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개정 교육과정 도입을 코앞에 두고 있다. 1~2학년은 올해 당장 3월부터 전면 시행된다. 교육과정 개정이 수시 체제로 바뀌었다. 제7차 교육과정 이후 2007, 2009, 2015, 2022라는 이름으로 명명된 개정 교육과정은 시대의 변화에 교육이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필요성이 담겨 있다.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최근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현상, 인구 절벽을 부르는 저출산 현상,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대전환은 기존의 교육과정으로는 미래 인간상을 구현할 수 있음을 절실히 깨닫게 해 주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이제 우리 교사들은 새로 바뀐 교육과정을 내 것으로 만들어 아이들을 만날 과제가 주어졌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자료는 수두룩하다. 교육부 홈페이지를 비롯하여 검색하면 얼마든지 필요한 자료를 찾을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문해력이다. 자료는 있지만 교육과정 문해력에 따라 해석을 달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 개정된 교육과정은 특히 교사의 문해력을 요구한다. 교사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주어진 교육과정에서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으로 국가 교육과정 문서가 만들어졌다. 자율성이 확대된 만큼 교사의 몫이 커졌다. 이제부터 교사들이 교육과정 문서를 읽고 설계하고 운영하며 평가와 기록까지 수업을 통째로 디자인해야 할 전문성을 요구한다.
교과서 수업을 지양하고 교육과정 수업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을 연구해야 한다. 형식적으로 짜인 교육과정 편제대로 수업하는 교사가 아닌 학교의 특성에 맞춰 내가 만날 학생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된다. 수업을 디자인할 능력이 요구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전체적인 맥락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유영식 선생님이 발간한 『교사 교육과정과 수업 디자인』은 가뭄에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하리라 생각된다.
이론과 실천을 겸비하지 않고서는 균형 잡힌 교사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없다. 이론 없는 실천은 방향을 상실하게 된다. 실천 없는 이론만으로는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 20년간 현장에서 이론과 실천으로 무장한 저자의 통쾌한 설명은 2022 개정 교육과정을 읽고 해석해야 할 수많은 선생님들에게 길을 잃지 않도록 나침반이 되어 줄 것이다. 많은 연수와 자료들을 읽어보았지만 이 책만큼 궁금증을 단박에 풀어내는 책은 없었다. 현장에 있는 선생님들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는 부분은 아마도 실천 사례가 아닐까 싶다. 학교자율시간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깊이 있는 학습을 전제로 한 수업을 어떻게 설계하고 평가까지 계획할지 실제 사례를 풍부하게 보여주고 있다.
거인의 어깨 위에 서면 더 멀리 볼 수 있다. 유영식 선생님이 실제 운영한 사례를 토대로 선생님들만의 수업을 디자인한다면 교실 수업에 분명히 혁명이 일어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한 번 읽고 덮기에는 너무 아까운 책이다. 내 것으로 전이하기 위해서는 깊게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교육과정 전문가가 되기 위한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 나 또한 거인의 어깨를 빌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