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0여년을 함께 해 준 아내 박은옥을 위해 다시 노래를 만들게 되었다. 그리고 새앨범을 너무나 오랫동안 기다려 준 감사한 벗들을 생각하며 녹음 작업을 했다.
'강이 그리워'는 가을 지리산의 이원규 시인네에 다녀와서 썼고, '섬진강 박 시인'은 또 그때 거기 이웃의 박남준 시인으로부터 받은 그의 신간 시집을 읽고 거기서 몇구절을 차용하며 썼다. '저녁 숲 고래여'는 어느 비 뿌리던 초겨울 저녁 우릴 울주 반구대로 데려가 주었던 백무산 시인을 생각하며 썼다. (우린 거기서 고래를 만나지 못했다). '꿈꾸는 여행자'는 사진가 김홍희의 사진들을, '서울역 이씨'는 어느 겨울 서울역에서 죽은, 한노숙자를 생각하며 썼다.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는 온전히 박은옥을 위한 노래이며 '눈먼 사내의 화원'은...
'날자 오리배...'는 친하게 지내는 후배 소설가 박민규씨의 단편 ‘아, 하세요 펠리컨’을 읽고 (이 부분은 음반에 실수로 빠뜨린 부분을 오늘 은옥언니와의 통화로 인하여 제가 인위적으로 삽입합니다) 오늘도 이 지구 위를 떠도는 세계의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썼다. 또 이번에 특별히 '92년 장마, 종로에서'를, 지금 이땅의 순정한 진보 활동가들과 젊은 이상주의자들에게 헌정허는 마음으로 다시 녹음했다.
박만희를 비롯한 여러 연주자와 엔지니어들께 감사한다. 또, 로직 작업을 도왔던 허준과 코러스 3인의 가수들(강산에, 윤도현, 김C) 또 이 앨범 작업에도 함게 해 준 다음기획의 김영준 대표와 매니저 김태성, 또 녹음 중 여러모로 애써준 최용만과 강성규에게 감사하고 또, 내게 새 노래 만들기를 오랫동안 닦달해 온 판화가 이철수 이여경 내외분께도 감사드린다.
2012. 1 정태춘 |
2003년 새만금삼보일배의 진행을 맡을 때 여의도 공원에서 나는 그를 처음 가까이 보았고 운동판에서 잔뼈(?)가 굵은 이시인은 그와 긴밀히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2002년 마지막 음반을 내고 그는 돌연 음악을 하지 않겠다고 가까운 이들에게는 공공연히 말했다.
명랑한 세상이 불편하다는 그에게서 나는 지독한 결벽을 느꼈고 그 힘이 언젠가 우리를 이끌어 줄 것이라 믿었다.
2005년 그가 지리산으로 처음 여행을 오던 날이 생각난다.
수많은 공연을 다니며 이곳저곳 다녀봤지만 여행은 처음이라는 그에게서 나는 그가 살아온 척박한 시간을 읽었다.
그래서 미안했다.
십년만에 음반을 낸 허허선생(정태춘 형의 호, 웃고 살기를 바라는, 그런 세상이 오기를 바라는 그의 마음이 드러난 호이다.)과 여전히 우리의 심장선을 건드리며 톡톡 울음을 치는 언니의 노래를 듣게 된 것에 무한한 감사와 경의를 보낸다.
참 고맙고 고맙다.
다시 세상을 봐줘서.....
지리산학교 곳곳 여러분들의 축하와
어렵지 않다면 다들 이 음악을 듣는 것에 함께 해주시기를...
그지같은 음원법에 의해 인터넷에서 곡당 음악을 사는 것은 업체 좋은 일만 시키는 것으로 안다.
촌스럽고 번거롭더라도 yes24, 알라딘, 인터파크에서 실제 음반을 주문하는 것이 그나마 도움이 된다고 알고 있다.
음반을 들고 직접 사인 받을 날을 그려 보시라!
학우여러분, 같이 듣고 같이 이야기해요.
음반의 곡 중 <눈 먼 사내의 화원>은 음반 작업 중간 언니가 가져온 음원을 듣고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들어보시면 아마 제가 왜 그리 아파했는지 여러분도 아실 거에요.
우선 우리 집을 다녀가고 내내 가슴을 흔들던 강에 대한 그리움,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읊은 노래 한 곡 올립니다.
강이 그리워 - 박은옥
강이 그리워, 네가 그리워
그와 함께 낡은 차를 타고 여기까지 왔지
계곡 물엔 단풍잎들이 헤엄치고
은어떼들 산으로 오르는 꿈을 꿨어
구례 읍내 하늘 나지막히 노을꽃 피고
산은 벌써 가을 햇살 툭툭 털어내는데
저 바람 자유자재 오, 정처도 없이
찰랑대는 물결, 모래 위를 걸어가는데
강이 그리워, 네가 그리워
저문 날 네 노래 들으려 여기까지 왔지
너는 가늘게 반짝이며 밤 바다로 가고
네가 떠나간 여울목에 다시 네가 있는데
산은 여기저기 상처난 길들을 지우고
가난한 시인네 외딴 빈 집 개만 짖는데
강이 그리워, 네가 그리워
그치지 않는 네 노래 들으려 여기 왔지
가사 출처 : Daum뮤직
|
첫댓글 천지가 얼어붙은 이 아침, 그녀의 노래 들으려 나도 그리운 그 강으로 가야겠다.
