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모래소리와 산위의 바람소리
[해변의 길손들 멈출 수 없는 산행 ]
검은 돌 징검다리를 건널때 어디선가 낮익은 듯 귓전을 맴도는 소리 들리면서 나도 모르게
눈앞이 흐릿해 지기에 고개 숙여 눈을 감자 앞쪽에서 들리는 천상의소리......
모래 밟는 사각사각 소리가 너무나도 가슴을 저미는 아픔으로 들려오는지 몰라?
두눈에 눈물 고일까 돌아서서 고개숙이자 눈앞에 어머니의 거친손 스친다
이른 새벽 피곤한 몸 편히 주무시지도 못하고 자식들이 무언지 따뜻한 밥먹여 학교 보내려
고 사각사각 쌀 씻는 소리, 새벽을 여는 소리, 어머니의 사랑 듬뿍담긴 소리
그 소리에 슬퍼하는 것인지 마음아파 하는 것인지 몇 발자국 더 걸으며 가슴을 씻어낸다
“은비아빠 이 소리 좀 들어보세요.”
최 여사의 꾀꼬리 노래 소리처럼 아름다운 목소리가 들리는 뒤쪽을 돌아보자 굵은 모래 밟
을 때 마다 들려오는 바닷물 촉촉이 젖은 왕모래 부딪는 소리 그 소리가 무슨 소리?
모래들의 합창소리, 신음하는 자연의 소리.....
그 맑고 고은 순수함이 너무나도 깨끗하게 들려와 귀를 기울이며 그곳을 벗어나지 못하고
머뭇대고 있는 것 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아쉬움에 박 여사와 권 여사 그리고 이 여사도 그 옆에 나란히 걸으며 장난기가 발동하는
것 같다
제자리걸음을 하듯이 걸으면서 빠져나오지를 않는다.
“모래 밟는 소리 듣기가 너무 좋은데요”
“네~ ~에”
나의 화답에 즉시 대답이 들려온다.
“빨리들 가시죠......”
넉살좋은 승호가 지나다가 발을 걸어온다.
솔밭으로 질러가는 곳에 화장실 엉터리 같은 계산법의 입장료 받으면서 왜 못 고치는지 모
르겠네?
이곳에서 식사하면 입장료가 어쩌고저쩌고
“나 원 참”
식사하면 바가지 씌우겠다고 선언을 하는데 정말 어이가 없어 말이 안 나온다.
공공장소에서 무슨 짓들인지 알 수 가 없지 않은가?
실미해수욕장에서 빠져나온 회원들 지척의 실미고개에서 하차하자 등산도 하기 전에 첩첩
산중이니 이게 웬일이냐?
우리일행의 앞을 가로막고 걸려있는 플래카드를 보고는 멈칫하며 망설인다.
국사봉에 오르는 산이 2007년 11월 1일부터 입산을 금지 한단다
오늘이 19(토) 어쩌나?
이때 발길이 잦았던 것처럼 보이는 십여 명의 등산객들 군더더기는 비켜라 내가간다
굳이 법 정도는 볼 필요도 없다는 표정의 등산객들 들머리에서 엄청난 기세로 오르나 보다
했더니 사라져 없다
국사봉에서 국사를 논하려면 저 정도로 돌격적 이어야하며 법은 무조건 무시하여야 하는
건가 보다?
아닐 텐데 그래도 법은 지켜야지 하면 산행을 접고 집으로 돌아가야지 되고 그렇다면 아니
야 잘 모르겠는데
국사를 논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학서는 다리부상으로 산행에 참여하지 못하겠다며 빠졌다
들머리 처음부터 계속 깔딱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어쩐지 모르겠지만 나는 힘이 들고 숨이 가빠지기 시작 할 때쯤 되
며 는 완만한 능선이 호흡조절 해주고 다시 오르막 깔딱 치면 내리막 능선 그래도 땀은 쉬
지도 못하고 흘러 떨어진다.
어느 정도 몸을 추스르고 나니 조금 풀린 것 같기도 하다
하늘을 향해 날개를 펼치려고 퍼덕여 보자 터 넓고 주위가 훤히 터진 헬기장에 도착했다
앞서가는 친구부인들 편대비행 하는지
여린 잠자리 날개 사르르 바람실어 나는 듯이 잘들도 오른다.
헬기장 맡 대은 시멘트 포장길 육십 여 미터 비스듬히 내려가 우측 계단으로 오르는 등산로
돌계단이 언제 비에 그랬을까?
계단 밑의 흙이 씻겨 내려가 삐딱하게 걸려있어 위험천만이다
얼마를 올라 왔는지 앞쪽에 올라가던 상오부인 무거워 보이는 배낭 잠시 내려놓고 이것저것
꺼내자 뒤쪽에서 나와 같이 발을 맞추던 상오 번개처럼 날아오른다.
