가지를 꼽자면, 펑크 록의 정신을 이어받은 1집 Gene
ration Terrorists, 말 그대로 다양한 보컬을 소화하는 3집 The Holy Bible,
그리고 정말 브릿팝답게 감미로운 보컬의 6집 Know Your Enemy가 되겠다.
제임스 딘 브래드필드의 사생활에 대해 알아보니, 그는 잉글랜드 3부 리그
리그 1에 소속되어있는 축구팀 노팅엄 포레스트의 팬이라고 한다. 노팅엄
포레스트의 전설적인 축구선수 하면 잉글랜드 대표팀 미드필더로 활약하
면서 이탈리아 세리에 A에도 진출한 바 있는 데이비드 플래트, 그리고 현
재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 감독을 맡고 있는 아일랜드 출신의 전설적 수
비형 미드필더 '키노' 로이 킨이 있겠다. 또한 노팅엄 포레스트는 한때 잉
글랜드 축구를 평정했었다. 아마 제임스 딘 브래드필드도 노팅엄 포레스
트의 이런 기억될만한 역사에 푹 빠져서 그 팀이 3부 리그에 있어도 끝까
지 응원하는 모양이다. 또한 제임스 딘 브래드필드는 1990년대 어느 여자
와 함께 약혼까지 했다가 막판에 헤어졌고, 2004년에 드디어 새 여자와 결
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호주 출신의 스타 여가수 카일리 미노그의 열렬
한 팬이라고 한다.
제임스 딘 브래드필드의 자잘한 이야기까지 알고 나니, 점점 그의 보컬 음
색이 가슴 깊이 와닿았다.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는 워낙에 리치 제임스
에 대해 그리워하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그들의 음악은 물론 밴드의 역
사를 짚을 때 리치 제임스가 제일 중점적으로 다뤄지기 일쑤다. 그래서 나
머지 멤버들의 이야기가 묻히는 경향이 있는데, 탁월한 보컬리스트이자 리
드 기타리스트인 제임스 딘 브래드필드 또한 실력에 비해 주목을 못받는 것
같다. 근데 하나 또 생각난 것이 있는데, 제임스 딘 브래드필드와 니키 와이
어가 어느 인터뷰에서 리치 제임스를 회상하면서 눈물을 찔끔 흘렸다고 한
다. 왜 그들은 리치 제임스를 아직도 너무나 그리워하며, 살아있다고 굳게
믿는 것일까. 아,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또 리치 제임스 이야기를 자
연스럽게 꺼내게 된다.
첫댓글 매닉스 짱!!
제임스 만세 ㅠㅠ!!
4 real이 4가지 진실이었나요? 전 for real을 뜻하는 건줄 알고 있었는데....
제임스헷필드랑 헷갈렸다...
for real 이죠
알러뷰 ㅠㅠ
사실 아버지가 지으려던 이름은 클린트 이스트우드 브랫필드였다죠;;;
글 잘 읽었습니다. ^^ 지금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저메인 제나스하고 마이클도슨도 노팅엄포레스트 출신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