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인 거래소들, 다시금 김치코인 상장에 관심 둬
"묻지마 상장은 문제 있지만, 국내 코인들의 성장 바라는 건 사실"
26일 서울 강남구 빗썸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미국의 연준이 긴축을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로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보이며 이날 비트코인의 가격은 국내거래소 기준으로 2900만원대를
근접하고 있다. 2023.1.2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최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김치코인'에 대한 거래 지원(상장)을 공격적으로 진행하면서 투자심리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세 조작', '무분별한 토큰 사용처 논란'의 대상이 되면서 이미지 추락을 경험한 바 있는 김치코인이지만, 업계에서는 국내 가상자산의 이미지 개선과 투심 잡기를 위해 국내 기반 프로젝트의 코인 살리기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거래소들은 다시금 김치코인 또는'K-코인'으로 불리는 국내 기반 프로젝트의 코인 상장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실제 국내 원화 기반 거래소들로부터 K-코인들의 상장이 이어지고 있다.
16일에는 코인원이 불과 두 달여만에 닥사의 결정에 반하는 '위믹스 재상장'을 발표했고, 빗썸도 22일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링크의 거래 지원을 발표했다.
국내 원화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거래소들의 'K-코인' 상장 움직임에 대해 "김치코인이나 혹은 K-코인이라고 하면 단어 자체가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으로 들리고 있다"며 "그 정도로 이미지가 퇴색했는데, 국내 가상자산 업계의 활로나 생태계 성장에 있어서 '토종 코인'들이 잘 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그러한 (거래소 상장)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김치코인의 상장이 국내 가상자산 업계의 이미지 개선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물론 무작정 김치코인에 대한 '묻지마 상장'이나 '묻지마 투자'는 지양해야겠지만 국내에도 보면 양질의 프로젝트들이 많이 있다"며 "거래소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러한 좋은 프로젝트들을 상장시키면서 업계에 좋은 선순환까지 가져올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거래소의 입장에서도 아무래도 위메이드와 같은 유명 게임사가 만드는 코인이라고 하면 '관심도'가 크기 때문에 거래소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해외 코인에 비해) 주목받기 좋은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위믹스를 상장한 코인원이나 링크를 상장한 빗썸은 해당 코인들의 전체 시장 유통량 중 상당 부분을 끌어오면서 '매출 효과'를 경험하고 있다.
글로벌 코인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7일 기준, 위믹스의 전체 거래량 중 35.05%가 코인원에서 발생했다.
네이버 라인 표 가상자산 링크는 이날 기준, 전체 거래량 중 63.87%가 빗썸에서 이뤄졌다. 거래 발생에 따라 수수료를 챙기는 거래소 입장에서는 이 같은 김치코인 효과도 매출 측면에 있어서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또 다른 국내 거래소 관계자도 "무조건 김치코인은 나쁘고, 해외 프로젝트 기반 코인들은 좋다는 식의 이분법적 시각은 지양해야 한다"며 "꼭 국내 김치코인이 나쁘다고 보긴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히려 최근 문제가 됐던 유통량이나 프로젝트의 실체를 파악하고, 프로젝트의 리스크를 파악하는 데에는 국내가 더 수월한 부분이 확실히 있다"며 "특히 (거래소에 상장된) 프로젝트팀과의 정보 교류 등의 커뮤니케이션이나 피드백 문제도 국내에 기반을 둔 프로젝트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거래소들이 국내 기반 프로젝트가 발행하는 코인에 관심을 둔다는 게 문제는 아니지만, 뚜렷한 사용처나 다소 실체가 없어 보이는 프로젝트에 대한 '줄상장'은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는 한 업체 팀장은 "예전에 비해 거래소들도 '상장'에 있어서 다소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갑자기 다시 '상장 경쟁'이 붙으면 뚜렷한 사용처가 없는 코인들을 줄상장할 수도 있다. 줄상장에 따른 리스크는 항상 염두에 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mine124@news1.kr
Copyright ⓒ 뉴스1코리아 www.news1.kr 무단복제 및 전재 –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