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에르도안의 몽니… “쿠르드 테러집단 옹호, 스웨덴 나토 가입 안돼”
나토 회의 불참… 美 “가입 진행” 압박
재집권을 확정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사진)이 서방의 기대와 달리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을 순순히 허락해 주지 않을 뜻을 비쳤다. 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는 스웨덴이 자국이 테러 집단으로 규정한 소수민족 정당 ‘쿠르드노동자당(PKK)’에 온정적이라며 스웨덴의 가입을 거듭 반대하고 있다. 나토 가입에는 회원국 전체의 동의가 필요하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튀르키예 대통령실은 이틀 전 튀르키예 결선투표 당일 스웨덴 스톡홀름 의회 건물에 PKK 깃발 이미지를 띄우고 수감 중인 PKK 지도자 압둘라 오잘란의 석방을 요구하는 문구를 올린 단체를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대통령실은 “스웨덴이 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튀르키예 외교장관이 31일, 이달 1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나토 외교장관 회의에 불참하기로 결정한 것 또한 이 일과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튀르키예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서방의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30일 스톡홀름에서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유럽 안보에 필수적”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진행돼야 한다. 시간이 더 필요할 이유가 없다”고 튀르키예를 압박했다. 블링컨 장관은 차우쇼을루 장관과의 통화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직접 전달했다.
우크라이나 또한 7월 리투아니아에서 열릴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각국 지도자가 참여하는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는 중국,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 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에 우호적이었거나 중립을 지킨 국가들도 초청 대상에 올랐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