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대로 8월 18일 오전에 강남 세브란스병원에서 양쪽 눈 수술을 받았다.
몇 년 전, 남편 때는 일주일 간격을 두고 한 눈씩 수술을 했는데 지금은 한 번에도 할 수 있대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사실 지금은 여름이라 수술하기엔 망설여지는 때인데 급하게 결정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오래전부터 오른쪽 눈은 시력이 거의 나오지 않을 정도로 고도 근시여서 잔 글씨를 볼 때는 코에 닿게 가깝게 대면 보였고, 대부분은 왼쪽 눈으로 사물을 보고 있었다.
얼마 전부터 왼쪽 눈도 시력이 약해져 불편해져서 안경을 맞추려 안과에 들렸다가 안경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말에 수술을 결심하게 되었다.
백내장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다 그나마 보이는 왼쪽도 난시가 심해 하늘의 달이 도미노 현상처럼 여러 개로 겹쳐 보였고, 물체를 자세히 보기 위해 오른쪽 눈은 나도 모르게 눈동자가 한쪽으로 몰리는 간헐적 사시가 되어 있었다.
평생 안경을 쓰던 남편이 백내장 수술 후 안경을 벗고 생활하는 것을 보고 나도 수술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몸 가운데서도 가장 예민한 눈에 칼을 댄다는 생각에 미치면 너무 무서워서 미루고 또 미루다 오늘에까지 오게 된 것이다.
여름인데다 코로나 19로 뒤숭숭할 때 수술을 해야 하나로 잠깐 망설였으나 성미 급한 남편 손에 끌려 강남 세브란스 안과에서 기초검사부터 정밀검사까지 받고 수술 날짜까지 잡혀 꼼짝없이 수술대에 눕게 된 것이다.
수술실 들어가기 전 입원실에서
백내장 전문이라는 교수님은 잔뜩 긴장하고 있는 나를 차분하게 안심시켜 주셨다.
"전혀 아프지 않으니 무서워할 필요 없어요.
약간 당기는 듯한 느낌은 있을 겁니다.
너무 긴장하면 안압이 높아지니 편안하게 계세요."
왼쪽 눈만 내놓고 모두 덮은 상태에서 여러 가지 약물을 넣었다.
천정의 불빛만 보고 있으라 했고, 수술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잠시 후, 오른쪽 수술은 더 빨리 끝났다.
양쪽 눈을 다 가린 상태에 휠체어에 앉은 채 입원실로 옮겨졌다.
두 시간쯤 누워 안정을 취하고 퇴원해도 좋다고 했다.
혈관에 항생제 주사를 맞고 누워서 시간을 보낸 후, 간호사가 눈의 거즈를 떼어냈는데 너무 환하고 밝아서 눈이 부셨다.
입원실 바닥과 벽도 커튼의 색깔도 수술 전과는 완전히 다르게 보였다.
"아직은 물체가 똑똑하게 보이지 않을 겁니다."
간호사의 말대로 물체는 흐릿하나 밝기는 엄청났다.
준비해 간 선글라스를 쓰고 나서도 눈이 부셨다.
처방받은 3가지 약을 약국에서 구입해 2시간마다 2가지 안약을 5분 간격으로 넣고 자기 전엔 안연고를 넣고 물안경처럼 생긴 안경을 쓰고 자라는 지시에 따랐다.
눈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간 맞춰 약 넣고는 눈을 감고 지냈다.
핸드폰을 열어보니 글자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집안의 가재도구도 2개로 보였다가 잠시 후에야 하나로 합쳐져 보였다.
이틀 후인 20일은 검진일이라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다.
거의 시력이 나오지 않던 오른 눈이 보이기 때문에 물체가 2개로 보인다고 했다.
그동안 잘 보이던 왼쪽은 난시가 심해 특수렌즈 넣었는데 적응하는데 한두 달쯤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수술은 잘 되었다면서도 약간 부었다고 했다.
현재는 수술 전보다 더 못한 상태다.
그래서 많이 혼란스럽다.
하필이면 대형병원 전공의들이 파업하는 와중이라 원래는 10일 후에 다시 담당 교수님을 만나야 하는데 1달 후로 예약을 해주었다.
오늘부터 1주일까지는 2시간마다 안약을 넣고, 다음 1주일은 하루에 4번 안약을 넣으라고 했다.
열흘 후가 아니라 한 달 후에나 보자는 말에 나는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없었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못하고 말았다.
3주일이 되는 오늘은 크기를 125%로 키운 컴퓨터 화면을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정도다.
그전처럼 편하지 않아 오랜 시간은 머물지 못한다.
잠시 꼭 필요한 것만 하고는 나온다.
안 보이던 오른쪽 시력이 더 좋다.
왼쪽은 난시교정용이라 회복에 더 시간이 요하는지 난시가 크게 나아진 것 같지 않아 달을 쳐다보면 3개쯤 겹쳐 보인다.
시력도 오른쪽보다 못하다.
그동안 오래 쓰지 않았던, 지금 현재 더 잘 보이는 오른쪽이 물체보다 왼쪽에 더 낮게 보이게 대뇌에 전달하니 길도 갑자기 두 갈래로 보이기도 한다.
아무튼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란 생각으로 견디고 있다.
못마땅한 점이 많았던 남편이 병원을 오가는데 충실한 기사 노릇을 해주었고 수술 결심을 하는데도 크게 일조해 주어 고맙게 생각한다.
첫댓글 고생이 많네요. 백내장 수술한 사람들 말을 들으면 시간이 지나면
눈이 잘 보인다고 합디다.옛날에는 입원하고 백내장 수술을 했다는데 요사이는 하루만에 다~한다니 그만큼 의술이 발달 했으니 천천히 기다려 보세요.좋아질꺼예요.
전에는 입원하고 한쪽하고 일주일 후에 했는데 이젠 한번에 두쪽 다 해주더군요.
왼쪽 난시용 렌즈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나 봅니다.
고생하셨습니다 ~~
빨리 회복하셔서
좋은글로 모자라는 후배
깨우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잘 지내고 있죠.
코로나 19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져서 이렇게 온라인상으로만 안부를 묻네요.
건강 잘 챙기세요.
나두 5월에 백나장 수술했어요 바로 잘 보여 고생하지 않았는데 다 같지 않으니 회복도 다르나봐요 의술이 좋으니 곧 회복되겠지요 너무 일찍 컴엔 앉지 마요 나도 겁없이 컴퓨타에 앉았는데 우리 찬구 보니 한달은 컴에 소식이 없더라구요 차차 호복 될테니 너무 신경 써지 말고 스트레스 받지 않게 안정 취해요
언니도 하셨군요.
안보이던 오른쪽은 잘보이는데,
난시가 심했던 왼쪽이 적응하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한가 봅니다.
지금은 물체가 두 개로 보여 혼란스럽네요.
옥덕님 수고하셨습니다.
우리 남편도 5월에 백내장 수술을 했습니다.
안약을 시간 맞춰서 넣기가 번거롭죠
병원 지시대로 하면 잘 낫는거 같아요.
아직은 조심하세요.
언니 안녕하시죠?
우리 남편은 몇 년전 백내장 수술하고 바로 안경 벗고 불편하단 말을 안 했는데
저는 불편한 점이 있네요.
개인차가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