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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 주택 수요 잡기 위해 외국인 구매자 대상 인지세 대폭 인상
◦ 싱가포르 주택 임대료, 수요 폭등으로 급격한 오름세
- 싱가포르에서 최근 임대료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외국인 거주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유한 중국인 및 외국인들이 싱가포르로 대거 유입되면서 부동산 수요가 가파르게 상승했고, 이에 따라 2022년에는 개인 주택 임대료가 1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하는 등 싱가포르에서 주거비 부담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2017년 이후 고층 아파트와 같은 비토지 부동산(non-landed properties)의 가격은 40% 가까이 급등했고 임대료는 50% 이상 치솟았다.
- 현지 부동산 컨설팅 업체 나이트 프랭크(Knight Frank)에 따르면, 현재 싱가포르의 고급 부동산 임대료가 미국 뉴욕(New York)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적자인 에바 테(Eva Teh)는 영국 매체 BBC와의 인터뷰에서 침실 하나 딸린 주택 월세가 1,950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186만 원)에서 2,900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276만 원)로 뛰어올라 임대료가 더 싼 집을 찾아 이사해야 하는 형편이라고 증언했다.
◦ 정부가 내놓은 수요 관리 정책의 실효성에는 물음표 찍혀
-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싱가포르에서 건설 공사가 지연되면서 민간 아파트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고, 이 때문에 임대료가 오름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에 싱가포르 정부는 수요를 관리하여 집값을 안정시키고자 4월 27일부터 외국인을 대상으로 추가 구매자 인지세(ABSD, additional buyer's stamp duty)를 두 배로 인상했다.
- 그러나, ABSD가 특정 국가의 국민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로 인해 그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싱가포르 세무 당국에 따르면 미국,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 스위스 국민은 각국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싱가포르 시민과 동일한 인지세 대우를 받는다. 따라서 미국 국적자는 싱가포르인과 마찬가지로 첫 주택 구매 시 ABSD를 완전히 피하게 된다. 이후 주택 구매 시에도 미국인 구매자의 경우 납부해야 하는 ABSD가 30%로 중국인을 포함한 다른 외국인에게 적용되는 60%와 큰 대조를 이루게 된다.
- 현지 부동산 중개업체인 허튼스(Huttons)의 수석 연구원 리 스제 텍(Lee Sze Teck)은 “ABSD 때문에 미국인 구매자들이 싱가포르 외국인 부동산 시장에서 앞으로 몇 달 안에 1위를 차지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도시 계획 당국과 부동산 포털( MOGUL.sg)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미국인 주거용 부동산 구매자는 2019년 110명에서 2022년 250명으로 크게 증가한 반면, 중국인 구매자는 2019년 340명에서 2022년 270명으로 감소했다.
☐ 싱가포르 정부, 주거부지 확보 및 내국인 주택 마련 지원 대책도 내놔
◦ 싱가포르 정부, 국내 유일 경마장 헐고 주거 지역 마련
- 싱가포르 정부는 주거 지역 조성을 위한 부지를 확보하고자 국내 유일의 경마장 ‘싱가포르 터프 클럽(Singapore Turf Club)’을 철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 터프 클럽은 2024년 10월에 마지막 경주를 끝으로 사라지게 된다.
- 싱가포르 북부 크란지(Kranji) 지역에 위치한 120헥타르(ha) 규모의 싱가포르 터프 클럽은 2027년 3월에 정부에 반환되고, 국영 주택을 포함한 주거 지역으로 탈바꿈한다. 싱가포르 정부는 해당 부지에 레크리에이션 및 레저 시설 도입도 검토 중이다.
- 경마장 인근에 있는 우드랜드(Woodlands) 주거 지역과 말레이시아를 연결하는 국경 간 통근 열차도 2026년 말에 개통될 예정이라 해당 부지가 주변 지역의 대규모 재개발 계획에 포함될 전망이다. 6월 5일 싱가포르 재무부와 국토개발부는 “싱가포르는 토지가 한정된 도시 국가이므로 정부가 미래 세대를 위한 충분한 토지를 확보하는 동시에 현재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토지 이용 계획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 싱가포르 정부, 내국인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지원금도 준비
- 싱가포르 정부가 내국인을 위한 주거비 지원(Central Provident Fund Housing Grant)을 약속한 가운데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책이 주택개발위원회(HDB, Housing & Development Board)가 공급하는 공공주택 재판매 가격 인상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싱가포르에서 상대적으로 고가인 방 4개짜리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가장 높은데, 정부가 약속한 주거비 지원이 대부분 이런 아파트를 찾는 사람들에 돌아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 이에, 싱가포르 국가개발부(MND, Ministry of National Development)는 정부의 주거비 지원 정책이 공공주택 재판매 시장에 미칠 파장을 고려하여 수혜 대상을 생애 첫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가구로 한정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월 소득이 1만 4,000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1,360만 원) 미만인 가계와 월 소득이 7,000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680만 원) 미만인 1인 가구도 주거비 지원 혜택을 받게될 전망이다. 하지만, 현지 부동산 시장조사기업 오렌지티앤티(OrangeTee & Tie)의 크리스틴 썬(Christine Sun) 부사장은 정부 보조금 덕택으로 실수요자들의 구매력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집주인들이 알고 주택 가격을 올려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 감수 : 윤진표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Nikkei Asia, Singapore horse racing to end after 180 years to build housing, 2023.06.07.
Nikkei Asia, Singapore property market heats up, squeezing expat renters, 2023.05.29.
BBC, 'Doomsday': Singapore renters sound the alarm as prices surge, 2023.05.15.
The Straits Times, Analysts say increased grant could raise HDB resale prices; Govt to monitor potential impact, 2023.02.18.
[관련 정보]
1. 싱가포르, 치솟는 임대료 때문에 외국인들 주거비 부담 호소 (2023. 5. 31)
2. 싱가포르,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세 최대 두 배로 인상 (2023.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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