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밤의 사진편지 제 1180호 (10/4/13/화)
| |
<먼저 맨 아래 '표시하기' 클릭하기>
제 5구간 첫째날 이야기 (10.4.5)
<부산 태종대 - 송도>
2008년 4월 7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을 목적지로 정하고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를 출발했던
'대한민국 U자 걷기'는 그간 길다란 동해안 길 걷기를 4구간에 걸쳐 모두 마치고, 이번 4월 5일, 제5구간을 맞아 드디어 남해안 길의 첫 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U자 걷기의 출발을 앞두면 언제나 약간의 불안과 긴장과 설렘이 뒤섞인 무어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복잡한 기분이 되곤합니다.
다섯번째로 맞는 이번 제5구간 걷기를 앞두고서도 그런 기분은 조금도 누그러지지 않고 여전하였습니다.
역시 가장 큰 불안과 긴장은 참가자의 안전사고와 날씨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그 두 가지는 제가 선택할 수 없는 사항이기 떄문입니다.
4월 5일(월), 아침에 일어나 하늘을 보니 다행히도 좋은 날씨가 우리를 축복하고 있었습니다.
오전 6시 집을 나서려는데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며칠 전에 귀국한 둘째 영준이 양재역까지 승용차로 태워주겠다고 나섰습니다.
아직 출발시간이 20분 이상 남았는데도 대부분의 회원님들이 출발지점인 서초구민회관 앞에 모여 있었고, 한남관광 대절 버스도 이미 와 있었습니다.
박화서 님은 U자 걷기 출발 아침에는 제1구간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빠짐없이 인절미 상자를 안고 나타나서 우리를 격려하고 응원해주셨습니다.
이날도 어김없이 20kg이 넘는 무거운 인절미 상자를 어깨에 메고 지하철을 두 번이나 갈아타며 출발 현장까지 나오셨습니다.
박화서 님의 이러한 고통과 베품과 봉사의 깊은 뜻을 우리 회원님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리고 박화서 님의 그러한 아름다운 마음을 우리 회원님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U자 걷기 출발 날에 우리는 그 인절미로 달리는 버스 안에서 언제나 아침 식사로 대신해 왔습니다.
박화서 님의 따뜻한 인정과 자상한 배려가 녹아 있는 사랑과 정성의 웰빙 아침 식사였습니다.
그칠줄 모르는 박화서님의 지극한 정성과 인자한 어머니 같은 보살핌은 어떠한 표현으로도 그 감사함을 다 나타내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른 아침에 출발 현장까지 나와서 우리를 배웅해주신 윤봉수 사무차장도 고마웠습니다.
오전 6시 55분, 전 회원님이 다 도착해서 바로 출발했고 오전 7시 15분, 죽전 정류장에서 윤종영 고문남을 비롯한 용인 분당 지구 회원님 7명이 합류했습니다.
조금 후 양정옥 님이 언제나 다름없이 초콜릿, 캔디 등이 들어있는 일주일 분의 간식 주머니를 전 회원님들에게 일일이 배부했습니다.
매회 걷기 때마다 이렇게 간식 주머니를 마련해서 베푸는 일도 보통의 정성과 사랑으로는 하기 힘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양정옥 님의 성의와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이번 제5구간 걷기에서는 참가자들에게 배부하는 보급품이 다른 때보다 많아졌습니다.
종전과 같은 걷기 프로그램(허필수 회장님 제작협찬)외에 코스 주변의 참고자료를 소개하고 구체적 일정을 해설하는 자료집을 이경환 운영위원님이 수고해서 처음으로 만들었습니다.
또 휴대하기 편리한 소형 노래집도 김태종 편집위원장이 편집을 맡고 최경숙 님이 표지 디자인을 해서 새로 제작했습니다.
또 역사학자인 윤종영 고문님은 친절하게도 이순신 장군에 관한 참고자료를 자신의 저서에서 복사해서 참가자 수 만큼 준비해 오셨습니다.
