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 로고에 실루엣을 제공한 것으로 널리 알려진 로스앤젤레스(LA) 레이커스의 레전드 제리 웨스트가 8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영국 BBC가 LA 클리퍼스 구단 발표를 인용해 12일(현지시간) 전했다. 클리퍼스 구단은 성명을 통해 " 농구의 탁월함을 모두 갖췄으며 자신을 아는 모든 이에게 친구였던 제리 웨스트가 오늘 아침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 그의 부인 카렌이 곁을 지켰다"고 밝혔다.
고인은 1938년 3월 28일 웨스트버지니아주 실리언에서 태어났으며 웨스트버지니아 대학을 졸업한 뒤 1960년 미니애폴리스레이커스(LA 레이커스의 전신)에 전체 2순위로 지명된 포인트 가드였다. 그는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고 아홉 차례나 NBA 파이널에 나서 1972년 한 차례만 우승을 경험했다. 1969년 준우승에 그쳤을 때 그는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그는 레이커스에서만 14년을 선수로 뛰며 모든 시즌 NBA 올스타에 뽑힐 정도로 꾸준했다. 윌트 쳄벌레인과 오스카 로버슨에 이어 세 번째로 리그 통산 2만 5000 득점 고지에 이른 선수였다. 은퇴할 때 2만 5192 득점 기록을 남겼다.
그는 1960년 로마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미국 대표팀의 일원이었다. 경기에 나서면 뒤늦게 발동이 걸리는 편이라고 해서 '미스터 클러치'란 별명이 붙여졌다.
1974년 선수 커리어를 끝내고 2년 뒤 코치로 변신, 세 시즌 레이커스를 지휘했다. 나중에는 NBA 임원으로 일하며 1980년대 10년 동안 다섯 차례나 우승을 차지한 전성기 '쇼타임 레이커스'를 이끌었다. 2000년에 레이커스와의 인연을 끝내고 멤피스 그리즐리,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LA 클리퍼스 등에서 임원 역할을 했다. 애덤 실버 NBA 총재는 고인에 대해 "농구 천재였으며 60년 이상 우리 리그를 규정하는 인물이었다"며 "선수로나 임원으로나 그의 성격과 순수함으로 농구 경기에 심오한 영향을 미쳤다"고 추모했다.
1980년에는 선수로, 2010년에는 미국 올림픽 대표팀의 일원으로 명예의전당에 오른 그는 올해 말 ‘공로자’ 자격으로 세 번째 네이스미스 명예의전당에 헌액될 예정이다. ESPN에 따르면 미국대학체육협의회(NCAA) 토너먼트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고 NBA 파이널 MVP를 수상했으며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는 매직 존슨, 하킴 올라주원 그리고 제리 웨스트 뿐이다.
아들 조니 웨스트가 2019년 8월 한국계 미국 골프 스타 미셸 위와 결혼, 그녀를 며느리로 받아들였다. 조니는 당시 골든스테이트 임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