손놀림도 신속하게 자기배낭에 옮겨 담고는 부동자세로 선 뒤 꾸뻑하고는 적토마 달리듯이
흙먼지 날리며 사라진다.
나는 왼쪽 팔, 다리가 조금씩 불편해 잠시 쉬고 있는데 친구들 여럿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오르다 나를 보더니 한마디 한다
“총무 해돈이가 고도끼 없어 졌다고 찾아다니던데”
“나를 찾아다닌다.”
나는 졸지에 ‘도망자’ 가 되어 끝없이 달아나는 숨 가쁜 운명이 되었다는 말인가
“손님 숨 안 가빠도 되겠습니다.”
해돈이 빙긋이 웃으며 나타나 잠시 쉬고 있는 친구들을 웃겨 힘을 실어준다
어찌나 힘을 세게 받았는지 벼룩이 튀듯 톡톡 튀어 다 사라지고 나만 남았다
나도 부지런히 걸으며
산을 넘고 물을 건너 고향 찾아서...우물쭈물...두메나...산골 .....도오라지.
“뒤쪽은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아”
“그냥 넘어가지 그저 그렇게”
“바다에 떠있는 섬의 산중에서 안다고 밥이 나오냐 죽이 나오냐”
“나오기는 나온다. 올라가면 국사봉이”
누가 말 했는지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 봤지만 표정들이 하나같이 마지막 사냥감을 맹추격
하는 사자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처럼 정상을 향한 오름만 보인다.
정말 평범한 대화 속에 감추어진 심오한 철학이 나를 대단한 감동 속으로 유인을 해 놓고
말도 없이 사라지다니 아쉽다
그래도 하는 생각에 미련남아 힘든 줄도 모르고 뛰는 듯이 오르며 찾았지만 보이는 건 국
사봉의 흉물스러운 녹슨 철탑만이 버티고 서서 한마디 한다.
“내가 없이는 국사를 논하지 마라”
“꼭 꼴 보기 싫은 놈들이 말도 얄밉게 한다니까”
상당히 편협적인 표현으로서 함부로 써서는 안 되는 말 인줄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국사를 논 한다는 사람들이 말하기를 국민들의 정서가 이렇다고 극히
주관적인 자기 판단을 국민들 스스로가 객관적 사고로 인식 하고 있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
들 그런 사람들.....
적나라하게 소리 지른 쌍스러운 대화 한 토막 들어보고 말 한 것 같지만......
잠시 땀을 식히고 있는데 언제 올라왔는지 여유만만한 모습의 운상이가 보인다.
산을 오르면서 잠시 가쁜 숨을 고를 때 마다 눈에 보이던 그의 산행모습이 동적이라기보다
는 조용히 걸으며 자연을 가슴에 안아 어우르는 듯이 여유 있어 보이는 모습이 정적에 가까
운 오름 너무나 좋은 인상을 받았다
거기에다 산은 또 얼마나 잘 타는지 숨이 차거나 힘든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는데 비결이
무엇인지 알 수 가 없다.
나와 같이 산행을 해본 적이 없는 운상이를 산의 정상에서 만나자 그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
한 반가움에 맞잡은 친구의 손으로부터 전해온 훈훈한 느낌이 나의 차가운 손을 녹여주고
가슴 속 까지 덥혀준다
국사봉 정상에서 기슭 타고 오른 갈바람으로 흐르는 땀 씻어내고 발아래를 내려다보자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 풍경 속에 나는 그만 나도 모르게 깊이 빠져 그 아름다움에 허우적
대고 있는 것이다
작전 지휘부의 작전개시 명령이 떨어진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이곳에서 노닥거리고 있네요.
“자 여기 보세요.”
“잠~깐~만요”
누군가 비호같이 날아 앵글 속에 자리 잡는다.
“자 찍습니다! 저기 여자분 옆에 계신 분 가까이 다가서세요.”
“왜 말들을 안 듣는 거야 누구야?”
"접니다!"
국사봉 정상의 오름을 한 장의 추억으로 남긴 체 구름다리로 향한다.
하산 길 처음부터 낭떠러지라고 하면 엄살 핀다고 혼날 것 같아서 비스듬히 조금 급하게 내
려가는 길옆으로 밧줄을 걸어 놨다.
밧줄에는 장갑이 특히 필요하다
왜?
손바닥에 불나니까?
“최여사 여벌 장갑 가지고 있는데 드릴데니 장갑 끼세요.”
“저도 있어요.”
“여보 이쪽으로 내려와 조금 안전 할 것 같아”
상오 오늘 점수 엄청나게 올라가는 소리 요란 하구나 부럽다 부러워 정말 부럽다 ‘꿀~꺽’
아니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 손에 장갑은 보이지도 않는다?
우리의 여전사들 공중 부양 술을 하시나 산새들의 날개를 달으셨나?
