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폴란드와 월드컵 첫 경기가 시작되었던날..
한국의 선수들은 초반 너무 긴장한 나머지 실수를 되풀이하고 경기는 조금씩 폴란드의 페이스에 끌려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수비의 핵 홍명보는 수비수들을 잘 다독이며 점차 안정된 플레이로 이끌었고 맏형 황선홍은 감각적인 골감각으로 이을용의 패스를 받은 왼발 슛, 2002년 월드컵 한국의 첫골을 성공시킨다.
유상철의 월드컵 2회연속 골로 1점을 추가한 한국팀,
결국 2:0 한국의 승리, 완승이자 베테랑들의 관록이 돋보인 경기였으며 월드컵 48년만의 첫승이었다.
너나 할것없이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홍명보는 황선홍에게 다가가 무언의 악수를
건넨다. 순간 지난 그들이 출전한 3번의 월드컵의 악몽들이 영사기처럼 그들 사이로 지나간다.
첫골을 성공시킨 황선홍에게 홍명보는 웃으며 말했다.
"형...12년이나 걸렸네?"
#1
당초 D조 16강 진출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된 미국은 예상 밖의 강한 전력을 내보이며 6월 5일 수원 경기에서 포르투갈과 무승부를 이끌어낸다. 특히 3:0으로 뒤진 후반에 3골을 집중시킨 뒷심은 무서울 정도였다.
한국의 폴란드 전에서의 승리 후 말을 아꼈던 미국 아레나 브루스 감독은 경기 전 날 "지난 4일의 월드컵 첫승, 늦게나마 축하한다. 그러나 우린 한국전에서의 패배 따위는 생각지도 않는다.”고 자신만만한 태도로 필승을 다짐했다.“
아울러, 경기 시작 직전 브루스 감독은 손을 땅에 내짚으며
“이 경기, 10분안에 승부를 내주겠다”라는 자신만만한 코멘트를 던졌다
#2
미국과의 전반전..과연 미국의 전력은 막강했고
힌국은 5분께까지 포워드 스튜어트와 무어에게 많은 슈팅을 허용한다.
간신히 잡은 공격기회, 드리블해가던 이천수의 앞을 막아선 미국 수비수가 공을 걷어내고
한국은 코너킥을 얻는다.
미국은 코너킥을 허용하자 한국의 공격수들을 밀착마크하기 시작한다.
윤정환의 수비가 허술해지자 이천수는 볼을 윤정환을 향해 찬다.
윤정환을 수비하던 수비수가 뒤늦게 뛰어오르지만 윤정환은 재빨리 머리로 공을 골대안으로 밀어넣으며 수비수를 보며 빙긋 웃었다.
"왜...나 정도면 막을수 있을거라 생각했나?"
전반 8분께, 미국 감독의 장담을 무너뜨리는 순간이엇다.
#3
그러나 미드필더 코비 존스가 이끄는 미국의 전력은 역시 만만치 않았다. 순식간에 베테랑 스튜어트에게 동점골을 내준 한국은 큰 체격을 바탕으로 한 미국의 거친 플레이에 밀렸고, 후반 30분께 무어에게 다시 헤딩 슛을 허용, 패배의 위기에 몰린다.
그러나 한국에게는 새로운 희망이 있었으니
주위의 우려와 비난을 한몸에 받으면서 무사히 히딩크감독과 2만개의 특훈슛(?)을
마친 우리의 차두리였다..
16강을 결정짓는 미국과의 경기, 그 위기의 순간에서 특훈의 결과를 보여준다.
골 에어리어 바깥지역에서 차두리가 공을 잡자 빠른 발을 앞세운 드리블 일변도의
그의 플레이를 알아버린 미국수비수들은 차두리의 길목을 차단한다. 이미 차두리의
플레이는 미국 수비수들의 계산속에 있었던것이다.
그순간 차두리는 중거리슛자세를 취했고 당황한 미국수비수들은 허겁지겁
달려들지만 이미 공은 그믈안으로 빨려들어간 뒤였다. 히딩크는 두주먹을
불끈쥐었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있는 차두리는 속으로 다시 되새긴다..
'왼발은 거들뿐...'
후일담이지만 경기 종료 후 그날의 스포트라이트는 모두 멋진 동점골을 성공시킨
차두리에게로 돌아갔고 모든 스포츠신문 1면에는
조금은 건방진듯한 표정을 짓고있는 차두리로 장식됐다.
"난 천재니까" 라는 헤드라인과 함께...
#4
미국과의 경기 도중에 있었던 일이었다.
경기종료시간이 다가오자 동점골을 허용한 미국 선수들은 조급해졌다. 더욱 격렬하게 한국 골문을
위협하기 시작했고, 그 커다란 체격에 맞서 한국수비수들은 투지와 체력으로 버텼다. 그때 코너킥이
올라오고 미국 공격수가 높이 솟아 오름과 동시에 이민성이 힘찬 기합 소리와 함께
몸을 부딪혀 공을 머리로 걷어낸다.
