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18.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43-4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43 “‘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네 원수는 미워해야 한다.’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44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45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
46 사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그것은 세리들도 하지 않느냐?
47 그리고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한다면, 너희가 남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그런 것은 다른 민족 사람들도 하지 않느냐?
48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인제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다'
이 강원도 오지 인제 원통 월학리 폐교 효자분교에서 '생태복지마을'을 꿈꾸며 '글라렛 재가복지 센터'라는 선교공동체를 꾸려 15년 동안 활동 수도자 선교사 missionary로서 참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참 가슴아픈 세월호 사건이 터져 이 폐교에서 쫓겨나 지금 속초 무료급식소 작은형제의집으로 이사 오기 전까지 기도하며 봉사하던 행복한 삶이었습니다.
텃밭도 딸린 넓은 폐교라 감자, 옥수수, 콩, 고추, 각종 야채도 심고, 닭, 염소, 토끼, 개도 키우고, 산에서 나무해서 난방도 하고 가마솥에 밥도 해 먹으며 자급자족하면서 살았습니다. 필요한 것은 하느님께서 다 마련해 주셨습니다.(야훼 이레) 폐교라 좀 누추하지만 오래된 관사들도 있어 여러가지로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기도하고 일하며, 더 어려운 이웃들 찾아 다니며 사는 것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교회는 '야전병원'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보다도 날카롭습니다. 그래서 사람 속을 꿰찔러 혼과 영을 가르고 관절과 골수를 갈라,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냅니다."(히브 4,12)
하느님의 말씀은 사람과 세상을 바꾸는 놀라운 힘이 있습니다. 그 힘의 실체는 사랑입니다.
"원수를 사랑하여라"
드디어 예수님께서는 율법을 완성하시는 예수님의 새로운 법, 사랑의 법을 제시하십니다.(마태 5,17 참조)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는 제자들의 의로움으로 하늘 나라의 참된 행복에 들어가는 길을 보여주십니다.(마태 5,20. 참조)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완전한 사람이 되는 길을 보여주십니다.(마태 5,48 참조)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결국 율법을 완성하시는 예수님의 새로운 법, 사랑의 법은 완전한 사람이 되는 길입니다. 하늘의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완전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하느님 아버지를 닮은 사람의 본래의 모습인 거룩함과 존엄함과 아름다움을 되찾는 것입니다. 그 길은 바로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길입니다. 사랑을 하면 아름다워집니다. 완전해집니다. 똑같은 문맥과 상황에서 루카복음서는 '완전'이란 단어 대신에 '자비'란 단어를 사용합니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6,36) 자비로운 사람은 완전한 사람입니다. 아름답게 하는 사랑, 완전케 하는 사랑은 자비의 사랑입니다. 원수까지도 사랑하는 것입니다. 나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사랑입니다.
산상수훈의 진복팔단은 공감과 연대와 나눔으로 서로 사랑하며, '기도하고 봉사하는 삶'이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임을 보여줍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사람과 세상을 바꾸는 놀라운 힘이 있습니다. 그 힘의 실체는 사랑입니다. 성경을 읽을 때마다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인생이 깊어집니다.
"좋은 이웃 고마운 마음 아름다운 세상"
원통 폐교 선교공동체에서의 행복했던 삶을 기억하면서 '기도하고 봉사하는 삶'이 얼마나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인가를 우리 생태복지마을 오랜 친구들과 함께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