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물줄기 따라 구불구불 경계선... 현실과 동떨어진 상황 개선
기후변화로 지형 최대 40m 낮아져... 경계선 새로 그려야
스키장 등 비즈니스 불확실성 해소 위한 현실적 조치
앨버타주가 BC주와의 경계 조정 절차를 간소화하는 법안을 내놓았다. 자연환경 변화에 따라 복잡한 주민투표 없이도 두 주 사이 경계를 조정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앨버타주 정부는 26일 '2025년 규제완화 법령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 법안은 특히 빙하가 녹고 지형이 변하는 산악 지역의 경계선 조정을 쉽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데일 날리 앨버타 규제완화부 장관은 "지금은 경계선을 조금만 바꿔도 주민투표를 해야 해서 불편하다"며 "이번 법안으로 불필요한 행정 절차를 줄여 실용적인 경계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1866년부터 시행된 법에 따르면 앨버타와 BC주 사이 산악 지역 경계는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결정된다. 물이 동쪽으로 흐르면 앨버타주, 서쪽으로 흐르면 BC주 영토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자연 침식으로 지형이 계속 바뀌면서 이 원칙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새 법안의 핵심은 변화하는 지형에 맞춰 일부 지역에 직선 형태의 '관습적 경계선'을 그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는 특히 주 경계를 가로지르는 스키장 같은 사업장의 법적 혼란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밴프의 선샤인 빌리지 스키장에는 '그레이트 디바이드' 리프트가 있어, 스키어들이 한 번 오르는 동안 주 경계를 두 번씩 넘나든다. 이런 곳에서는 어느 주 법을 따라야 할지 애매해 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어왔다.
빙하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빙하 감소가 경계선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든다고 본다. 빙하가 녹으면서 일부 산악 지역은 경계선이 처음 그려졌을 때보다 최대 40m나 낮아졌다. 대륙 분수령을 따라 구불구불하게 이어진 현재 경계선은 실질적인 토지 관리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빙하 연구원 숀 마샬 씨는 "경계 변경은 단순한 행정 문제가 아니라 지하자원 소유권과도 연결된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민투표가 없어진다 해도 앨버타가 BC주와 협상 없이 일방적으로 땅을 가져갈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두 주 사이 경계 문제는 100년이 넘은 오래된 사안이다. 1913년 연방정부와 주정부들은 석탄회사와 임업 종사자들의 혼란을 줄이고자 주 경계 위원회를 설립했다. 현재는 1974년 법에 따라 BC주, 앨버타주, 연방정부 대표로 구성된 '앨버타-BC 경계 위원회'가 활동 중이다.
앨버타 당국자들은 1979년과 1980년에 경계 측량을 해 새 경계 표지를 세웠으나, 실제 법적 변경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BC-앨버타 경계가 공식적으로 법제화된 사례는 찾을 수 없었다.
이번 법안은 주 경계 조정 외에도 여러 규제 완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아동청소년옹호실의 임무를 바꿔 20세 이상 청년 사망 보고 의무를 없애는 내용이 포함됐다. 현재는 보호 시스템과 관련 있었던 24세까지 청년 사망을 의무적으로 보고하게 돼 있다.
테리 펠튼 아동청소년옹호관은 "정부 보호를 받던 청년들이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며 이 조항에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법안이 통과돼도 성인 전환기 청년들의 어려움을 알리는 활동은 계속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법안은 또 주택임대차법을 개정해 집주인이 임대료 인상과 퇴거 통지 같은 문서를 이메일로 세입자에게 보낼 수 있게 했다. 이는 디지털 시대에 맞춰 임대인-임차인 간 소통 방식을 현대화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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