이번에 충무공의 전승 유적지인 한산도를 탐방하기 때문에 참가자의 이해를 돕기위한 배려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수십 쪽이 넘는 이런 참고자료를 손수 50벌이나 일일이 준비하신다는 것은 역시 보통 성의가 아닙니다.
윤 고문님 고생하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권영춘 전 사무국장님은 전 회원의 명찰을 솜씨있게 새로 만들어 왔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한남관광 버스 김한수 회장님과 신원영 부회장님은 꺠끗이 씻은 사과와 생수를 보내주셨습니다.
김한수 회장님, 신원영 부회장님 감사합니다.
이런 것들을 나누어 주니 모두 짐이 불어 났고 짊어지는 배낭도 그만큼 더 무거워졌습니다.
이번 제5구간은 참가자가 50명이나 돠어 45인승 대절 버스에 참가자 전원이 도저히 함께 승차할 수 없었습니다.
남원의 김재관 님은 시외 버스 편을 이용해서 함양, 진주를 거쳐 부산으로 직접 참가했고
이번에 처음 참가하는 홍수희, 오기진 님 부부와 황금철, 한숙이 님 부부 등 4명도 부득이 서울역에서 KTX 고속열차 편으로 부산에 오셔야 했습니다.
이들 참가자 5명이 우리와 함께 이동하지 못하는 것이 매우 안타까운 일이었으며 해당 개별 참가 회원님께는 정말 미안한 마음이었습니다.
5명의 참가회원님들은 기꺼이 따라주고 협조해주셨지만 저의 마음은 시종 편치 않았습니다.
황금철 회원님이 오전 8시 20분, 부산행 열차를 탔다고 서울역에서 전화로 알려주어 겨우 안심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인절미로 아침 식사를 한 후에는 좌석 순서대로 돌아가며 걷기에 참가하는 포부와 소감 등을 간단히 발표하는 시간을 가져왔습니다.
이번 제5구간 걷기를 선도하며 총 지휘를 맡은 이영균 운영위원장님은 버스 맨 뒷자석의 회원님부터 소감 발표를 해주도록 주문했습니다.
중간에 화서와 청도 휴게소에서 각각 10여분씩 잠시 쉬면서 계속 달리는 동안 45명의 회원님들은 제각기 이번 걷기에 참가하는 소감을 모두 발표했습니다.
우리 회원님들은 대개 글을 잘 쓰고 말씀도 참 잘하십니다.
45명의 소감 발표를 모두 듣는 가운데 '행복'이란 단어를 누구나 공통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하고 익숙하지 않은 먼 길을 직접 두발로 걸어야 하니 상당히 고통스럽고 위험도 따르는 苦行 길임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이렇게 '행복'이란 단어를 모두가 공통적으로 많이 사용하는지 의아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편하고 안락해도 행복하지 않을 수 있고 괴롭고 고통스러워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깨우쳐 주는 소감 발표였습니다.
어쩌면 고통의 험난하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지 않고서는 행복의 경지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 걷기는 가르쳐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어려운 시험의 합격, 위대한 작품의 탄생, 세계 챔피언의 영광, 자수성가의 성공 등 모든 성공과 행복의 밑바닥엔 고통과 연습과 노력의 피와 땀이 깔려 있는 것을 보아도 이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오전 11시 47분, 한남관광 버스의 김규옥 기사는 우리를 태종대 입구의 팔도해물탕 집앞 넓은 주차장에 내려 놓았습니다.
개별 참가자인 김재관 님과 열차편으로 내려온 홍수희, 오기진, 황금철, 한숙이 님 등 5명의 회원님은 이미 도착해서 버스에서 하차하는 우리들을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또 뜻밖에도 제주은행 부산지점 장경면 지점장이 감귤 한 상자와 생수 60병을 들고 점심 식사 식당으로 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전 제주은행 감사였던 김영신 사무국장님을 찾아 오신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아름다운 의리와 따뜻한 정을 만날 때마다 우리는 감동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교과서로 배울 수 없는 공부이기도 했습니다. 장 지점장님, 그리고 김 사무국장님 감사합니다.
