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막신 게다(下駄)

원래 발음은 게타이다. 한국에서는 유독 게다라고 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일본어의 청음 자체가 긴장 없는 소리(lax)라 그런 면이 크다.
일본식 나막신. 현대에 흔히 조리라고 하는 슬리퍼처럼, 엄지발가락과 검지발가락 사이를 끈에 꿰어 신는 신발이다. 앞뒤로 높은 굽이 있어 옆에서 보면 ㅠ자 모양으로 생겼는데, 비가 오는 날이나 땅이 진 곳에서 다니기 위해서 굽을 높인 것에서 유래되었다.
보통의 게다는 굽이 둘 있지만 굽이 하나 있는 게다는 잇폰바게다(一本歯下駄)라 하며, 곡예기술자의 균형잡기를 위해 신고 걷는 것을 보여주거나 산에 사는 슈겐도의 슈겐샤나 승려들이 산악 횡단 목적으로 사용했다. 텐구 전승에 슈겐도가 영향을 끼치며 텐구게다(天狗下駄)라고도 부르게 되었다. 실제로 신고 걸으면 차려자세가 안 되고 설 때 중심을 잡기 위해서 발을 양옆으로 벌리거나 다리를 앞뒤로 벌려야 한다.
오늘날 게다는 보통 여름철에 맨발로 신는 경우가 많지만, 격식을 갖추어야 하거나 추운 날에 신거나 맨발을 드러내기 싫은 사람들을 위해, 게다와 함께 신는 발가락이 갈라진 일본식 버선 "타비(足袋)"도 있다. 발가락 양말과 비슷한 형식이지만, 게다를 편하게 신을 수 있도록 마치 벙어리장갑처럼 엄지발가락만 분리되어 있다. 또한 일본에는 타비처럼 엄지발가락이 분리된 스타킹도 있다.
전통 게다는 밑창이 나무로 되어있지만, 일본 재래시장에 가면 밑창이 고무로 되어있거나 혹은 나무에 일부 고무가 덧대어진 것도 판다. 나무로만 되어있으면 평소에 신기가 불편하니까.
신라와 백제 등 한국에서도 평극이라 하여 게다와 동일한 형태의 나막신을 신었다. 그러다가 시대가 흘러감에 따라 끈이 사라지고 발 부분이 다른 신발처럼 바뀌게 된 것이다. 자세한 사항은 나막신 항목 참고.
일본인을 비하할 때 쓰이는 말 쪽바리가 여기서 유래되었다고 여겨지지만, 사실은 일본식 작업화인 "지카타비"나, 위에서 언급한 타비에서 유래된 말이다. 항목 참고. 참고로 여기서 유래한 말은 '딸깍발이'. 나무로 만들어서 걸을 때마다 딸깍딸깍 소리가 난다고 해서 생겨났다. 이 역시 비하 명칭이니 쓰지 말도록 하자.
국적이 일본인 캐릭터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 속성이며, 보통 가난한 캐릭터 혹은 검소한 캐릭터를 대변한다. 가난을 무릅쓰고 열심히 살아가는 캐릭터에서 파생되어 근성 있는 캐릭터가 일부러 게다를 신고 다니기도 한다. 일본 깡패의 우두머리 격인 반쵸(番長;번장) 캐릭터인 경우 벗어서 망토처럼 두른 가쿠란과 게다의 조합 등이 특징이다.
운동선수나 격투가가 하체 단련을 위해 쇠로 만든 게다를 신고다니는 이야기도 자주 나온다. 보통 번역본에서는 "쇠나막신을 신고 훈련했다" 이런 형태.
창설 당시 미군의 계급장을 그대로 도입한 대한민국 국군 장교 계급장의 속칭에도 게다라는 말이 있다. 미군의 장교 계급상 소위와 중위는 길쭉한 직사각형을 세워 놓은 모양이기 때문에 소위는 노란 게다짝, 중위는 흰 게다짝이라는 속칭으로 통했다. 대위는 게다 한 켤레
교정쇄(校正刷)의 '=' 모양의 복자(伏字)나 비행정의 플로트를 게다라 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