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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펌,도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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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riter : 별딱지★
- E-mail : fun-pupupu98@hanmail.net
- Fancafe : *별딱지★의 모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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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정말 그 X(엑스)라고 불리는 기타리스트인지 뭔지가 여기에 오는거 확실하죠?!”
밴드를 하고 있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익숙하게 들어봤을 법한 홍대 클럽 앞.
아직 쌀쌀한 기운이 남은 2월의 늦은 밤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그 날의 공연을 보기 위해 클럽 밖에는 줄이 길다랗게 서 있다.
“그래!! 이번엔 확실하게 알아 봤다니까~!!
그나저나 우린 언제 들어가는 거야… 겨울도 다 끝난 마당에 동태 되기 딱 좋겠네… 시댕….”
그리고 그 줄 무리 속에서도 눈에 띄는 외모의 두 남자.
“아! 시댕이라니까 또 오뎅 생각난다. 야, 반디 너 오뎅 먹을래?”
“락이 형, 그래 놓고 또 제 돈 주고 사오라고 할 생각인 거 다 알아요.”
“흥, 역시 반디 자기는 날 너무 잘 알아서 탈이야!! 자긴 나한테만 어쩜 그래?”
“아, 형 제발 부탁이니까 징그럽게 그러지 좀 마요!”
“쳇, 싱겁게… 임마, 장단 좀 맞춰주면 덧나냐?! 휴… 공연 하나 보려고 이런 날 이게 뭔 고생이야! 으 추워~!”
추위 때문인지 아니면, 조금이라도 더 빨리 클럽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서인지,
두 발을 동동 구르고 서있는 두 사람이 있다.
X(엑스). 간혹 비정기 적으로 홍대 클럽에서 공연하고 있다는 기타리스트.
최근 몇 달 사이에 홍대 클러버들 사이에선 꽤나 많이 떠도는 네임이 되었지만.
아무도 그의 본명, 나이, 게다가 꽤나 여성스러운 선을 가지고 있지만 보이시한 스타일 때문에
확실한 성별 조차 알 수 없다.
그런 미스터리 한 점이 더 그를 찾고 심지어 팬을 자처하는 사람도 시시각각 늘어나게 하고 있지만
그 같은 경우는 공연의 날이나 클럽도 워낙 불규칙한데다,
클럽들도 X의 라인업은 비공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라인업 - 그날의 공연 밴드 리스트)
예고도 없이 가끔 클럽에 나타나 기타 연주만 하고 나갈 뿐.
누구와도 말을 섞어 본적이 없으며,
무대 위에서 보이는 모습은 항상 마스크나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기 때문에
그저 사람들 사이에서는 X라고 불리고 있을 뿐이었다.
단지 X라는 닉네임과 함께 작년까지 이 부근에서 기타리스트로 누구나가 동경하던 어떤 이와
기타 연주가 너무나도 닮았다는 소문만이 떠돌 뿐.
마치 죽은 그 사람이 살아서 돌아왔다 싶을 정도로…….
그리고 지금 여기 X라고 불리우는 기타리스트를 보기 위해 온 두 사람.
다름아닌 그 들의 목적은 소문의 X의 연주를 확인하기 위해,
X의 정체를 확인 하기 위해,
그리고 기타리스트 X를 그 들의 손에 넣기 위해 이 곳에 왔다.
***
잠시 후.
그 두 명은 클럽 안으로 들어 올 수 있었고
그 이후 몇 팀의 밴드 공연이 지나가고 시간이 갔을까…….
“형, 아무래도 이번에도 안 나오는 거 아니예요?!”
“임마, 재수없는 소리하지마!! 아직 한참 남았어!!”
하지만 말과는 반대로 이제 남은 밴드는 단 두 팀.
두 팀이 모두 나올 때까지도 X가 안 나오면 이번에도 X를 보는 건 허탕임이 분명했다.
이번에도 헛다리였던 건지… 더 이상은 기다리기 힘들 정도로 초조해 지기 시작한 그 때.
“야야, 반디야…설마… 쟨가?”
서로 숨을 죽이고 바라본 무대에는
마침 검은색의 야구모자를 깊이 눌러 쓴 누군가가 기타를 들고 위로 올라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마치 짠 듯이 두 명의 심장이 진하게 가슴을 두드리기 시작했고,
♪♩♭♬♪♩♭♬
곧 마치 심장에 박자를 맞추듯 고막을 진하게 울리는 기타소리가 클럽 안을 메우기 시작했다.
“……!”
입도 뻥긋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단박에 알아 챌 수 있었다.