미국선수는 나동그라졌고, 이민성은 그런 미국선수를 보며 한번 씨~익 웃는다.
"왜...한번 더 뛰어 올라와 보시지..?"
#5
6월 10일 전주 경기에서 포르투갈은 한국전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폴란드에 세계적 플레이메이커 피구를 중심으로 한 한 수 위의 전력을 바탕으로 3:0 대승을 거두고 1승 1무 승점 4, 골득실 3점으로 앞서나갔고, 한국은 1승 1무 골득실 2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었다. 미국은 2무 승점 2, 얼핏 순탄해 보이는 16강행이었지만 문제는 같은 시간 대전에서 벌어지는 폴란드와 미국과의 경기에서 전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드러난 폴란드에 미국이 승리할 경우 한국의 16강행은 미궁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었다. 한국이 16강을 자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포르투갈 전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했다. 비기거나 질 것을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큰 부담을 지게 된 것이다
포르투갈 전을 앞둔 락커실...
모두 긴장 속에 얼어붙은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있다.
그때 홍명보가 일어나 선수들에게 한 한마디에 모두의 눈빛이 이글거린다.
"포르투갈을 구름위에 떠있는 존재라고 생각 하는가! 손을 뻗어도 뛰어올라도
우리들에겐 닿을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는가? 실적으로 보면확실하다 과거의
실적으로 보면 포르투갈과 우리는 하늘과 땅차이다. 하지만 난.. 난 언제나
잠자기전에 이날을 생각해 왔다. 한국이 포루투칼과 조 1위를 걸고 싸우는것을
매일밤 머리속에 그리고 있었다. 조 추첨 후 부터 계속 말이다 "
“우리는 강하다!”
#6
포르투갈과의 경기는 시작되고 주장 홍명보의 카리스마 넘치는 격려로 모든 선수들은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일관했다.
갑자기 피구를 마크하던 최진철이 허슬플레이를 펼치며 공중볼을 다투다가 눈썹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응급치료를 받으러 벤취에 있던 최진철.. 최진철의 부상정도를 확인한
히딩크가 최진철의 교체를 준비하려하자 최진철이 히딩크의 손을 잡는다.
그러나...이심전심이라 했던가, 절실한 최진철의 눈빛에서 투지를 본 히딩크는 교체를 취소한다.
결국 최진철은 눈이 찢어진 채로 끝까지 뛰게되는 투혼을 발휘한다..
#7
그러나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라는 피구의 명성은 역시 허명이 아니었다 파울레타와 고메스로 이루어진 탁월한 포워드진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계속하여 한국의 골문을 유린했고 그에 맞서 강인하게 버티던 한국의 수비수는 전반 35분을 기점으로 급격히 무너진다. 39분에 고메스에게, 43분에 피구-파울레타-고메스로 이어지는 삼각패스에 이은 슛에 골을 허용했다.
전반 스코어 2:0
포르투갈과 예상보다 부진한 경기를 펼친 전반전이 끝난 후 락커실...
미국과 폴란드전의 전반 경기 결과가 전해지고 일방적인 경기 끝에 미국이
이미 3:1 상황으로 앞서고 있다는 소식에 선수들은 당황해한다.
그때 히딩크가 다가간다.
"아직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건 나 뿐인가..?
....
포기하는 그 순간이 시합 종료다..
이천수는 빠른스피드와 강력한 킥을 가졌다. 송종국은 경기를 보는 안목과
탁월한 수비능력을 지녔고, 설기현은 승리를 향한 집념과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투지를..
안정환은 빼어난 개인기와 골 결정력을.. 차두리는... 최태욱은... 이영표는... 최진철은...을
지녔다. 홍명보와 황선홍이 지탱해온 한국축구에 이만큼에 재능이 더해졌다. 이것이
내가 감독인 한국 축구다... 너희들은 강하다"
"?..."
(하필 히딩크는 독일어와 영어를 섞어 말했다...차두리만이 알아들었다는 후일담...)
#8
포르투갈과의 후반전은 시작되고.
의지만 앞선 차두리는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거칠게 뛰어다니다가 부상을 당하고
부자연스러운 몸동작으로 그라운드를 누비고 다닌다.
박항서 코치가 차두리교체를 준비하자 히딩크감독이 이를 만류한다.
"차두리 몸의 이상은 바로 알아차렸다.. 알고 있지만 바꾸지 않겠다...아니..
바꾸고 싶지 않다.. 점점 성장해가는 그의 플레이를 보고싶었기 때문에...떼를
쓰는건지도 모르지..
하루하루 성장하는건 더할 수 없는 즐거움이니까"
그순간 안정환의 절묘한 쓰루패스를 받은 차두리가 비틀거리면서도 수비수 앞에서 빙글 돌면서 차넣은 슛이 강하게 골네트를 가르고 있었다.