넓은 홀에 여러가지 생선과 조개류가 섞인 해물탕 냄비가 13개의 식탁 위에서 끓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U자 걷기 첫날 첫 식사는 언제나 박현자 편집고문이 대접해 왔습니다.
이날도 50명의 점심 식사를 박 고문이 맡았기 떄문에 맥주잔을 높이들고 건배 제의를 했습니다.
언제나 처럼 '꿈은 이루어진다.'가 그녀의 건배사였습니다.
점심식사가 시작될 무렵 신입생인 황금철, 한숙이 님 부부는 맛있는 빵을 준비해 와서 모든 회원님들에게 2개씩나누어 주셨습니다. 서울에서부터 무겁게 들고온 한숙이 님 내외분께 감사드립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후 12시 40분, 태종대 유원지를 일주하는 것으로 제5구간 걷기를 시작했습니다.
부산의 명승지로 6臺가 유명한데 해운대, 태종대, 신선대,몰운대,이기대,오륜대가 바로 그것입니다.
태종대는 해송이 울창하고 해안의 절벽과 기암괴석에 굽이치는 파도가 절경이어서 부산의 대표적인 명소로 꼽혀왔습니다.
그러나 근래에는 해운대 쪽으로 기운이 옮겨가서 태종대는 서울의 강북처럼 점차 빛을 잃고 강남같은 해운대가 점점 화려하게 번창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마치 서울 남산의 순환로를 연상케 하는 태종대의 순환로를 걷자니 때마침 하얀 목련과 벚꽃이 만개하여 마치 우리의 5구간 첫 출발을 축하해주는 듯했습니다.
신라 태종무열왕이 이곳의 절경을 즐겼다고 해서 붙여진 '太宗臺' 란 커다란 표지석이 서있는 입구로 돌아왔습니다.
우리는 거기서 단체 기념사진을 찍은 후 오늘의 목적지인 송도해수욕장을 향해 발길을 재촉했습니다.
우리가 왼편으로 바다를, 오른편으로는 산을 바라보며 '절영해안 산책로'를 걸어가면서 부산은 바다와 산이 잘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을 가진 곳임을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산을 좋아하고 특히 해운대에서 노후를 살고 싶었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부산의 영도구와 서구를 잇는 거대하고 멋진 다리, 남항대교밑에 도착한 것은 오후3시 45분이었습니다.
잠시 휴식한후 에레베이터를 타고 남항대교 위로 올라가 잘 닦여진 보행자 전용로를 출발해서 1250m의 긴 다리를 좌우의 빼어난 경관을 바라보며 천천히 걸었습니다.
오른편으로 보이는 갈매기 날개모양의 처마는 부산의 명물 자갈치 시장이라고 이경환 위원님이 알려주었습니다.
우리가 다리 중간 전망대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서구쪽으로 다리를 내려갔을 때 동아대학교의 버스 2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번 5구간 걷기의 선도와 안내역을 맡고 있는 이경환 운영위원님에게 미리 연락이 와서 알고 있었고
지난 4월 1일, 오전에 뜻밖에도 저에게 직접 전화까지 주셨던 동아대 조규향 총장님 (전 교육부 차관)께서 보내주신 버스였습니다.
조 총장님은 바로 이경환 위원님의 이곳 명문 경님고의 선배였습니다.
우리가 동아대 박물관에 도착해서 잠시 쉬고 있을 때 뜻밖에도 반가운 손님들이 우리를 갑자기 찾아와 모두 놀랐습니다.
우리와 깊은 유대를 가지고 있는 부산 목요 등산회의 조병국 회장님을 비롯한 황하순 총무님과 서진상 님, 박성현 님등 네 분의 부산 진객이었습니다.
언제나 따뜻하고 구수한 사람냄새를 풍기는 조 회장님 일행은 이날도 우리에게 격려금과 발렌타인 위스키를 선물로 안겨주시며 위로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감동을 받은 우리 일행은 뜨거운 박수로 맞이하였고 깊은 감사를 표했습니다.
저녁식사를 함께하자고 붙들었으나 다른 예정이 있어 아쉬운 작별을 한 것이 못내 서운했습니다.