오늘 경향신문에 크게 났네요.
몇번을 되풀이 들으며,
섬진강변, 낙엽쌓인 지리산 자락, 이시인네 집 주변 모습을
떠올려 그려봅니다.
얼른 cd 구입해서 두분에 음악을 감상해야 겠습니다
무안한 감사를 보낸다 라는 오타에 ㅋㅋㅋ
참 나, 무한한 감사로 다시 수정....
무안하네요.ㅡ.ㅡ;;
놔두제 무안시런 감사 함 받아보게!ㅎㅎㅎㅎㅎㅎㅎㅎ
ㅋ~ 계속 무안해하시지 왜~~~ㅎ
점심 먹고 칡차 한잔 앞에 두고 살포시 두눈감고 감상에 잠겨봅니다 이두분은 목소리로 맺으진 인연이라 가끔 생각했는데 역시나.. 오늘같이 추운날엔 북한강에서도 무척 어울릴것 같아요 ~저 어두운 밤하늘에 가득 고인 먹구름이 밤새 당신머릴 짖누르고간 아침..
삼실서 이어폰으로 살짝 소리줄여 들어봅니다. 실은 다음뮤직에서 먼저 들어봤는데...어여 CD사서 들어야겠네요.
술이 땡기네
오늘 윤도현 광팬인 울딸에게 이 음반을 얘기했더니, 정태춘님이 같은소속사라고...이 음반전체를 다운받아 컴에도,폰에도 올려두고 종일 들었습니다. 음반도 꼭 사야겠어요. 희지쌤 글 보며 음반이야기 알고 들으니 더욱 좋네요...^^
벌써 예전 이네요. 20주년 콘서트를 한다 하여 새마을호를 타고 서울까지 ...어리버리 시골뜨기가 덕수궁 근처 작은 무대를 찾고 마침 이른 점심을 혼자서 먹던 중 앞에서 두분이 식사를 하시기에 , 기차에서 읽으려 샀던 책 불쑥 내밀며 저 광주에서 왔어요 하며 싸인을 받았던....아직도 울 남편은 두분의 사랑하는 이에게를 잘 못 부르지만 결혼 피로연곡으로 불렀던 그 노래는 아직도 우리집 꽃이 됩니다. 이번엔 서울이 아닌 지리산에서 두 분을 만나겠네요 .^^
2006년 11월4일 구례 산동면 사포마을에서 제1회 "지리산문화제"를 개최하였는데 정태춘 박은옥씨가 왔었답니다. 공연을 하시다가 지리산 고리봉 어깨를 넘어 오르는 달을 보고 박은옥씨가 지리산에 告하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때 분위기가 너무 좋았었죠. 가사에 구례가 나오는 박은옥씨의 노래는 구례의 큰 자산이 될 것이기에 너무 기쁩니다.
위의 글 스크랩 환영합니다. ^^
안녕하세요.
왜...울산..노래..키 큰...^^;;..박경합니다.
그 간 글로라도 인사 한마디 여쭐 주변머리가 없었네요..
그 곳..모든 인연에게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아이가 조금 다쳐 몇주 병원에 있으면서..
이번..박은옥씨 정성스러운 새소리들을 듣곤 했어요.
늘 그렇지만..
소리 한 점 한 점..최선을 다한 노력이 느껴집니다.
정태춘씨 목소리는..
막걸리가 떠올라.. 친정아부지가 떠올라..
또..고생스럽던 서울시절도 떠올라..
이내 홀로 감정에 사무치곤 하지요..
보컬로서의 소리완성에..언제나 더 귀기울이는 저여선지..
행보와 족적에 이리도 무심했나..부끄럽네요..
반가운마음!..공연이 계시다면..꼭 가보고 싶습니다..
아, 경하님~~~
어찌 잊겠어요. 지리산학교 종강식에서 그 낭랑하고 떨림이 있는 목소리의 보컬을 직접 들려주셨는데...
지난번 박제광 선생님이 지리산학교 학우들에게 씨디를 선물해줘서
목소리로 만난 인연들이 더러 있습니다.
자원봉사자들께만 드렸어요. ㅎㅎ
3월6일부터 공연있다고 들었어요. 3월 10일 대전에서 우리학교 성광명 선생님 전시가 있어서 축하공연 갈지 모르는데 그전에 올라가서 공연 볼까 심각 고민중입니다. 인터넷에 나온 것으로 아는데... ^^
그렇군요..흠..서울행을 늦추던가 미루던가..하더라도..꼭 보고싶네요..이왕 소문내고 가십시오....*^^*
그라입시더~ 가면 소문내고 갈께요. 거기서 뵈요!
고운 목소리가 천상에서 들려 오듯 곱더니 심성이 고와 목소리도 그리 아름다운거였군요.
정태춘 박은옥님 .북한강에서 사랑하는이에게 등등..몇번이나 돌려 듣고 테잎 늘어지도록 듣고 .. ... 어릴적 사춘기 고등학교
시절이 그리워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