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뉴스만 보면, 아침뉴스부터 9시, 마감뉴스까지 유승준으로 도배
를 했더군요.
요는...국적을 바꾼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대한민국 남자로써 군대
가겠다고 했다가 돌연 미시민권을 따는 등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않는
다....국민을 우롱했다...라는 것이 핵심이었던 것 같은데...
저는 대한민국의 30대 직장인입니다.
보통사람으로써...처음 그 기사를 접했을때는....
저런, 이미지좋던 유승준 마저도...결국 연예인은 할 수 없구나....하고
실망스러웠었죠.
근데, 신문에서 보니, 유승준의 경우, 집안이나 연고가 모두 미국이더군
요.
상식적으로, 군대를 가게되면, (공익이든 뭐든....) 해외출국이 안되므
로,
영주권을 포기해야하는데, 그럼 그 후의 유승준 거취는 어떻게 되는지
요....
영주권포기한 자는 일반인보다 미국비자 나오기 힘듭니다. 아니, 영원히
미국에는 관광도 못간다고 보는게 현실입니다.
부모형제 만날려면, 결국 부모형제가 가끔 들어오든지....아니면, 아예 역
이민을 와야하는데,
유승준은 둘째치고라도 그의 부모와 형제가 삶의 터전을 버린다는 건 쉬
운 일이 아니죠.
또, 애인도 미국에 있다는데, 그 여자가 남자 하나믿고, 자신의 부모형제
와 자신의 직장을 버리고 한국에 들어와서 산다는 것도 무리한 요구겠죠.
결국, 유승준에게 군대에 간다는 건, 현역이든 공익이든,
2년 4개월간의 군생활을 통해, 국민들의 지지는 받을지언정....
영원히 부모형제와의 단절과, 애인과의 이별을 뜻하는 것이겠군요.
한 개인으로 볼때, 너무 큰 희생이네요.....
대한민국 국방의 의무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나를 낳아준 부모와 형제가
우선되어야하는 거라 생각됩니다.
그럼, 왜 유승준은 진작에 그런 걸 생각해서라도, 군대간다는 장담은 하지
말았어야하지않았나....하시겠죠.
우리가 과연, 방송과 신문을 포함한 언론이 과연....
유승준에게 충분한 선택의 기회와 생각할 여지를 주었는지를 함께 되새겨
봅시다.
애초부터 유승준은 본인이 먼저 나서서 군대에 가겠다고 호언장담한 적이
없다 이겁니다.
유승준 관련 최초의 군대기사는 99년 서해교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99년 모 스포츠신문 기자가 "유승준 서해교전보고 해병대 지원 결심"이라
는 헤드라인 아래 허위기사를 흘렸습니다.
당시, 남자 톱스타로써 군대문제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므로, 이 기사 보도
직후,
유승준의 소속기획사에선 해당기자에게 심한 항의를 표했습니다.
유승준이 이 기자와 군대관련 인터뷰한 사실도 없으며,
현재 활발한 활동중이라 본인 역시 아직 영주권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고
사실무근임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다들 잘 아시다시피, 기사의 진위를 떠나, 문제는 헤드라인으로
크게 나고,
사실무근이라는 고침기사는 작게 나는겁니다.
이때부터 유승준 하면, 군대가겠다고 먼저 얘기한 기특한 연예인으로 인식
이 된 겁니다.
이후, 연예인의 병역문제가 대두될때마다 관심의 촛점은 유승준이 되었
고,
더이상, 본인이 왈가왈부할 수 없는 수준으로까지 가버린 겁니다.
유승준이 허리수술을 하면서, 군대문제는 다시 붉어졌고, 허리수술이 병역
기피의 수단 아니냐는 비난이 쇄도했죠.
그는, 자신의 수술이 허위가 아니었음을 입증하기 위해,
"대한민국 남자로써 신검을 받아야한다면 당당하게 임하겠고, 군대를 가야
한다면 가겠다."라고 했죠.