저 사람이 X다. 바로 그 두 사람이 찾아 헤매던 X가 드디어 나타났다!
기대대로 소문은 맞았다! 그냥 헛소문이 아니었다!!
X는 분명 소문이 만든 허구의 인물이 아니었으며,
역시나 그 누군가와, 그 들이 그리워하는 누군가와 무척이나 닮은 연주를 하고 있었다.
그래도… 이젠 세상에 없는 사람이 지금 여기서 연주를 하고 있을 리가 없는데…….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는 그 두 사람은 X의 얼굴을 어렴풋이라도 확인하기 위해
사람들 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서서히 무대와의 거리를 좁혀 나갔다.
그리고 그들은 바로 무대 코앞까지 다다라 X의 바로 밑에 다가서고야 말았다.
아무도 모르는 그의 얼굴과 정체를 꼭 밝히고 말리라,
그 두 명이 X의 가까이로 다가가는 내내 흥분과 긴장에
차마 진정이 안 되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어렴풋이 모자에 가려진 얼굴을 확인한 그 순간,
동시에 그 둘은 생각 못한 결과에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다.
“하… 나 미치겠네… 여태 찾아 헤매다 겨우 찾은 X가… 쟤였냐…….”
그 두 명만큼은 알 수 있었다. 그 X의 정체가 누구인지…….
굳이 모자를 벗기지 않아도, 어두운 클럽 안이라고 해도
그 야구모자 안에 가려진 얼굴이 누구인지 눈치 채는 건
그 두 명에게는 그닥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 전까지만 해도 조금도 예상 할 수 없었던 사람이었기에
누가 더 놀랐다 덜 놀랐다 잴 수 없을 정도로 놀란 표정의 두 사람 중 한 명이
지금 이 곳 클럽 안에선 자신과, 옆의 락이형이라고 부르는 일행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 X의 이름을 무의식 중에 나즈막히 뱉어내고야 말았다.
“…현령이… 네가 왜 여기…….”
※소년별곡(小年別曲)※ [A special tune of Boys] #01、
[오빠한테 고백 할 말 있는 거 다 안다. 당장 안 불면 학교생활 힘들어 질 줄 알아. - 반디 -]
젠장. 젠장. 제기랄 이 반딧불이 자식!!
대체 나더러 뭘 고백하라는 거냐!!
저렇게 적혀있는 손바닥 만한 메모지를 확 구기며 한숨만 쉬는 나.
“그래도 설마…. 진짜로 어제 밤 무대 밑에서 날 뚫어져라 보던 얼굴이 반디는 아니겠지.”
딱 하나 놈한테 켕기는 게 있다면 다름 아닌 바로 그것.
어제 밤의 공연. 난 밑에서 뚫어져라 날 쳐다 보던 어떤 남자 두 명의 시선들을 피하느라
손으로 연주하는지 발로 연주하는지도 분간 못 할 정도로 패닉 상태가 되었지만.
지금 문제는 발이냐 손이냐가 아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시선을 마냥 피할게 아니고 그 놈들 얼굴이라도 확실히 봐 두는 건데.
정작 이렇게 궁지에 몰리고 나니깐
어렴풋이 길듯 아닐 듯 헷갈리는 그 두 명의 얼굴이다.
잘못 했다가는 엉뚱하게 어제 그 두 명의 남자 중 하나는 반디가 아니었는데,
나 혼자 겁먹고 내 입으로 먼저 불어 버리는 꼴이 될 수 있는 상황.
그래. 어제 밤에 날 보던 놈이 반디놈이였다 쳐!
반디 자식 지금쯤이면 내가 여태 자길 속였다고 말도 못 붙이게 삐쳐 있을 텐데…….
그래 그래, 그것도 걍 그 자식이 어제 왔었고 다 알아 버렸다고 치자!!
앞으로 죽어도 기타는 안 친다고 했던 내가
요 몇 달 전부터 남몰래 기타를 쳐 왔다는 사실이 다 들통나면….
“으아! 머리 아파!! 이젠 나도 모르겠다!!”
휴…역시 한현령. 이렇게 오래 생각하는 건 네 스타일이 아니야.
지끈지끈한 머리를 쥐어 뜯는 것도 잠시,
나는 누워있던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판사판 공사판이라고 시작 할 때부터 들통나는 건 계산하고 했던 이중생활이잖아?
“내 예상이 맞던 틀리던 일단 가서 부딪혀나 보는 거야.”
