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일기_2270
어제는 오전에 줌회의 하나 하고 언니들과 만나 점심을 먹었습니다. 다음 주부터 사흘동안 진행할 명상지도사 교육 준비로 일 주일에 두 번씩 회의하고 준비하느라 바쁩니다. 언니들과 오랜만에 만나 점심을 먹고 작은엄마 모시고 고모한테 다녀왔습니다. 고모님이 넘어져서 고관절 수술을 하고 큰 고생을 하셨는데, 나도 발목을 다쳐 다니지 못했던 터라 병문안이 늦었지요. 고모부님은 92세, 작은엄마는 91세, 고모는 90세 이십니다. 세 분 어른을 만나고 오는 길이 마음 무겁고 답답했습니다. 죽음을 기다리는 병들고 늙은 모습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 그지 없습니다.
해운대에 사는 작은엄마는 그 연세에도 아직 매일 게이트볼을 치러 다니신다고 합니다. 매일 햇볕을 쬐며 운동하시니 건강하십니다. 나이들면 할 수 있는게 많이 없으니 게이트볼을 배우라고 권하시네요. 해운대엔 게이트볼 구장이 좋으니 배우도 좋다시며요. 작은엄마는 50대 후반에 게이트볼을 치기 시작했으니 삼십년이 넘게 해온 운동입니다. 고모는 많이 회복되어 혼자 힘으로 계단도 오르내려 잠깐씩 바뀌달린 보행보조기를 끌면서 잠깐 운동도 한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마음과 달리 기운이 없어 할 수 있는 것이 답답해하십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담대하게 죽음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하는데, 말로는 '빨리 죽어야 하는데 이리 오래 살아서 걱정이다.' 하면서 죽을 준비는 안되어 있는게 우리나라 노인들의 현실입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초고령의 노인이 많아지고 있는 지금 그분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요? 빨리 죽기만을 기다리고 바랄 수는 없잖아요.
바깥 나들이도 힘들어 집안에 있어야하는 시간이 많지만 아직 치매에 걸리지 않고 정신이 온전한 분들이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각자가 믿어온 종교 활동을 집에서 하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90년 살아오면서 몸에 익은 습관을 바꾸기는 어려울 터이고, 그 생활을 하면서 자신을 위해 자손들과 이웃을 위해 기도하면 (염불을 외우거나 찬양을 하거나 주문을 외우는 등)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너무 지루해 못견디겠다는 고모에게 색칠하기부터 시작해 그림을 그려보라고 권했더니 펄쩍 뛰며 못한다고, 하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저리 답답해하며 지내시다가는 금방 우울증이 올텐데 싶고, 평생을 아끼고 또 아끼며 살아온 습관은 아무리 얘기해도 바뀌지 않을테니 자식과 며느리들과는 함께 하는 것이 너무 힘들텐데 이젠 스스로 살 힘이 없고.
고모를 뵙고 오니 마음이 무겁고 생각이 많아집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한 번이라도 더 자주 뵈러 가는 것이겠네요.
축구가 끝나고서야 잠들었는데도 일찍 깨었습니다. 오늘 오전 오후에 다 회의가 있으니 회의 자료도 읽어야 하고 오후 회의엔 강의 시연도 해야 해서 마음이 바쁩니다.
명상 음악 틀어두고 방에서 명상합니다.
허리를 쭉 펴고 앉아 미소짓습니다.
마음이 하늘처럼 커졌다 여깁니다.
천천히 숨을 내쉬고 또 내어쉽니다.
빛의성자님들과 함께 온 우주만물과 벗님들께,
코로나로 고생하는 모든 분들께 축복을 전합니다.
이태원에서 갑자기 깔려 죽은 영혼들이 혼란에 빠지지 않고 본향으로 잘 돌아가게 되기를 빕니다. 갑작스레 자녀의 죽음을 맞이한 부모와 형제나 자매와 친구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병원에 있는 모두에게 빠른 회복을 빕니다
고난에 처한 이들 모두가 그 고난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소서
< 걱정은 발바닥통해 땅으로 보내고 가슴 텅 비우면 하늘의 것으로 충만해진다 >
사진은 며칠 전 숲속 명상자리로 가는 길에 만난 열매들 입니다. 찔레나무 열매맺힌 가지가 멋지지요. 평화로운 날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