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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십은 분명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금이 축적된 리그이다. 이는 ‘스카이’ 방송국과의 중계권 계약과 마케팅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최근 프리미어 리그는 스카이와 3년의 계약을 새로 체결했다. 이제 스카이 방송국은 92경기의 중계권료로 13억 파운드(약 2조 3천억 원)를 지급할 것이며 세탄타 방송국은 46경기에 약 1조 원을 지급하고 해외 방송국에 팔리는 중계권만도 1조 2천억 원, 여기에 인터넷 중계와 모바일 서비스를 합치면 7천억 원 가량의 수익이 추가로 발생한다.
이러한 어마어마한 중계권 계약으로 인해 프리미어 리그 구단들은 높은 연봉을 제시해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유혹할 수 있다. 그렇게 영입된 실력 있는 선수들은 자신의 팀을 챔피언스 리그나 UEFA컵에서 더욱 경쟁력을 갖고 싸울 수 있게 돕는다. 그렇다면 네덜란드 리그도 수익만 많다면 최고의 선수들을 불러들일 수 있을까? 그건 결코 아니다. 프리미어 리그에 경쟁할만한 리그는 스페인의 프리메라 리가나 이탈리아의 세리에A 정도가 거론된다.
그러나 더 많은 자금의 유입은 잉글랜드 리그 내에 계층을 형성하고 말았다. 결국 챔피언십에서 승격되어 올라오는 팀은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는 모두 프리미어십에 잔류하기가 힘들어 다음 시즌에 곧바로 다시 강등을 맞이한다. 지난 몇 시즌의 결과를 살펴본다면 이러한 이야기가 사실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자금의 유입은 부자 구단을 더욱 부자로 만들어 준다. 부자 구단은 그 자금으로 중위권 팀의 좋은 선수를 영입한다. 지난 네 시즌동안 상위 네 자리를 독식한 팀은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날, 리버풀이다. 에버튼만이 유일하게 2004/05 시즌에 리버풀을 밀어내고 4위를 차지했다.
스카이 방송국이 끊임없이 홍보하는 ‘세계 최고의 리그’라는 구호는 사실 좀 억지로 들린다. 프리미어십은 승격 팀들에겐 약속의 땅이 아니다. 그들은 기존의 팀들과 재정적으로 절대 경쟁이 되지 않아 2년 안에 다시 강등을 맞이한다. 팀 간의 이러한 격차는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빅4’의 장벽을 허무는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어질 것이다. 이미 리그 안에 또 하나의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되어 있는 것 같다. 과연 이것이 세계 최고 리그의 모습일까?
스카이 방송국의 광고를 잘 들어보면 현실과는 이야기가 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시즌이 막바지로 향하면서 맨유와 첼시의 우승 경쟁이 펼쳐졌고, 방송국들은 이 경쟁을 엄청나게 과대 포장했다. 1월부터 단 두 팀만이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인데도 리그는 치열하게 느껴졌으며 첼시의 홈에서 펼쳐질 맨유와의 맞대결은 축구 팬이라면 결코 놓칠 수 없는 경기로 느껴졌다. 그러나 그 경기는 결국 맨유의 우승이 확정된 상태에서 양 팀 모두 주전 선수들이 휴식을 취한 채 0-0 무승부로 끝이 났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독일 분데스리가, 네덜란드 에레디비지, 포르투갈 수페르 리가의 우승 경쟁은 말 그대로 시즌의 마지막 경기까지 이어져 오히려 프리미어십보다 더 많은 흥미를 제공했다. 마지막 라운드를 남겨두고 네덜란드의 AZ 알크마르, 아약스, PSV는 72점으로 동률의 승점을 기록 중이었다. AZ는 자력으로 승리할 경우 1981년 이후 최초로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지만 엑셀시오르에 3-2로 패하고 말았다. 아약스는 빌렘에 2-0으로 승리했지만 비테세를 5-1로 물리친 PSV에 골득실차로 우승을 내줘야 했다. PSV의 골득실은 +50, 아약스의 골득실은 +49였다.
수페르 리가도 흥미진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빅3’라 불리는 포르투, 스포르팅, 벤피카는 마지막 경기를 남겨두고 2점의 승점 차이만을 보이고 있었고 세 팀 모두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해 결국 포르투가 챔피언에 올랐다. 분데스리가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슈투트가르트, 베르더 브레멘, 샬케가 모두 끝까지 우승의 가능성을 갖고 있었고 결국 슈투트가르트가 15년만의 극적인 우승을 이뤄내며 시즌의 대미를 장식했다.
스카이 방송국은 이러한 해외 리그의 흥미진진한 소식들을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의 브랜드인 프리미어십만을 홍보해야 하니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다른 리그들이 얼마나 재미있는지를 이야기한다면 프리미어십의 가치에 손상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가장 흥미진진한 리그 중의 하나가 바로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이다. 프리메라 리가는 프리미어십과 견줄 만큼의 대형 구단들과 스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는 차이점이 있다. 우승 구도가 뻔히 보이는 프리미어 리그와는 달리, 프리메라 리가에서는 지난 몇 년간 4위권의 변동이 심했다.
지난 시즌에도 프리메라 리가는 3경기를 남겨두고 네 팀이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었다. 두 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는 발렌시아가 떨어져 나가 레알 마드리드(72점), 바르셀로나(72점), 세비야(70점)만이 남았다. 37라운드에서 세비야가 무승부를 기록하며 사실 상 우승은 힘들어졌지만 마지막까지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우승 경쟁은 팬들에게 흥미를 주었다.