난 승부를 내기 위해 반디와 오빠 얼굴을 피해 오늘 하루 내내 갇혀 있던 내 방에서 나왔다.
그래. 나는 지금 녀석과 결판을 내러 가는 중이다.
목표 명… 반 디. 올해로 17세.
끝까지 숨겨온 내 비밀을 알아 버린 장본인이자,
나의 둘도 없는 십 년도 더 된 친구녀석.
그런 그 녀석이 하필 홍대에 올 줄 누가 알았으랴…….
***
\놈의 집 대문 앞.
“야, 반디! 이 반딧불이. 너 당장 문 안 열어?!”
놈의 집이라고 해 봤자 어차피 우리 집의 바로 옆집이다.
그런 놈의 집을 내가 10년 동안 한두 번 들락 달락 거린 것도 아닌지라,
놈의 방에서 대문까지 눈감고 찾아 올 정도로 나한텐 훤하다.
놈의 방에서 문까진 딱 초인종 서너 번이면 열리는데,
이번엔 대문 옆에 초인종 따윈 장식품인지 몇 십 번을 눌러도 문은 열리지도 않는다.
“어쭈구리…….”
이 자식 삐쳤다고 지금 시위하는 거야 뭐야.
결국, 망설임 없이 꿈쩍도 안 하는 놈의 집 문부터 주먹과 발로 걷어 차고 보는 나.
“너 진짜 나한테 죽는 꼴 보고 싶냐?? 아니면 비 오는 날 먼지나 게 맞아볼래??”
평소 같으면 녀석 집 앞 문을 이 정도로 발로 차댔으면 2층 녀석 방에서 반응이 온다.
밑으로 베개가 날라온다든지… 쓰레기통이 날라온다든지… 같은 말이다.
하지만 평소와는 달리 조용한 반디네 방 창문.
하아. 반디 너 끝까지 내 얼굴 안보겠다 이거냐?
끝까지 쌩 까고 있겠다 이거냐?
네 까짓 게 평생 안보고 배길 수 있을 거 같냐?!!
꼭 도둑놈 같아서 내가 먼저 남의 집 문을 따 본 적은 없지만,
진짜 이러고 싶진 않았는데… 이번엔 진짜 안되겠다…….
“잠깐만…. 전에 얘가 눌렀던 번호가 분명…….”
어렴풋이 생각나는 대로 8자리를 누른 결과
‘삐빅’ 하는 소리와 함께 너무나도 쉽게 놈의 집 문이 열렸다.
이래 뵈도 난 한번 본 숫자는 금방 기억한다 이거다.
기억력 좋아서 부럽겠다고 하지만 좋은 것만큼 나쁜 기억까지 잊혀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지.
뭐, 쓸데 없는 얘긴 집어 치우고.
조심스럽게 반디 놈의 집 안으로 들어서기 시작한 나.
어째 조용하니 인기척 하나 없는 게, 놈의 방 역시 불도 꺼진 채 아무도 없다.
혹시, 나 헛다리 제대로 짚은 거 아냐?
그 놈 삐쳐 있기는커녕 지금 반디는 집에 들어 오지도 않은 거 같은데…….
에휴, 뭐 이런 게 다 있냐.
나름 큰 각오까지 하고 제 발로 찾아 온건 데 정작 당사자는 집에 있지도 않다.
다시 확인해봐도 텅텅 비어있는 놈의 방. 맥이 다 빠지는 기분이다.
난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집을 나서려다가 문득 눈에 띄는 하나를 발견했다.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 그리고 훤히 열려있는 옥상 문.
마치 나더러 이리로 오라는 것 같기도 한 게,
다른 때 같으면 신경 쓰이지도 않을 테지만 이번엔 내 예감이 다르다고 말한다.
즉시 나는 방향을 바꿔
조심스럽게 옥상 계단 하나하나를 올라갔고,
드디어 마지막 계단도 올라 서서 숨돌릴 틈도 없이 놈의 집 옥상으로 시선을 돌린 순간.
“와…. 이제야 찾아 오냐. 추워 죽는 줄 알았네…….”
내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 하나.
“오래 기다렸어. 현령…. 아니, 신원 불명의 기타리스트 X.”
내가 놀란 눈으로 고개만 돌려 보면, 문 옆 벽면에 상체를 기대 선채로
놈에게 듣기엔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은 호칭으로 나를 부르는… 내 죽마고우 반디.
***
“절대 안돼!”
우리는 옥상에서 놈의 방으로 자리를 옮겼고,
방금 전만 해도 놈이 날 봤을지 안 봤을 지로 혼자 불안해 했던 게 무색하게 이야기는 쉽게 풀렸다.
