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죽거든
이웃들에게 친구들에게 알리지 말길
관이니 상여니 만들지 말길
그저 입은옷 그대로 둘둘 말아서
타 오르는 불더미속에 던져 버릴것
내 죽거든
49재다 100재다 제발없기를
쓰잘 데 없는 일로 힘겨워 말길
제삿날이니 생일날이니 잊어버릴 것
죽은자를 위한 그무엇도 챙기지 말 것
죽은자의 사진 한장도 걸어두지 말것
내 죽어 따스한 봄바람으로 돌아 오리니
피고 지는 들꽃 무리속에 돌아 오리니
아침에는 햇살처럼 저녁에는 달빛처럼
더러는 눈송이 되어 더러는 빗방울되어
향봉스님의 "산골노승의 화려한 점심" 중에서
향봉스님은 익산 미륵사 주지로 상좌도 공양주도없이
홀로 밥지어먹고, 글쓰고, 산책한다.
인도,네파,중국,베트남등지에서 15년 구도여행을 했다.
구도여행중 인도에서 어느날 종교적인 아름다운 체험을 하고
깨달음의 주인공이 된다.
귀국후 20년째 사자암에서 수도중이다.
꼭 한번 뵙고 싶은 인생 멘토 스님이다.
불교의 세속화를 가장 겁내는 스님,
천만원짜리 가사장삼을 걸친
원로스님들을 과감하게 비판도하는
이시대의 선승입니다.
첫댓글 ‘향봉’스님이시면 〈인생12진법〉을 집필하신 ‘정다운’스님의 사가 제(弟)되시는 스님 같으신데, 시인으로 등단하신지도 상당히 오래되셨을 겁니다. 정다운 스님보다 먼저 출가하셔서 형님을 출가시킨 것으로 아는데, 정다운 스님의 근황을 아시면 올려주세요. 아마 법명을 바꾸시거나 했을 수도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