#9
한국의 만회골에도 아랑곳없이 피구는 흡사 체스판의 말을 컨트롤하듯 절묘한 경기운영을 보여준다. 이에 수비진이 붕괴되면서 위기가 초래되지만.. 골키퍼 김병지의 활약으로서 위기를 계속 넘긴다.
다시 피구가 공을 몰고 공격해온다. 개인기 또한 뛰어난 피구의 발놀림에 무려 3명의 수비수들이 비켜나고 김병지와의 1:1 상황, 김병지가 몸을 날려 피구의 공을 잡아내고 쓰러진다.
그러나 김병지를 피하려고 뛴 피구의 발에 쓰러진 김병지의 발이 밟히고..고통을 호소하는 김병지, 결국 교체가 결정된다. 들것에 실려가는 김병지가 교체로 들어오는 이운재에게 말했다.
"제 아무리 상대가 피구라도 난 절대 지지 않는다. 지금 뼈가 부러져도 좋다
다시 걸을수 없어도 좋다, 그러나 이 시합만은 이겨야한다...간신히 잡은 찬스다"
“...” 이운재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10
포르투갈과의 대전. 시간은 이미 후반 40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모두가 지쳐있는 그 때 오랫동안 풀타임경험을 하지못한 채 후반에 조커로만 뛰었던 안정환은 포르투갈 전에서오랜만에 풀타임을 뛰어 그 누구보다 지쳐있었다. 공이 안정환에게 넘어왔지만 다리에 힘이 풀린 안정환은 그만 넘어지고만다. 차두리가 안정환을 일으키려할 때, 이미 체력이 떨어져 몽롱한 상태에서 안정환은 그를 부축한 차두리에게 말했다
“난, 내가 누구지? 난 누구냐! 니가 한번 말해봐!”
“심각해요. 교체해야 겠어요, 정환이형. 코치~니...”
“그래 난 안정환이야...포기를 모르는 남자지...”
그 순간 포르투갈 진영에 서있던 두 스트라이커에게 윤정환의 패스가 이어진다. 번개같이 공을 몰고 들어간 것은 차두리가 아닌 안정환이었다.
“이런 상황에서야말로 난, 나를 불태웠을 녀석이지....”
수비수 2명을 앞에두고 눈부신 개인기를 선보이며 살짝 제친 안정환은 골대앞 35미터 지점에서
강력한 중거리슛을 작렬시킨다. 절묘하게 회전이 먹은 그 공은 어떤 것보다 아름다운 호를 그렸다.
‘이 소리가 고요하다.‘
순간적으로 포르투갈 골대에 빨려들어가는 골
그 순간 붉은 악마들이 환호하기 시작했다. 승리의 희망을 안겨준 멋진 동점골이었다.
환호하는 관중들에게 답하는 안정환, 그의 입에는 예의 그 반지가 물려있었다.
‘나를 되살아나게한다 몇 번이라도...'
#11
포르투칼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이미 전광판의 시계는 멈춰있었다.
포르투갈이 1승 1무 상황에서 한국에 승리를 앞두고 있었고
같은 시각에 펼쳐진 대전 경기에서는 미국이 선전을 펼치며 폴란드에 무려 4:1의 승리를 거두고 1승 2무,
한국 또한 1승 1무 상태이지만 또 한번의, 지난 솔트레이크 시티 겨울올림픽의 저주스런 판정에 이어 예의 미국이란 국가가 한국의 앞길을 다시 가로막는 것인가?
한국의 전 국민들은 모두 저주스런 미국과의 악연에 암담함을 느끼고 있었다,
한국이 16강을 가기위해선 한 골이 절실한 순간이었고 이미 체력적으로 지친 포르투갈은 공을 서서히 돌리면서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그순간 43분께 교체되어 들어온 현영민이 갑자기 빠른 속도로 뛰어들어 포르투갈 진영에서 방심한 수비수들을 따돌리고 날쌔게 공을 가로챈다. 지친 수비수들을 멀찌감치 따돌린 현영민은 골키퍼 키를 살짝 넘는 패러슈트 킥을 선보이며 16강을 결정짓는 골을 기록한다.
그리고 게임 종료 휘슬...
한국의 16강 진출 확정, 포르투갈의 패배, 그리고 미국의 16강 탈락이 확정된 순간이었다.
이 골로 한국에 뼈아픈 일격을 당한 포르투갈감독은 고개를 숙이고 만다.
'그래..저 선수도 남들만큼 열심히 월드컵을 준비한 선수다..'
현영민은 황선홍의 다가가 어깨에 손을 얹으며 한마디 건넨다.
"선배..이로써 국가대표 은퇴경기는 늦춰진 거죠?"
그 순간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것으로 미리 샴페인을 터뜨린 미국 팀은 TV를 보다가 샴페인잔을 모조리 땅에 내던졌다.
그리고 2002 월드컵 D조의 마지막 경기 한국 대 포르투갈, 포르투갈 대 한국의 경기는
세계축구 역사상 최고의 명승부로 기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