뭐, 내가 고백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놈이 먼저
나 밖에 아무도 모르는 X(엑스)라는 네임을 입 밖으로 직접 꺼냈으니
정작 내가 잔머리 쓸 수고는 덜었다고 할까.
이렇게 다 터놓고 들어 보니
어제 밤에 날 쳐다 보던 시선들의 주인 중 한 명은 ‘반 디’였다는 것도 확실 해 졌다.
옆에 있던 다른 한 명은 나의 친 오빠 ‘한 락’이였다는 것까지도…….
하지만, 정작 날 혼란스럽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은 놈이 내 이중생활을 알아 버렸다는 것보다.
“현령아, 제발… 응?!”
“안돼! 그것만큼은 진짜 안되겠다.”
“우린 X를 무아지경으로 데리고 와 볼 생각으로 찾아 다닌 건데… 정작 그게 너였잖아!”
바로 이것이었다.
다름아닌 나더러 자기네 밴드인 무아지경에 기타리스트로 들어오라는 것.
놈은 정작 내가 지금껏 자길 속였다는 것보다.
내가 놓았던 기타를 다시 잡았음이 중요한 듯 했다.
그리고 내 사정을 나보다 훤히 아는 놈은 일부러 직접 말 하지 않았겠지만
X의 꼬리표로 붙던 소문대로, 그들이 오래 전 잃은 누군가의 주법과
X가 비슷한 느낌으로 연주하고 있다는 사실도
무아지경에게 X가… 즉, 내가 절실히 필요한 이유기도 했을 것이었다.
그걸 전혀 모르는 내가 아니었지만… 그렇지만…….
“됐어 됐어. 아무튼 난 못 도와 주니까…….”
“야, 한현령! 너 진짜…!”
“그래 진짜야. 너도 알잖아! 나 기타 그만둔 거!! 아무튼 이제 뻔한 대답 입만 아프다….”
난 더 얘기가 길어지기 전에
걸터 앉아 있던 침대에서 일어나 방을 나가서 자릴 피하려 했다.
“그만 뒀다면서… 그래서 홍대에서 남 몰래 기타 쳐왔냐?”
그러면 나가려는 내 뒷모습을 향해 방금 전보다 심각한 듯 낮은 목소리를 뽑아냈고,
아차 싶은 나는 급작 심각해진 분위기에 놈의 방을 나서려던 것을 멈추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 내가 아까 말했지, 쳐 봤자 최근 몇 달뿐이라고!”
“그러니까 왜 숨어서 그러냐고!”
“내가 언제 숨어서 하긴……!”
“우리가 내내 X를 찾아 헤매는 동안 락이 형이 X가 활동하는 클럽들의 규칙을 알아 냈어.”
“…….”
“1년전까지… 그 사람이 자주 다니던 클럽들이었다는 거.”
“……!”
“…현령이 너 아직도… 그때 일 못 잊고…….”
반디의 그 말에 순간 정곡을 찔린 듯 덜컥하고 내려 앉는 내 심장.
그 말은 해선 안 됐는데…… 해주지 말았어야 했는데.
순간 녀석이 내뱉은 몇 마디에 잊고 싶던 기억이 내 머리를 스쳐가고,
그 때부터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한 내 한쪽 손목을 진정 시키려 반대쪽 손으로 힘 주어 잡아 봤지만
이미 둑이 무너져 물이 쏟아져 밀려 오듯
떠오르는 기억들에 다리마저 풀린 채 난 그만 자리에 주저 앉아 버렸다.
“…….”
아무런 말도 대답 할 수 없었다.
부정의 말도 긍정의 말도 나는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 조차 없었다.
무서울 만큼이나 조용해진 분위기.
그리고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굳어 버리는 내 모습에
자신이 실언을 내뱉었단 걸 눈치챈 반디.
“…역시… 현령이 너 아직은…….”
“…너랑 오빠가 알아 버리는 건 끔찍하게 싫었으니까…….”
“…….”
“어차피…그 짓도 곧 그만 두려고 했었고… 말 안 해도 될 거라 생각했어…….”
“휴… 내가 괜히 쓸데 없는 말은 꺼냈다…….”
딱 질색이다. 1년전 기억을 되새기는 것도 싫지만,
그것만큼이나 반디가 미안해 하는 얼굴을 보는 것도 나에겐 곤욕이다.
“으음… 그래! 그러고 보니 너네 기타리스트 아직 있잖아!!! 근데 왜 꼭 내가 필요한데!!”