이역시, 그가 기자들을 모아놓고 먼저 얘기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남자로써, 신검을 받을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인터뷰에
대한 답변이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신검을 받지않고 시민권을 따겠다....라고 말했다면,
그는 지금보다 더한 비난을 들었을 겁니다......역시 허리수술 거짓수술이
었구나....
기자들이란, 참....자신이 질문을 그렇게 유도해놓고, 그에 대한 답변에
대해선,
늘....당사자가 먼저 얘기한 것처럼 쓰는거죠....특히 스포츠기자들....
요는.....과연 유승준이 말과 행동을 설사 달리 했다 해도....
그것이 3사 뉴스에 이틀 내내 도배가 될 정도로 엄청난 대죄인이냐는 겁니
다.
거기다, 객관성과 정확성을 생명으로하는 뉴스 앵커가
"이번 시민권 획득으로, 유승준의 허리수술이 병역기피임을 입증했다."라
는 다분히 추측성이 농후하며, 감정이 개입된 보도를 하는 것은 대단히 공
정하지 못했고, 보는 시청자로 하여금 뉴스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며, 이건
뒤에 뭔가가 있다는 의구심을 일으키게 합니다.
한번 한발짝 뒤에서 바라보십시오.
지금의 국내상황들.....
대통령의 처조카가 비리를 저질렀습니다.
국회의원들이 선거비리로 의원직을 삭탈당하고 있습니다.
이래도, 왜 유승준을 뉴스에서 엄청나게 때리는지 모르겠습니까?
이건 뭔가 냄새가 나는군요.....
10대의 우상, 유승준의 개인사가 어찌되었건....미래가 어찌되었건 간
에....
그를 군대에 보냄으로써, 군의 위상을 높이려는 의도도 충분히 이해가 됩
니다.
과거 미국에서 미군복무에 유명 연예인들의 자원입대를 종용하고, 대대적
으로 보도하여 당시 젊은이들의 애국심에 불을 당긴 것처럼....
역시, 같은 맥락으로, 유승준의 시민권 획득에 따른....젊은이들의 악영향
을 우려하여
보란듯이 더 큰 징계를 하려는 백벌일계의 의도는 충분히 이해하나....
그러기에는 유승준의 개인상황이 타당성이 없습니다.
차라리, 가족모두가 한국에 있고, 터전도 한국인 사람이 군복무를 기피하
기위해 미시민권을 땄다면 충분히 질타의 대상이 되지만,
유승준은 그렇지가 못하다는 거지요.
인간적으로, 나이 스물여섯에....워낙에 언론에 내몰리다 보면,
그래, 더러워서라도 내가 군대가고 만다.,.는 혈기로,
"군대 가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미국 갔을 때, 부모형제의 만류와 눈물의 호소 앞에서 당연히
심경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많은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젊은이들이 군대에 갈때, 많은 그들의 어
머니들은 안타까워 하겠지만,
유승준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그 젊은이들은 군복무 후 다시 돌아왔을 때는, 여전히 부모형제가 있지
만,
유승준이 돌아왔을 때 남아있는 건....부모와의 단절된 삶이기 때문입니
다.
다만, 그가 일반 청년이 아닌, 항상 모범적인 연예인으로 10대의 우상으
로 추앙받는 톱스타이기에.....본인의 말을 번복함으로써 10대 청소년들에
게 끼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고, 질타를 받을 수는 있으
나, 매국노로 까지 취급되는 현 언론보도는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과거 그가 했던, 선행과 반듯한 생활과 예의바른 행동이 청소년에게 좋은
영향을 끼쳐 타의 모범이 되었는데,
오히려 그런 이미지때문에 더 욕을 먹어야한다면....
우리 사회는 남보다 튀게 바르고 올바른 생활을 했을때, 칭찬보다는 본인
의 부담과 질타를 오히려 염려해야하는 기형적인 사회가 되지않을까 우려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