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송화가루가 날리기 시작해 차량을 노랗게 도색할 정도라고 생각을 했더니 오늘은 어제와는 비교가 안될만큼의 습격이다. 주차된 시간이 미처 한시간도 안됐음에도 어제 하루종일 쌓인 만큼이나 내려앉았다. 이미 길바닥에도 내려앉은 탓에 걸을 때마다 펄펄날리며 신발을 비롯한 하반신을 황금색으로 도색하고 있다.
오후 세시쯤 아내로부터 전화가 와 받아보니 넷째동서의 모친이 별세했다는 소식이다. 본가가 포항인데 그렇지않아도 위급하다하여 어제 다녀오자마자 하루만에 별세의 소식을 접하고 또다시 먼길을 가야하니 측은한 심정이다. 다행히 막내 동서가 시간을 내 문상을 다녀오기로 하여 아내가 동행하기로 하였다.
문제는 넷째 동서가 키우는 강아지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평소 아내와 넷째 처제의 용모가 가장 흡사한 탓인지 타인중에는 오직 아내에게만 낯을 가리지 않아 우리가 돌봐주기로 했는데, 문상을 다녀오기 까지 하루밤은 나와 지내야 하는데 이녀석이 나에게는 마음을 열지 않으니 답답한 일이다. 아내가 이모부야! 짖지마 라고 타이르지만 사람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강아지에게는 우이독경이다. 자신의 임시 보호자이지만 알아보지 못하는 개의 모습에서 만유의 주재이신 하나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안생의 어리석음을 발견할 수 밖에 없다.