그래. 이게 최고의 방법이다. 내가 아무렇지 않게 웃어주는 거.
반디랑 나. 두 명의 그 짜증나고 더럽던 옛날의 기억을 지워주기엔
그날부터 모두 다 잊은 듯, 그냥 웃어주는 게 최고의 약이었다.
“…….”
“뭐야, 말해봐! 기타리스트가 있는데도 굳이 내가 왜 또 필요한데!”
“그 자식. 갑자기 기타를 치질 않아…….”
“…뭐?”
“기타를 치지 않는다구……”
“근데, 굳이 왜 밴드에 남겨 두는 건데?”
“그 자식도 무아지경이 아니면 안되니까.”
“…….”
“부탁할건 너 밖에 없었어. 그 자식 빈자리를 채울 사람도, 그 자식이 다시 밴드로 돌아 오게 할 사람도.”
반디의 부탁은 그만큼이나 절실해 보였다.
놈의 부탁이 절실해 보여서였는지,
아님 어쩌면… 조금이라도 내가 기타를 놓고 싶지 않다는 욕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그 자식이 다시 돌아 올 때 까지만 이라는 거지?”
결국에는 마지막 결정에서 흔들린 건 나다.
하지만 내가 모르는 것도 아니었다.
반디와 오빠가 무엇보다 소중히 하는 무아지경엔 그런 나라도 필요 하다는 사실.
그리고 나에게 있어서 그 두 명이 소중하다는 사실까지…….
“미안…. 이런 부탁까지 해서… 너 지금도 기타치기 괴로울 거 뻔히 아는데…….”
“아 됐다. 나 한참 지난 옛날 일 가지고 싫다고 하는 거 아냐!!!
야, 됐다니깐, 됐어. 그 일들…….”
“…….”
“그 일들 싹 다 잊었어 잊었어!! 잊었다니까?”
“…….”
애쓰는 내 마음을 눈치 챘는지
아무 말없이 내 이마를 콩하고 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놈.
“아야! 아프잖아! 너 뭐야, 기껏 괜찮다고 신경 써주니까……”
“네가 퍽이나… 뭐. 됐다. 일어나. 집에 데려다 줄게.”
그랬다. 10년을 넘게 같이 지낸 우리 둘한텐 그런 게 있다.
서로 굳이 입 밖으로 말하지 않아도 뭐라고 하고 싶은지 다 아는 거…….
반디 저 녀석도 이번에 내가 무슨 말이 하고 싶었는지 분명히 알고 있을게 분명했다.
‘잊을 수 있을 것 같아?’
어쩌면 내가 말은 잊었다고 고장 난 테이프처럼 반복하고 있어도.
이미 내 눈이 마음이 잊지 못한다고 그렇게 말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걸 놓칠 반디가 아니었다.
“흥, 반디!!! 웃기지마. 데려다 준다고?! 우리 집 바로 옆인데 뭘 데려다 줘!!
또 밥 해 먹기 귀찮아서 우리 집에 빌붙을라 하지 너!”
“아!! 야, 너 지금 어딜 쳐!”
동시에 놈을 따라 방을 나선 나는 놈의 등 짝에 매달리다시피 해서,
나보다는 조금 더 위에 달린 녀석의 머리통을 콱 때리면,
이번에 녀석은 또 금새 내 목을 잡고 헤드락을 걸어 온다.
***
이렇게, 알면서도 최대한 몰라주는 척.
그래 놓고 마음은 쓸 데로 쓰고,
그것마저 모르는 척 해야 하는 우리 둘 사이엔
사랑이니, 우정이니 이런 말로는 표현 못 할 그런 게 있다.
그게 바로 우리 사이에 10년 동안 쌓이고 쌓인 룰 같은 것이다.
★
몇 번의 수정 과정을 거쳤는지 모르겠네요.
여튼 우여곡절끝에 다시 인사 드리게 되어서 저도 너무 기뻐요^^
중간중간 크게 수정 된 부분도 보이고,
또 그렇지 않은 부분도 보일거예요.
여튼 즐겁게 봐주시는 것만은 변하지 않았길 바라며 다음편에서 뵈어요~!
별이언니, 고생이겠어ㅠㅠㅠ 수정판도 나름 잘봤어.ㅎㅎㅎㅎㅎ 다음내용도 열심히 적어줘~
으왓!!ㅋㅋ 너무 재밌어요ㅠㅠ 예전 소년별곡도 재밌었는데 지금도 너무 재밌어요!!!
반디 최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반디 돌아와서 전 너무 기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