특히 37라운드에 레알 마드리드가 극적인 동점골로 사라고사와 2-2로 비기는 동시에 바르셀로나는 반대로 리드를 놓치며 에스파뇰과 2-2로 비겨 선두 탈환에 실패한 순간은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결국 최후에는 다시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세비야 모두의 우승이 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바르셀로나는 힘나스틱을 5-1로 대파했지만 마요르카를 3-1로 꺾은 레알 마드리드가 승자 승 원칙으로 바르셀로나를 따돌리고 극적인 우승에 성공했다.
프리메라 리가의 경쟁력은 UEFA컵에서도 증명된다. 리그 중위권 팀들의 전력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지난 시즌 준결승에 오른 네 팀 중에서 스페인 팀만 세 팀(세비야, 에스파뇰, 오사수나)이었다.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세 팀이나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에 올랐다고 반박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우승을 차지한 것은 세리에A의 AC 밀란이었다. 반면 스페인 팀은 지난 4년 동안 UEFA컵을 세 차례 우승했다.
물론 프리미어 리그가 좋은 리그이며 보기에 즐겁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렇지만 분명 세계 최고라거나 이상적인 리그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다. 매년 똑같은 팀들이 리그와 컵 대회에서 우승을 다투는 상황에 이제 팬들도 지쳐가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관중이 오히려 감소해 몇몇 팀들은 티켓 가격을 인하해야 했다.
프리미어 리그의 성공은 부분적으로 스카이 방송국의 마케팅에 힘입은 것이다. 리그 자체의 경쟁력은 유럽 대회에서의 성적으로 말해야 하는 것이다. 분명 잉글랜드 팀들은 스페인 팀들에 비해 유럽 대회 성적이 좋지 못했다.
프리미어 리그가 세계 최고라는 명성을 얻으려면 우선 빅4의 장벽이 허물어지거나 최소한 다른 팀들과의 격차가 줄어들어야 한다. 그리고 잉글랜드 팀들이 유럽 무대에서 더욱 꾸준한 성적을 올릴 필요가 있다. 이러한 목표들이 달성되었을 때야말로 프리미어 리그가 세계 최고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http://kr.goal.com/kr/Articolo.aspx?ContenutoId=377130
첫댓글 근데 어쩔수없이 EPL을 최고로 인정할수밖엔 없는건, 첫번재로는 EPL경제제도가 상당히 선진화 되어있고 그로인해 갑부구단이 많다는것이죠(빈익빈 부익부는 어쩔수없지만) 비유를 하자면 분데스리가에 걸린 선수들 판돈 = 동네 노인정 고스톱 수준 EPL에 걸린 선수들 판돈 = 라스베가스 카지노 수준 이렇다보니 세계에서 난다긴다하는 선수들은 밀란 유벤투스 뮌헨 레알 바르샤 같이 각리그를 지배하고있는 초거대리그 팀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EPL로 향하는 현실이죠.
실상 이번시즌에도 프랑스 포르투갈 네덜란드 스페인등지에서 있던 최고급 선수들은 모두 EPL로 향했죠 이제 하그리브스를 비롯하여 말루다 토레스 바벨 안데르손 보로닌 피사로등 대부분의 A급 이상의선수들이 EPL로 ㄱㄱ하는 실정에 이르렀죠. EPL의 경제력은 세계최고입니다.
제가 이글을 올리면 분명히 축구를 돈으로 하느냐. 돈으로써 리그의 가치를 매길수있느냐 라는 반박글들이 나올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돈이 없고서야 축구 클럽을 유지할래야 할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현대의 자본주의가 빛의속도로 나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축구가 좋아서 축구 클럽을 하던시대는 정말 옛날 옛적이라 할수있고, 현재의 축구 클럽들도 대부분이 기업화 되버렸습니다. 클럽을 운영하므로써 이득을 취하고, 이득으로 좋은 선수사서 좋은성적내고, 다시 더많은 이득을 취하고, 이런것이 보편화 되어있기 때문에 "돈과 축구는 별개이다" 라고 주장하시는 이상주의자님들의 주장은 정말 허무맹랑하고 현실성을 바라보지 못한것
이라고 할수있죠. 현대의 축구는 돈. 돈이 모든것을 말합니다. 한때 아스날보다 별볼일 없었던 첼시가 아브라모비치의 막대한 금전적인 지원들 받으면서 엄청나게 성장하였고, 그에따라 지금은 판세가 완전히 뒤집혀 EPL내부에서는 분데스리가로 치면 뮌헨 대접 받고있습니다. 실로 돈의 위력은 대단하다 할수있습니다. 명예? 명성? 다 옛날말입니다. 분데스리가도 이런것을 보면 좀 답답한 구석이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많은 이득을 챙기지 못하는것 같고 너무 보수적이고 너무 명성에 치우치지 않는가.. 하고 생각해봅니다.
아 그리고 한가지 더있습니다. 선수들이 가지는 리그로써의 매력입니다. 각각의 리그팀에서 한선수에게 똑같은 조건을 제시하고 오라고 오퍼를 집어넣으면, 10중에 6~7명은 EPL행을 원하더군요. 이러한면을 단적으로 볼때도 현재상황에서의 EPL은 최고라고 할수있습니다.. 재정정책에 대해서 EPL과 DFB를 비교하면서 좀 격양된 표현을 썼지만, 분데스리가 리그 자체의 경제정책과, 분데스리가에 소속된 각팀들이 가지고있는 재정 관념(이라고 해야 할까나..)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한 사람으로써, 다소 흥분된 표현을 쓴점..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저도 한때는 돈축구에 경종을 일깨워야한다는 생각이었는데.. 어쩔수 있나요.. 거대한 흐름을 인정하고 그 흐름에 맞혀서 살아야죠... 분데스리가가 epl에 버금가는 리그로 성장할 잠재적 가치가 있다고 하니.. 기대해 봐야죠.... 현재로서 최고의 리그는 EPL이란데 반문을 하는것 자체가 어폐가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