동아대 박물관으로 찾아오신 부산 회원님들과 함께
조 총장님께서는 우리 일행을 동아대 박물관으로 초청하여 주셨고 바쁜 일정 속에서도 박물관으로 달려오셔서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아주고 안내하여 주셨습니다.
오랜만에 조 총장님을 뵙게 되었지만 칠순이 다 된 조 총장님은 옛날이나 전혀 다름없이 역시 스마트하고 멋진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옛 경남 도청 청사였고 도청이 창원으로 옮겨진 후에는 부산 법원 청사였던 자리를 동아대가 매입하여 박물관으로 리모델링한 후 국제적으로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짜임새있고 속이 꽉찬 훌륭한 박물관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우리는 박물관 참관을 마친 후 박물관 현관 앞에서 조 총장님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조규향 총장님은 또 우리를 인근 유명식당의 만찬에 초대하여 주셨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우리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정담을 나누며 먼길을 걸어온 우리를 위로하고 격려해주어 피로가 말끔히 풀리도록 해주셨습니다.
제가 교육부에서 일하는 동안 특히 편수업무에 깊은 관심을가지고 많은 지도와 조언을 해주셨던 조 총장님을 이번 걷기 과정에서 부산에서 오랜만에 다시 뵙고 이렇게 환대와 격려를 받게 되어 무척 감사했고 기뻤습니다.
바쁜 일과중에서도 우리를 위해 너무나 많은 신경을 많이 써주셨고 큰 도움을 주신 조규향 총장님께 전 회원과 더불어 깊은 감사를 드리며 동아대가 더욱 발전하고 융성하기를 빌었습니다.
조 총장님은 또 우리 일행에게 복분자 에키스 한 상자씩과 동아대 방문 기념품까지 자상하게 챙겨 주시는 것을 잊지 않으셨습니다.
저녁식사 후 동아대 버스는 첫째날 숙소인 송도의 오래된 호텔 '유엔 관광 호텔'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숙소에 도착하니 작년 해운대 골인시 좋은 사진을 찍어주었던 이주형 선생이 요즘 보기 드문 추억의 망개떡 맛을 볼 수 있게 택배로 미리 배달해 놓아 프런트에 들어서자 저에게 전해주어 많이 놀랐습니다. 이주형 선생, 감사합니다.
그는 현직교사이지만 교육과정 박사 과정을 수료한 우수한 교육과정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제 5구간 걷기의 태종대에서 송도까지의 첫날 오후 한나절 걷기는 이렇게 해서 모두 끝났습니다.
50명이나 되는 대집단이 한 줄로 서서 걸으니, 100여m가 넘게 길게 뻗치는 오렌지 빛 대 행렬이 장관이었습니다.
질서 정연하게 부산 도심을 통과하는 우리를 바라보며 시민들은 모두 관심을 나타냈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대집단이라서 속으로 많이 걱정했으며 긴장을 풀지 못하고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그러나 회원님 각자가 줄을 이탈하거나 끊어 지지 않도록 자기 통제를 잘 하면서 집중하여 걷는 등 적극 협조해주셨습니다.
이영균 위원장님과 이경환 운영위원님 컴비가 조금도 흔들림이 없이 정확하게 선도하며 걷기 속도와 시간 등을 적절하게 조절하면서 잘 운영해주었습니다.
이영균 위원장님은 이번 걷기의 총지휘와 진행 전반을 처음 맡았으나 그 임무를 너무나 탁월하게 잘 수행하여 모든 회원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첫 출발부터 아무런 문제 없이 물이 흐르듯이 순조롭게 걸을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출발이 아주 좋았습니다.
하늘과 사람과 자연이 우리들을 도와주었고 급식, 배낭, 의료, 안전 등 각 분야별 봉사 임무를 맡은 회원님들이 최선을 다해 임무를 잘 수행해 주신 덕분이었습니다.
하늘과 자연과 회원님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걷기 첫날, 우리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 넣어주신 동아대학교 조규향 총장님께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둘째 날 이야기는 시인 권영춘 위원님이 집필하여 보내드리겠습니다. 기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글 : 함수곤 사진 : 이창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