나도 덩달아 가볍게 내려가는지 모르겠는데 그것은 아닌 것 같다
청구산악회 회원들 다 내려가고 내가 꼬랑지 붙들고 가나보다?
“남~상~오 씨 이리오세요 사진 찍고 가요”
역시 점수 따더니 보너스 까지 받네 하며 상오를 쳐다보려는데 벌써 느껴진다. 만면에 스며
있는 미소를 정신없이 밟고 넘어간 웃음이 가득한 모습
‘미소가 쓰러져 아파하는 것 도 모르기에 내가 위로하며 부축했다’
산비탈 마른낙엽 소복이 쌓여 포근한 느낌 나는 곳에 앉아 사랑노래 부르는 한 쌍의 용봉새
“너무 싱글벙글 하시면 셔터를....”
“자 낙엽 날릴 때 셔터타이밍 잘 맞추세요.”
나는 제설기 길 옆으로 눈 날리듯이 낙엽을 뿌려 날리며 자연의 운치를 연출했지만 과연 노
력한 결과는 하며 알아보라고 했더니 아직 안 나왔단다.
“뭐가 부족해서 안 되었다는 건가”
“그럼 산행기는 다 쓰셨나 본데 카페에 올리시지요. 없던데”
그렇다 치고 그럼 기분이 좋으니 처져서 무겁게 내려가지는 않겠지만 알 수가 없다
해발 230m의 산을 내려오는데 왜 이리도 가파르고 험한지 끝이 없는 것이냐
아니다 끝도 있고 시작도 틀림없이 있다
엄지발가락이 얼얼할 즈음 비스름히 완만한 조금 넓고 곧은길에 접어들어 한참을 내려오다
부부사랑 엄청난 정윤이 부부를 만나 합류시켰다
갑자기 배가 고파오기에 아침에 나누어준 흰 떡을 꺼내 한입 크게 베어 물고는 우물우물 목
멜 까봐 천천히 침 발라넘기니 그 맛이 천하제일이다
힘겹게 걸어서 제자리걸음인가 구름과 다리는 보이는데 구름다리는 간곳이 없다.
다시 광현이 부부를 만났는데 광현이 혼자였으면 모르고 지나칠 번했다.
언제 부터인지는 알 수는 없지만 오팔 년 개띠를 입에 달고 다니기에 중곡동과 청량리 친구
들 집근처를 배회 하더니 착란바이러스에 1차 감염 되었는지 알았다.
그런데 오작교 건너려고 닦고 조이고 기름칠해서 9년을 되돌아가버리니 알아볼 수가 없는 것
아니겠는가?
일행들 구름다리를 찾아 지친 걸음 터덜거리며 걷는다.
갑자기 누군가 앞으로 달려 나가면서 질러댄 소리 비명에 가까운 탄성이 스쳐간 긴 여운마저
잦아든 소리에 묻혀 사라진 곳에 벌써
오팔 년 광현이 카메라 들이대고 모델을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지나치며 바라보이는 길섶의 억새풀 바람에 흐르는 아름다움을 외면하는 죄를 짓지 않겠다고
부인들 으악 새 울어버리고
상오와 나는 조금 앞쪽의 언덕이라 말하기보다 둔덕이라 부르는 것이 더 적절 할 것 같은 곳
에 서자 구름다리가 보이기에 가까이 다가섰다
그 옆의 잡초 풀 평탄 한 곳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에너지를 보충하고 있는 회원들의 모습이
보인다.
늦게 도착한 우리가 합류하여 마른잡초 무성한 황무지(?)에 자리를 펴고 준비해온 음식들을
나누는 정감어린 모습들이 내 가슴에 와 다으니 삶의 포근함이 느껴진 그 자리에 누워 영원
히 잠들고 싶어진다.
그렇지 않아도 어젯밤 잠을 못자 피곤하기에 배낭을 침대삼아 마른잡초에 누워 사지를 펴고
바라본 파아란 하늘빛 너무나도 맑아............
슬며시 눈을 감고 맑은 하늘에 가슴을 열어본다.
자신의 정신적 나약함을 느낀 한계의 부끄러움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마음을 추슬러도 안
정이 안 된다
2007. 11. 19 산행 고 도
*청구 동창회 2007년 송년의 밤 안내*
일시 : 2007년 12월07일(금) 18:00-21:00
장소 : 현대코아 웨딩부페 2층(청량리시장내 홍능방향)
회비 : 행사 참석비 20,000원 (부부동반 20,000원 으로 동일)
동창회원 여러분 들과 부인회원의 많은 참석이 더욱 뜻있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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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3편이 기다려 지네요.
다시하는 산행 참석하지 않았던 분들도 산행의 모습이 선하시지요 ~ 가을 산행 바다와 함께한 산행 즐거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