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6월 22일 금요일 늦은 3시부터
함께 한 아이들 : 6명
함께 읽은 책 : 세밀화로 보는 나비 애벌레 / 권혁도 / 길벗어린이
수박이 먹고 싶으면 / 유리 / 이야기꽃
딴 생각 중 / 마리 도를레앙 / 한울림어린이
생각해보니 장날입니다. 일찌감치 서둘렀는데 생각보다 붐비지는 않았습니다. 날씨가 더워서 그런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슬슬 올라가니 아이들이 좀 보입니다. 인사하고 들어가는데 아영이가 무슨 책 가져왔냐며 얼른 들춰봅니다. 건네주니 달려서 들어가버립니다. 반기는 것 같기는 한데 표현이 서투른 아이들이라 잘 드러나지는 않습니다. 저는 괜찮지만 아이들을 맡고 계신 선생님은 언제나 미안해 하십니다.
들어가서 책을 살펴보는데 효주가 징그럽다고 합니다. 느긋하게 들어온 종우가 보기 싫다고 합니다. 무서운 이야기는 하나도 무섭지 않다고 으름장을 놓던 아이들이 애벌레는 무서워 하나 봅니다. 징그러울 수도 있으니 보기 싫으면 안 들어도 좋다고 하고는 시작했어요. 2명이 얼굴을 가리고 들썩 거립니다.
처음은 [세밀화로 보는 나비 애벌레] 입니다. 영주가 자기도 안듣겠다고 하는데 그건 안된다고 했습니다. 요녀석이 잘 들으면서도 자꾸 아닌 척을 하는데다 징그럽다고 느끼지 않는 것 같아서 꼭 잡아버렸습니다. 통통하니 예쁜 애벌레지만 색깔도 다르고 생김새와 사는 모습도 다릅니다. 하나씩 볼 때마다 입을 떼는 양이 늘어납니다. 사슴처럼 뿔이 달린 녀석은 산타클로스랑 같이 다니는 녀석같다고도 합니다. 경계색을 띈 녀석은 진한이가 멋지다고 합니다. 진한이가 애벌레 이야기를 무척이나 많이 한 책입니다.
두번째부터는 아이들이 같이 와서 들었습니다. [수박이 먹고 싶으면]을 골랐는데 수박 때문입니다. 수박이 먹고 싶으면 어떻게 하지 하고 물어보니 사면 된다는 아이도 있고 기르면 된다는 아이도 있습니다. 밭에서 슬그머니 가져오면 된다는 아이도 있었구요. 아주 천천히 그림을 보여주고 글을 읽었습니다. 수박이 커질수록 아이들의 이야기가 많아집니다. 물방울이 맺힌 커다란 수박이 쩍 하고 벌어지니 또 이야기가 나옵니다.
마지막은 [딴 생각 중] 입니다. 어려울거 같아 매번 빼놨는데 그래도 재미있지 않을까 싶어 가져갔습니다. 제목 읽고는 딴 생각한적 있나 하고 물으니 진한이랑 아영이가 손을 번쩍 듭니다. 때때로 그런다는 아이도 있고 금요일마다 책 읽을 떄 그런다고 또 으름장 놓는 아이도 있습니다. 공부할 때마다 그런다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시작했습니다. 노란 새가 날아가는 장면을 보며 진한이는 초능력인가 보다 하고 이야기합니다. 새가 되어 날아가고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아이들이 숨죽여 듣습니다. 커다란 새가 나올 때는 "크다" "어른이 되서 커졌나 보다" 합니다. 다 읽고 나니까 저런 초능력을 갖고 싶다고 합니다.
3시에 딱 맞게 아이들이 오는게 아니어서 유화랑 규리가 나중에 들어왔습니다. 한 번 더 읽어달라는 아이도 있고 그냥 이야기가 하고 싶은 아이도 있었습니다. 유화랑 규리한테 두 권 더 읽어주는 동안 옆에서 떠드는 녀석들도 있었습니다. 여전히 그러거나 말거나 읽기에 열중했는데 선생님이 미안하셨던지 조용히 시키셨습니다.
다 읽고 나오는데 영주가 부릅니다. 지난 주처럼 데리고 들어가더니 총 모양으로 된 통에 들어있는 사탕을 손에 쥐어 줍니다. 이것도 콜라맛입니다. 콜라맛 좋아하냐고 물으니 사이다맛도 샀다며 보여줍니다. 다음 주에는 사이다맛 달라고 하고는 나오는데 진한이가 문을 막고 갇혔다고 합니다. 슬그머니 간지럼 피우니 자지러지더라구요. 이겼습니다.
첫댓글 '요녀석이 잘 들으면서도 자꾸 아닌 척을 하는데다 징그럽다고 느끼지 않는 것 같아서 꼭 잡아버렸습니다.' ㅎㅎ 아이들은 반대로 표현 할때가 있는 것 같아요. 그것도 관심을 가져 달라는 표현 인 것 같고....., 고생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